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금융보험비리 > 코스닥기업 도덕불감증 재발? 경영진 횡령 잇따라

코스닥시장 일부 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현 경영진에 의한 자금 횡령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EBT네트웍스와 자회사인 에이트픽스는 최근 경영진이 교체된 뒤 전 경영진에 의해 약 1백억원 규모의 자금횡령이 발생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라마 ‘궁’ 제작사인 엔터테인먼트 업체 에이트픽스는 전 대표이사 남모씨가 회사 소유의 유가증권 43억원어치를 이사회 통보 없이 무단으로 출고해 횡령한 것이 확인됐다며 남씨에 대해 횡령 및 배임혐의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지난 24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밝혔다.

남씨는 에이트픽스의 모회사인 바이오업체 EBT 네트웍스의 임원으로도 재직하면서 전 대표인 배모씨와 함께 회사 자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씨와 배씨 등은 2004년 말부터 EBT와 에이트픽스의 경영진으로 활동하다 지난달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EBT네트웍스의 주가는 8.0% 급락했고, 에이트픽스 역시 4.76% 하락했다.

지난해 나노이미지센서 개발로 코스닥 대박주로 부상했던 플래닛82 역시 대표이사인 윤모씨 등 경영진이 2003~2004년 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샀다가 되팔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부실 자회사를 회삿돈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이밖에 코스프, 뉴보텍, 젠컴이앤아이 등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4~5개월간 10건이 넘는 횡령·배임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우회상장 등 인수·합병이 급증하는 등 경영진이 교체된 기업이 늘어나면서 감춰뒀던 경영비리들이 불거져 나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기업은 회사 대표나 경영진의 비리 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투자할 때 이 부분도 꼼꼼한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유진기자 [email protected]〉 7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