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김홍영(33)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모(48) 부장검사를 해임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지난 26일 감찰위원회를 열고,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김 부장검사에게 김 부장검사에 대한 해임 청구를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해임은 검사에게 내려질 수 있는 최고 중징계로, 3년간 변호사 등록이 제한된다. 검찰청법은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검사는 파면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총장은 법무부에 김 부장검사의 해임을 청구할 예정이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해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대검 감찰본부는 또 김진모(50)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해선 지휘 책임을 물어 경고 조치했다.

김 검사는 지난 5월 19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업무 스트레스에 관한 언급만 있었고, 상관인 김 부장검사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하지만 김 검사가 평소 친구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김 검사가 김 부장검사 술시중과 폭언·폭행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검사 아버지는 지난달 초 대검찰청과 청와대에 김 부장검사를 조사해 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대검 감찰본부는 지난 1일부터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과 법무부에서 근무한 2년 5개월 전 기간을 조사했다. 검찰은 김 검사 유족과 친구, 법무부·서울남부지검 소속 검사와 수사관, 공익법무관 등을 상대로 방문·소환 조사했다. 또 김 검사의 청사 출입 및 내부전산망 접속 내역, 김 검사의 SNS 대화 내용, 김 부장검사의 휴대전화기 및 통화 내역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장기 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을 수차례 한 것을 확인했다. 부서회식 등 술자리에선 김 검사를 질책하다 손바닥으로 김 검사 등을 때렸다.

김 부장검사는 법무부 근무 당시에도 중요하지 않은 사항을 보고했다는 이유로 법무관들에게 욕하거나 인격 모독적 폭언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원 발생을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경위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고서를 구겨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감찰위원회는 김 부장검사의 말과 행동 때문에 김 검사를 비롯해 여러 검사와 직원들이 괴로워했고, 김 부장검사의 품성으로 볼 때 더는 검사로서 직을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검 찰총장에게 해임 청구를 권고했다. 다만, 김 부장판사의 폭언·폭행 정도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내에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것이 고인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