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요즘 심기를 표현하자면 '분노' '실망' '답답' '외로움' 같은 말이 맞을 것 같다." 이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한 측근이 29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4·27 분당을(乙) 보선에서 패배한 후 이틀 동안 여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더욱 이런 생각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여당 주류 의원들이 일제히 나서서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말이 맞는 것 아니냐. 다들 그런 생각을 가져야지 저래서야 되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28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순방에 나서기에 앞서 공항에서 "(재보선 패배는) 한나라당 전체의 책임이며, 저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측근들은 "정치적으로 반대편이었던 박 전 대표도 그렇게 말하는데 같은 편이라던 의원들이 앞장서서 '레임덕'이니 '청와대 책임'이라느니 하며 남 탓만 하는 모습에 대통령이 대단히 실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동국대 창업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정치하는 사람들도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 성공하는 것 못 봤다"며 "힘들 때 자기 탓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도전적인 창업정신을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나온 말이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MB의 임기가 끝난 후에 역사에 의해 평가 받겠지만 사실 MB는 임기 마지막까지 일을 열심히 해 줄 사람을 바란다.

MB의 '우리는 어차피 일을 해야 할 정부 아니냐'라는 말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일을 하고 싶었고 또 일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일을 해낼 MB, 그런 MB 앞에 재보선 패배라는 위기를 만났다. 그러나 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힘 내시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MB의 국정 방향은 어디 하나 틀린 게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욕을 먹더라도 결국은 MB의 국정방향대로 하면 모두가 살고 부국강병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기에 MB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한민국의 선진화 발목을 잡는 두 개의 복마전을 들라면 단연코 북핵과 재정악화다. 북이 핵을 개발하는 것도 문제지만，재정악화는 지금 우리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할 무서운 시한폭탄이다. S&P가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미국 국채의 신용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대지진으로 엉망진창이 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GDP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돈을 퍼부어야 하는데，국가부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일본 정부에 그런 돈이 없다고 한다.

전국 방방곡곡에 세우겠다는 혁신도시들，각종 지역안배형 국책사업，민주당의 전면무상급식 같은 퍼주기식 복지포퓰리즘，그리고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이들은 언젠가는 우리 재정을 확실히 파탄 낼 화약고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열차는 이 화약고를 싣고 이삼십년 후면 탈선이 뻔한 궤도를 질주하고 있다. 친북좌파 민주당은 증세없이도 공짜를 줄 수 있다는 복지포퓰리즘 세뇌를 통해 국가재정 파탄을 부채질까지 해댄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달랐다.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국익보다는 지역주의-인기위주에 매달린 무차별적 개발공약에 따른 세금 축내기에 제동을 걸었다. 자신의 고향인 영남 신공항 백지화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어떻게 했는가? 국익을 지키고자 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짓밟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누구 하나 나서서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변호하고 옹립해 주지 않았다. 그러니 어찌 대통령이 외롭지 않고 섭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더 열심히 뛰셔야 한다고 충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가는 국정목표가 나라를 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삼권분립 제도를 만든 근대 민주주의의 창시자들은 입법부의 기능을 행정부의 전횡을 견제하는 데만 두었지，정치인(입법부)이 달콤한 사탕을 국민에게 물려주며 국가 재정을 거덜 내는 소위 '퍼주기식 민주주의의 딜레마'는 예측하지도 못했고 막을 방법도 강구하지 못했다. 아무리 국가발전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도 4년마다 찾아오는 선거를 위해 지역이익을 무시할 수 없으니 국가재정 파탄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이 말이다.

재선만 생각하는(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된) 국회의원에게 국익수호 의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국익을 지키고자 신공항 백지화를 결단했던 용기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더욱 더 열심히 국정을 살펴야 마땅하다. 엘리트 관료들도 때론 국익을 위해서라면 대통령을 보좌하며 포퓰리즘에 기댄 저렴하고도 천박한 정치권에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의 소신을 말할 수도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에 부족하다는 견해를 가진다. 노무현처럼 좀 공개적으로 싸우기도 하고 약간 떠들기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일견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게 해봤자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는다. 중요한 것은 '효과적이며 훌륭한' 국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은 그가 추진한 국정목표가 달성되는 그때부터 온 국민께 인정받을 것이다.

그 첫번째 기회가 4대강 살리기 사업 완공으로 찾아올 것이다. 누구보다 일을 하고 싶어하며 해내고 있고, 또한 반드시 성공해낼 이명박 대통령을 응원한다. 여당은 조속한 쇄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목표 완성에 많은 충언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옳다. MB의 성공없이 與의 성공은 불가함을 명심하라는 뜻이다.

2011. 4. 30
선진미래연대 조직국장 차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