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그것이 호남-비호남으로 완전한 구분이 안 되더라도 국민 누구든 간에 뇌리에 가장 깊이 남아있는 그림은 지역구도다.

지역구도 다음의 본질이 좌우구도이며, 좌우구도 다음의 본질이 보혁구도이며, 보혁구도 다음의 본질이 세대구도인데, 결국 지역구도를 다르게 해석하려고 지어낸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근본원인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나 선거개표 결과에서 눈에 뻔히 나타나는 지역구도를 방송해설에서조차도 근본차원이 낮은 세대구도니, 보혁구도니 하는 말로 포장하려고 억지로 지역구도를 피해가며 말도 안 되는 해석을 갖다 붙여 표현하기 때문에 듣다보면 말이 참으로 어렵고 복잡한 것이다.

이번에 홍성담이라는 화가가 “박근혜 출산 장면”을 희화화한 유화를 그려서 인터넷에 배포했다고 한다.

좌익들이 각종 매체를 통하여 상징적으로 유포시킨 이미지로 보아 그림에 나타난 박근혜가 출산한 아기는 “박정희”다.

그런데, 참으로 생각지도 못한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박근혜 출산 장면”이라는 그림이 유포된다고 하니까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이 박근혜의 ‘처녀성 여부’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홍성담의 출신지”라는 것이다.

“홍성담은 ‘전라남도 신안군’ 출신이며, ‘전라도 조선대학교 졸업’”

이런 식으로 표현한 말이 오히려 더 유포되더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왜 선거에 있어서 가장 비열한 방법이 나왔구나 생각하면 사람들이 출신지역부터 궁금해 할까?

그것은 선거구도의 본질이 지역구도임을 인식하여 이를 은폐하려는 매체들의 왜곡된 선동을 타파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가장 비열한 자극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출신지역을 따지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러한 표현을 싫어할 자유도 있다. 이를 인정해야 한다.

홍성담은 남이 싫어할 자유에 대해선 모르는 모양이다.

가장 비열한 꼼수에는 가장 피하고 싶은 근본문제가 돌출됨을 몰랐단 말인가.

홍성담으로 인하여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어찌 되든 말든 간에 그들이 그토록 갈구하며 세대구도ㆍ보혁구도로 왜곡한 이번 대선구도는 그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지역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커져 버렸다고 본다.

안 그래도 문-안 간의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호남이 무슨 대단한 케스팅 보트라도 쥔 것 마냥 떠든 후 아닌가.

호남-비호남 지역구도로 가면 누가 이기나?

참고로 난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니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할 일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