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번엔 '고용복지'…복지정책 2탄 공개

머니투데이 | 김익태 기자 | 입력 2011.11.01 18:11 | 수정 2011.11.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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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익태기자]유력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복지정책 2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중심의 한국형 고용복지 모형 구축' 토론회를 통해서다. 과거 성장을 중시했던 것과 달리 보수의 시각에서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복지 담론을 구체화 한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정책행보에 나선 건 지난해 12월 '한국형 사회복지론'을 제시한지 1년 만이다. 당시 선보였던 복지론의 핵심은 보육, 교육, 일자리, 노후 문제 등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복지를 제공하는 맞춤형 평생 생활복지였다. 구체적인 방안이 빠진 '보편타당한 원론' 수준이지만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복지철학을 드러냈다는 의미가 있었다.

이번엔 고용이라는 각론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쏟아냈던 편린들을 하나의 완성된 그림으로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간판에 '국민중심'도 달았다.

10·26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서 드러났듯 20~40대 민심이 한나라당에서 완전히 돌아선 상황이다. 비정규직, 취업 문제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겨냥한 정책 행보로도 해석된다. 친박계 관계자는 "고용 뿐 아니라 조만간 주거, 보육 등 박 전 대표의 복지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세부 방안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주최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민 중심의 한국형 고용복지 모형 구축 정책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박 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뉴스1)

이날 발표된 각론의 골자는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논의해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말에 잘 드러나 있다. 박 전 대표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자립문제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며 "지금의 복지 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현 고용복지 제도로는 안 되니까 정책의 대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제시했고, 그 핵심 연결고리로 '고용복지'를 꼽았다. 박 전 대표는 "복지가 지속가능하려면 고용과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한데 우리 복지시스템은 고용과의 연계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복지시스템에 대해 "국민 체감도도 낮다"고도 했다. 그동안 복지에 여러 정책을 시행하며 적잖은 재정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경제정책의 중심지표를 고용률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국민들의 복지 만족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거시지표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며 "선진국은 실업률이 높아도 고용률이 우리보다 높아 더 많은 국민들이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용률을 높이려면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복지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경제가 더욱 건전하고 튼튼해질 수 있다는 거다.

박 전 대표는 ▲근로 능력이 없는 국민의 생활을 정부가 책임지고 ▲일할 수 있고, 일하고자 하는 국민의 구직 활동에 실질적 지원을 해주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빈곤에 빠지는 않도록 하며 ▲일하는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돼야 하고 ▲모든 고용 복지제도는 공급자 편의가 아닌 수요자 맞춤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고용복지와 관련된 5가지 원칙도 제시했다.

세부적인 방안은 이날 발제에 나선 교수들에 의해 구체화됐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차상위 계층의 범위를 '현 최저생계비 120%에서 중위소득 50%'로 넓혀 현재의 165만 명에서 296만 명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통합급여체계도 '맞춤형 급여체계'로 개편해 생계급여를 받지 않아도 주거·의료·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주장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고용-훈련-복지에 대한 원스톱 고용서비스를 건의했다. 부처·재원간 칸막이 탓에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현재 시스템을 개선해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거다.

박 전 대표 역시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편해야 하는데 혜택을 받으려면 이 부처 저 부처 뛰어다녀야 한다"고 말해 집권 시 복지 관련 부서 개편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밖에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복지전달체계 혁신을 위해 국민 중심의 '원스톱 멀티서비스 전달체계'를 도입하자고 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