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20, 11 : 08 AM
LA 타임스 마침내 박찬호에 대해 원색적 비난
글: [인터뉴스 리포트] 최주용 기자
센세이셔널 할 뿐만 아니라 LA 다저스 선수나 감독들을 "심하다"고 생각하게 할 정도로 비난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 빌 플래슈키 LA 타임스 기자가 이번에는 박찬호를 은근히 깎아 내려 눈길을 끌었다.
플래슈키 기자는 과거 마이크 피아자, 히데오 노모, 브렛 버틀러를 곤란하게 만드는 기사를 써 결국 이들이 다저스와 더 이상 인연을 맺지 못하게 만든 바 있다. 다저스의 정책과 플래슈키 기자의 기사가 맞물려 결국 팬들도 이들 스타들에게 등을 돌렸지만 시간이 지난 후 결과를 보면 다저스와 플래슈키 기자가 잘못 판단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LA타임스의 플래슈키 기자는 19일자(미국시간) 칼럼에서 '팬들은 박찬호가 내년 이맘때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써 여론을 '안티 박찬호'로 이끌고 갔다.
플래슈키 기자는 "박찬호가 중요한 순간에는 다저스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에이스급 연봉을 바라느냐"고 썼다. 그는 "지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전에서 2시간 비가 내린 후 박찬호는 부진을 보였는데 팀의 중심 투수라면 극복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플래슈키 기자는 짐 트레이시 감독이 최근 박찬호를 구원 투수로 기용한 것은 루키 감독의 실수이기도 했다고 평가 하면서도 박찬호가 1이닝 정도의 등판을 원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LA 타임스 베테런 기자는 또 "트레이시를 가장 절망적으로 몰고 간 선수는 아마 박찬호 였을 것이다"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플래슈키씨의 논조는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LA에서 잘 나가는 선수라든가 오래 동안 LA에 머물 선수 또는 코치들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기사를 많이 쓴다. 박찬호에게도 그랬다. 하지만 일단 특정 선수나 코치가 떠날 것이 확실해 보이거나 여론이 그런 쪽으로 많이 기울어 지면 기사를 통한 '테러'를 가한다.
과거 다저스가 노모 히데오를 방출했을 때 플래슈키 기자의 칼럼은 결정타였다. 노모가 트레이드 되던 당시 플래슈키씨는 칼럼에서 "노모를 선발진에서 빼고 당분간 4인 로테이션으로 투수진으로 운영하라"는 기사를 써 여론을 '반 노모'로 몰고 갔다.
그는 "더 이상 노모 매니어는 없다"고 전제한 뒤 노모를 깎아내리는 야박한(?) 칼럼을 썼던 것이다. 자극적이고 센세이셔널한 기사를 많이 쓰는 플래슈키씨는 '암을 극복한 사나이' 브렛 버틀러가 마이크 피아자에 대한 생각을 말한 것에 대해 부풀려 기사를 쓰면서 다저스 팀내에 분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버틀러는 플래슈키 기자에게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피아자는 다저스의 리더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를 기사화 했을 뿐만 아니라 센세이셔널한 기사로 발전을 시켰다. 물론 기자의 역할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지만 '사람'과 '관계'를 죽이는 사실 전달은 진정한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없다.
당시 ICCsports.com의 기사를 잠시 돌아보기로 한다.
"이미 현역에서 은퇴한 전 LA다저스의 중견수 브렛 버틀러의 발언이 전 미국 야구계를 들썩 거리게 했다.
LA타임스는 최근 버틀러와의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는데 버틀러는 자청해서 피아자 이야기를 꺼내 화제가 됐다. 버틀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크 피아자는 내가 본 가장 뛰어난 타자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그를 위시로 해 팀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 하다. 왜냐하면 그는 리더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던 것.
버틀러는 이어 "지난 시즌 다저스는 피아자 중심의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는 리더인 피아자가 너무 자기 중심적이고 감정의 굴곡이 심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버틀러에 따르면 피아자는 지난 2년 간 개인상(MVP)수상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으며 팀이 큰 리드를 지키고 있어도 자신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화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버틀러는 또 "피아자와 같은 선수에게 1억달러를 주면서 다저스 구단을 일으키려고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피아자는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게 되는데 전문가들은 피아자가 미 프로야구 사상 최고액인 1억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버틀러의 발언에 피아자는 불끈했다. 버틀러에 실망했다는 표현을 서슴치 않았다.
피아자는 "나는 버틀러로 부터 항상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노력해왔던 사람인데 그가 그렇게 말을 했다니 상당히 실망스럽다. 버틀러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
다시 2001년으로 패스트 포워드.
이 기사로 피아자는 일부 LA 팬들로부터 신임을 잃었고 결국 트레이드 되고 말았다. 피아자가 떠난 후 많은 LA 팬들은 여전히 그를 아끼고 당시 트레이드는 잘못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론의 센세이셔널리즘에 흔들리는 LA 시민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마이크 피아자, 브렛 버틀러, 노모 히데오, 박찬호 등은 90년대 이후 LA를 빛낸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다소 경솔하기 까지 한 타임스 기자의 손에 의해 '다저스 시절을 그리워 하고 싶지도 않은' 남의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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