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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뉴스 9월호 - NGO 인터뷰
제목: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 윤용 대표
‘대한민국의 모든 부정부패와 싸운다’
부제: 외부의 압력 속에서도 뜻 굽히지 않는 부추연
국민들,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시각 길러야
전문: NGO란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비정부 조직(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을 뜻한다. 이들은 바르고 깨끗한 사회 구현을 위해 목표를 정하고 환경, 인권, 빈곤추방, 부패방지 등에 관련된 활동을 한다. 이중 부패방지에 앞장서며 한국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다. 1995년에 설립되어 한결같이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부추연의 윤용 대표를 만나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한 대책 등을 들어 보았다.
글·구경민 기자([email protected])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이하 부추연)에서 하는 일은.
“쉽게 말하자면,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으면서 부정부패를 다스리는 단체이다. 대한민국에는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집단에 대해 감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몇 개 있다. 경찰, 검찰 등이 이에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에서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가 생겨났다. 부추연은 우선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단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먼저 약속하고 이에 실천해왔다. 그래야만 부정부패추방 단체로서의 존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신념을 가지고 지금껏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한길만을 걸어왔다. 1995년에 설립되어 우여곡절 끝에 오늘날의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를 꾸려오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부추연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1,300만명을 넘어섰고 회원수도 3,000명이 넘는 힘있는 단체가 되었다.”

-부정부패란 무엇인가.
“부정부패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렵지 않고 간단하다. 생활이 깨끗하고 바르지 못해 썩어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런 부정부패는 높은 사람, 즉 고위층일수록 자주 일어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부정부패 지수인데 이것은 믿을만한 지표가 되지 못한다. 여론조사라는 것은 보이는 것에 입각해 여론이 형성되고 그 여론을 조사로 측정한 것이 부정부패 지수이기 때문에 결국 부정부패지수는 측정 불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부정부패 지수는 여전히 높기만 하다. 하지만 이는 숨겨져 여론화되지 않는 것들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부정부패는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방법이나 대책은.
“우선 법과제도를 강화하고 정치권의 정화를 꼽을 수 있다. 부정부패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고위층의 각성을 통해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즉 공무원과 정치인, 그리고 기업 경영자를 비롯한 각 경제 주체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불신과 부패가 맞물려 있는 사슬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도덕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더불어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시각을 국민들이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제도가 하루 빨리 토론식 수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입식 제도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생각의 폭을 좁게 만든다. 중고등학교 시험은 교과서만 암기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런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이 사회의 고위층이 되어 버린다. 이런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판사, 검사를 하며 나라를 이끌고 국민 또한 이런 것이 잘못된 것인지 판별할 수 있는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지 못한 채 이 나라가 지탱해 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세대가 깨끗하기 위해서라도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국민들의 시각을 넓힐 수 있도록 선도하고 있는 시민단체가 많이 형성되어야 한다. 과거에 비해 각종 시민단체가 생겨난 상태고 그 많은 시민단체들이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이다.”

-외국에도 부정부패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만난 수많은 공무원들에게 “부정부패가 많이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대다수가 “No(아니오)”라고 답했었다. 50, 60이 넘도록 공직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이 부정부패를 한 경우를 한번도 들어 보지도, 직접 보지도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선진 외국 사회와 비교했을 때 왜 우리나라는 부정부패가 숱하게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부정부패가 더 많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에 있다. 우리는 ‘부정부패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하지만 부정부패는 결코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더군다나 개화된 인간에게 있어서 부정부패라는 것은 절대 존재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출발선에서부터 어긋나 있었다. 일제시대에 조선인들이 핍박받으며 살았을 때 사회 규범이나 법, 다스리는 행정의 경우 부패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해방된 후부터 우리사회는 부패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일본은 물러가고 미군이 주둔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목적은 공산주의 세력인 소련을 견제하는 것과 이를 통해 남한을 지배하기 위함 이였다. 즉, 미국은 남한의 원활한 통치를 위해 과거 친일 세력들을 다시 관료층에 편입시키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과거청산 문제를 만들게 되었다. 결국 미군정에 의존함으로써 스스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계기를 얻지 못했기에 지금까지 우리는 부정부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부정부패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것이다.”

-안기부 불법 도청사건과 X파일 공개 여부에 대한 견해는.
“우선 남의 말을 엿듣는 것은 범죄 행위라고 생각한다. 즉 이번 사건은 범죄 행위를 통해 일어난 비리사건이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 행위를 통해 입수된 자료를 무시할 수도 없다. 기왕에 기록된 자료이기에 활용해야 한다. 현재 X파일 공개 여부를 놓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 부정부패 고리 차단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 및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능력은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 서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 기록된 자료 중 숨길 것은 숨기고 발표할 것은 발표하는 선별적 공개조차도 허용될 수 없다. 모든 기록은 다 공개되어야 하고 범죄 사실에 대해 ‘특별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법 도청 외에 현재 부정부패 사건 중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이슈라는 것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단어다. 사람들은 이슈라는 것을 통해 꼭 겉으로 터진 사건만을 현상으로 바라본다. 이슈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이슈화되어 겉으로 밝혀지는 현상은 실제로 백 분의 일, 천 분의 일도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부정부패 사건이 터지면 이것은 상당히 우여곡절 끝에 어떤 계기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일 뿐이란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또한 어떠한 부정부패 사건이 밝혀졌을 때 거의 축소되어 밝혀진다. 예를 들어 언론을 통해 밝혀진 어떠한 인물의 뇌물 수수가 10억원이라고 한다해서 발표된 액수만 믿어서는 안 된다. 그것보다 더 큰 액수를 받았을 경우가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계기가 마련되지 못해 은폐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고 그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 사건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이처럼 부정부패가 이슈화되는 것은 화산폭발과 같은 현상이다. 화산이 폭발되는 것은 지층의 허약한 부분을 타고 분출된 것인데 허약한 지층을 틈타 폭발된 사건은 적고 폭발하지 않은 사건들이 땅에 묻혀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최근 부추연이 김포공항과 강남 지하상가에서 석면이 검출 됐다고 주장했는데.
“부추연을 부정부패 척결만을 위한 단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어떤 특정한 부정부패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부정부패와 싸우는 단체다. 국민의 목숨을 노리고 국민의 생활을 위협하는 매개체가 있다면 그보다 더한 부정부패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석면은 인체에 들어가면 절대 배설되거나 용해되지 않아 평생 몸 속에 머물러 암을 유발시키는 아주 위험한 물질이다. 그런데 얼마 전 김포공항 국내선 천장 2곳에서 약 1.5㎝ 두께의 분무칠 시료를 채취,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성분 검사를 의뢰한 결과 각석면과 백석면이 각각 1∼2%(위험수위 1%)씩 검출되었다. 따라서 김포공항 국내·국제선 천장은 모두 석면이 포함돼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천장 뿜칠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이런 물질이 공항이나 지하상가에 퍼져 국민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데도 공항 관계자라든가 환경부에서 전화 한 통 오지 않았다.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 기관들도 많이 있는데도 관련 기관들조차 무소식이다. 공항과 지하철 지하도가 석면으로 뒤덮였다해도 놀라는 사람 한 명 없다는 것,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우리는 그런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부정부패와 관련해 싸우려면 외부의 압력도 있을 텐데.
“현재 750만원 정도의 물품을 압수 당했다. 검찰에서 조사할 것이 있다며 한바탕 사무실을 뒤집고 난 뒤 압수해 간 것이다. 아직도 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부추연 대표로서 어떠한 사건에 연루되어 누명을 쓰고 조사를 받기도 했었다. 우리단체 또한 외부의 어떤 기관으로부터 도청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위험을 속에서 부추연을 꾸려가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 단체는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은 일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조금이라도 부정을 저지르면 발붙일 수 없는 곳이 바로 부추연이다. 우리와 더불어 여러 시민단체들이 생겨나 정부를 비판하고 사회 정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자신들만의 뜻하는 바를 굽히지 않고 고수해 나갈 수 있는 시민단체는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단체들이다. 부정부패는 모든 존립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순간 특히 부추연은 일초도 존재 가치가 없다.”

-앞으로의 계획과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린 계획이 없다. 무계획이 계획이다. 그저 똑같은 일을 오늘하고 내일도 할 따름이다. 원대한 계획이 하나도 없다. 내일 어떻게 될지 아니 지금 당장 한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부패는 예측을 뛰어넘어 발생하기 때문에 계획을 정해놓고 실천하기보다는 단지 하루하루 충실하게 임하며 바쁘게 움직일 뿐이다. 또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한가지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부정부패는 암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제거해야 마땅할 것이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부정부패를 일삼아 물질적으로 삶이 풍요로워 진들 그것은 자신에게 국한된 일이지 인류를 위해, 국가를 위해 가정과 후손을 위해서는 올바른 삶의 향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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