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다음날 '노래자랑' 참석, 흥겹게 노래 부른 장관님

강경훈 기자 [email protected]

주호영 특임장관이 천안함 침몰 사고 둘째날인 지난 27일 지자체가 주관한 녹화 현장에 참석해 노래까지 부른 사실이 알려져 정치권 내외로부터 곤욕을 치르고 있다.

KBS와 대구 수성구청 등에 따르면 주 장관은 지난 27일 오후 1시 대구 수성구 수성못에서 열린 수성구 개청 30주년 기념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장에 참석해 사회자인 송해 씨의 권유에 '대지의 항구'라는 노래를 흥겹게 불렀다.

보도에 따르면 주 장관은 "당시는 지금처럼 절망적이고 큰 사고로 확정된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행사 시작 때 참석자로만 소개될 줄 알았는데, 끝 무렵에 사회자가 요청했고, 주민 6천여명의 흥을 깨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노래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행사가 열리는 당일 오전 정운찬 국무총리는 긴급 간부회의에서 "모든 공직자들은 유선상에 대기하면서 추모하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휴일을 보내기 바란다"며 전국 공무원들에게 비상 대기 지시를 내렸었고, 전국적으로 애통한 분위기 속에서 이 장관의 이 같은 행동은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하고 경솔한 처사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차가운 바다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고 있는 군인들은 뒷전이고, 장관이 노래자랑 무대에까지 오르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 정권의 각료들은 도덕도, 상식도 없는 모양이다. 제발 장관답게 처신하라"고 꼬집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정무기능을 담당하는 특임장관이 실종자 가족의 슬픔과 국민의 걱정을 생각하는 대신 그 자리의 흥을 생각했다고 변명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사리분별력을 잃은 주호영 장관은 특무장관 자리를 당장 내놓고 사과하고 자숙하라"고 말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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