저는 개인택시신문 발행인 오승근 입니다. 개인택시신문 운영비도 턱없이 모지라고 생계도 어려워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저는 17년간 개인택시를 운전하면서 별의별 경험을 다 했습니다. 그 중 신문에 한 줄도 안 나는 중요한 경험담 한 가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저만의 경험담이 아니라 7만2천대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 분들이 겪는 경험담일 것입니다.

   여러분! 택시강도 아시죠?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죽인다고 협박하고 돈을 빼앗는 택시강도.. 이런 강도는 신문에 나지만 택시 값을 안 내고 튀는 ‘작은 강도’ 는 신문에 나질 않습니다. 이런 신종 ‘택시 강도’ 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저께 제가 겪은 ‘택싯값 강도’ 사건을 소개합니다. 서울 강남에서 수원까지 죽어라 하고 모셔드려 3만2천원이 나왔는데 목적지에 다다르자 택시 값을 뒤지다가 뒷주머니에 있다며 택시 밖으로 나가서 돈을 꺼내는 척 하다가 튀어버렸습니다. 쫓아가자니 택시를 놔둔 채 쫓아갈 수도 없고 좇아가서 잡을 수 있다해도 흉기를 사용할까봐 잡을 수도 없는 게 택시기사의 심정입니다.

   서울에서 운전하는 택시기사의 말을 들어보면 매년 최소한 2건은 이런 낭패를 당한다니 72,000x30,000원=2,160,000,000원. 21억여 원입니다.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에서 택시기사가 당하는 금액을 합산하면 엄청난 금액이 될 것입니다.

    이런 택시요금을 떼어먹는 사건이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할까요? 생활고가 심해진 이유도 있겠고 나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택시가 가장 만만하기 때문입니다. 택시 안에서 강도짓을 하거나 택싯값 안 내고 튀어도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에 택시기사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택시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개합니다. 저의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택시강도 및 기타 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범인 체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모든 택시에 택시미터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미터기 속에 녹화장치를 삽입하면 됩니다. 택시미터기는 손님이 타자마자 작동하므로 거기에 소형 어안렌즈 카메라를 설치하면 택시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모두 기록할 수 있습니다. 택시미터기는 봉인되어 있으므로 아무나 조작할 수 없기 때문에 강도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경찰이 봉인을 뜯고 녹화된 내용을 틀어보면 범인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왜 사용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군요.

   손님을 모시고 인적이 뜸 한 곳으로 달릴 때, 인적이 없는 곳에 손님을 내려놓을 때 혹시 택시강도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저 뿐이겠습니까? 점점 험악해 지는 사회 풍토에서 택시기사들을 범죄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하여 IT 강국이 가지는 이점을 왜 택시에 활용하지 않는지... 저는 고개를 갸웃둥 하면서 운전을 합니다. 손님도 택시기사가 무서운 세상... 택시기사도 손님이 무섭습니다. 서로간의 불신의 벽을 무너트리는 장치가 소형 카레라가 아닐까요?

   저의 아이디어가 좋은 아이디어인지 나쁜 아이디어인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전화를 기다리겠습니다.

오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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