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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객에 불과한 사람"이 분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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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객에 불과한 사람"이 분노한 이유? "대한민국 국민이길 포기한 사람" 때문-일심회 3차공판(2신) 김남균 기자 [email protected] ▲ 법정입구 바닥에 "간첩노동당" 플래카드가 펼쳐져 있다. 8일 열린 일심회 사건 3차 공판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도중에 방청객 3명이 퇴장당하는 등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른 시간임에도 공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법정 입구에서는 자유개척청년단·자유시민연대청년위원회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일심회 사건에 당원들이 연루된 민주노동당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었다. ▲ "간첩노동당"을 짓밟고 입장하는 방청객들. 방청석에도 나라사랑어머니연합·대령연합회·대한민국애국청년동지회·라이트애국연합·애국국민운동대연합·우국충정단·활빈단 회원 등 자유진영 쪽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반면 민노당 등 상대 진영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는 주범 장민호에 대한 검사의 심문이 이뤄졌다. 심문하는 검사의 목소리에 비해 답변하는 피고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방청객들은 짜증을 냈다. 장민호 씨는 2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시종일관 “기억이 안난다”로 일관했다. 이런 가운데 방청객중 시민 이 모 씨가 “젊은 놈이 했으면 했다고 해야지”라고 했다가 재판부로부터 퇴정 당했다. 좀 크게 말하긴 했으나 고함 치는 수준은 아니었음에도, 재판부는 ‘이 시간 이후로 일심회 사건 재판에 들어오지 말라’는 명령과 함께 ‘추후 다른 조치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까지 덧붙였다. 장 씨는 자신을 포함한 일심회 조직원들이 작성했다는 문건중 상당 부분을 “작성은 했지만, 북한에 보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북측이 지시한 내용을 보고를 안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검사의 추궁이 나왔다. 그럼에도 장 씨는 계속 혐의를 부인하며 ‘국정원의 유도심문에 인정을 해버렸다’는 뉘앙스의 말까지 했다. 검찰의 말대로라면 장 씨는 문건을 北에 보낼 때 주로 PC방(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모 PC방이 자주 언급됨)을 이용했다. 검찰이 제시한 이른바 일심회 문건에는, ‘평택’ ‘反한나라연합’ 등의 말들이 기재돼 있었다. 문건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전제한다면, 일심회와 북한은 작년 한 해를 反美시위와 反한나라당 운동에 몰두한 셈이다. 反한나라당은 결국 민노당 키우기로 이어졌다(민노당을 ‘대안야당’으로 키우는 방안이 논의됨). “反美투쟁이 너무 약하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중심으로 통일연대, 전국연합, 민중연합(‘민중연대’를 가리킨 것으로 보임)이 언급됐다. 문건대로라면 일심회원들이 중국을 가는 것은 북한 공작원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장 씨는 “사업상 간 것”이라고 했다. “사업상 갔는데 거기에 북쪽 사람이 있더라”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일심회원들이 중국에 간 것도 나중에 얘기 들었다(사후보고)고도 했다. 이에 검사는 “(조직원들의 중국방문을) 준비하신 분이 사후 보고 받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몰아세웠다. 장 씨는 또 일부 문건내용(5·31 지방선거와 민노당 관련)에 대해서는, 자신의 취지와 달리 “북측이 임의로 정황을 재구성했다”고도 했다. 물론 ‘그럼 북측이 소설 썼다는 말이냐? 떳떳하게 하라’라는 검사의 호통이 돌아왔다. 검사의 호통이 계속되자 변호인 측에서 “위압적으로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검사가 “검사가 이 정도도 심문 못하느냐? 이렇게 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모두진술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맞받는 등, 양 측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후에도 장 씨는 “검찰에서 처음 본 문건이다” “누가 내 컴퓨터에서 파일을 임의복구한 것 같다” 등, 설득력 없어 보이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문건에는 개성공단과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개성공단 근로자 알선’ 등이었는데, 검사는 관련내용이 “통일부의 (개성공단) 노무관리”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위대한 장군님의 영도 아래" 등 김정일 찬양 문구와 관련, 검사가 장 씨에게 ‘김정일을 위대한 장군님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 씨는 “그 부분에 대해 다음에 얘기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조용하던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하더니, 한 방청객이 벌떡 일어나 “그런 문제는 지금 답을 받아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전직 북파공작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애국청년동지회’ 오복섭 회장이었다. 판사에 의해 앞으로 불려나온 오복섭 회장과 피고인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불안해 보였다. 오 회장은 금방이라도 달려들듯한 표정으로 장민호를 쏘아보며 “검사님, 지금 답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계속 소리쳤다. 그러나 판사는 “나와서도 떠드느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 거짓말 할 자유 있다”라며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나중에 판단하는 것이지, 방청객에 불과한 사람이 뭐라 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퇴정 및 향후 일심회 재판에 출입금지’ 조치를 당한 오 회장은 판사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말이 거슬렸는지, 장 씨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스스로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라는 말을 끝으로 법정을 나갔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니, 그에 대한 권리(자유)도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의 조치에 방청객들은 분노한 듯 했으나, 큰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장 씨는 ‘보고’라는 검사의 표현에 “‘보고문’이 아니고 ‘통신문’”이라고 하는 등,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는 여러 가지 사설을 늘어놓으며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검사님이) ‘하향문’이라고 표현하니 부인하겠다”는 답변도 있었다. 일심회에서 사용한 그들만의 ‘은어’에 대한 검사의 설명도 곁들여졌다. 일심회는 보고를 할 때 “이 부장과 이 과장의 결혼” 같은 문구를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서 ‘이 부장’은 역시 일심회 조직원으로 구속된 민노당 前 간부 이정훈 씨를 지칭하는 것이며, “결혼”은 ‘포섭’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이정훈이 이 과장(또다른 민노당원)을 포섭했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북한식 표기를 거꾸로 하는 등의 암호도 사용됐다고 한다. 문건을 보면, 북측과 일심회는 남한에서 행하는 간첩(공작) 및 친북 활동을 “변혁운동”으로 부르고 있었다. 5·31지방선거와 관련, “서울은 ‘변혁운동’의 중심이므로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켜선 안된다”는 부분도 있다. 검사가 ‘이는 열린우리당을 당선시켜야 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장 씨는 “민족운동 하는 사람이라면 한나라당 반대하는 것은 100% 합의된 부분”이라며 확대해석 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답했다. 이 밖에 5·31지방선거 직전에 일심회는 “민노당 학생위는 핸드폰 활동을 통해 당일까지 노력하라”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 “시간이 촉박하나 방침을 관철키 위해 최선을 다할 것” 등의 지시 및 보고를 내렸다고 문건은 말하고 있었다. 이런가 하면 일심회 측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전국연합 등 친북단체 홈페이지에 여러 가지 자료(한나라당 비난, 정세분석, 선군정치 찬양, 북한 핵실험 옹호 등)를 게재(‘백두’ ‘김철수’ 등의 필명을 사용)해 왔다. 검사가 이 부분을 다루면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가 자꾸 언급됐다. 반대 편 변호인석에 있는 김승교 변호사가 불편할 것 같았다.(김 변호사는 실천연대 상임대표임) 이런 와중에 세 번째 ‘퇴정자’가 등장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였다. 그는 갑자기 일어나 “태극기 앞에 앉을 자격 없다”고 소리를 쳐 퇴정 당했다. 장 씨의 답변태도에 “울분이 치솟았다”는 그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도 역시 향후 일심회 재판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이날 심문에서 마지막으로 다뤄진 일심회 문건은 ‘민노당 방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 시기와 내용으로 보아, 일심회 파문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이 강행해 논란을 빚은 바로 그 ‘방북’을 말하는 것으로 보였다. 결국 이 문건의 작성을 마지막으로, ‘일심회’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장민호는 부인했으나, “방북대표단의 성향(상세인물정보)” “민노당 최고위원회 결의문” 등이 북측에 보고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로써 장 씨에 대한 검사논고는 마무리됐다. 이후 진행된 오후 재판에서는 손정목 피고인에 대한 검사 심문이 있었다.(추후 3신에서 다룸) 입력 : 2007년 01월 09일 12:55:55 김남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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