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경찰서장이 자문기구 임원소유의 넓고 전망 좋은 아파트를 수년째 관사로 사용하고 있는 게 뒤늦게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 아파트 소유주는 최근 헤어지자는 내연녀에 대한 청부폭력을 사주한 혐의로 구속된 자로, 경찰서장이 이 사람 명의의 집을 관사로 쓴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기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2011년 김 모 서장의 개입으로 일산서구 킨텍스 인근의 전망 좋은 151㎡(46평가량)짜리 중대형 아파트를 1억6000만원 전세로 계약해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당시 같은 규모의 아파트 전세가는 2억1000만원 수준. 하지만 경찰서는 시세보다 5000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이 아파트를 서장 관사로 마련했다. 또, 면적기준에 따라 산출되는 관리비도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산경찰서장은 인근에 있는 차관급인 문화재청장관사(142㎡), 조달청장관사(119㎡) 보다 넓은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예산에 맞춰 일산동구 풍동에 있는 아파트를 전세로 얻을 계획이었다”면서도 “김 서장이 경찰서와 거리가 멀고 아파트가 좁다는 이유로 경찰발전위원회 고문 소유의 이 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서장은 이 관사를 마련할 당시 경찰서 내부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발전위원회 고문의 아파트를 싸게 사용하는 것 자체가 빚이 되는 것인데 관사로 계약한 의도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예산에 맞춰 관사를 계약한 것이고 이런 문제가 될 줄은 알지 못했다”면서 “올해 계약이 만료되면 다른 집을 알아 볼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