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 시행과 관련해서 우선 걱정이 앞섭니다. 저는 현재 애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입니다.동물보호법 시행과 등록제... 그리고 유기견 방지를 위해 마련한 여러가지 규정과 법규들... 이런 것들에 대해 부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등록세의 책정세부내역과 지출용도에 대해서는 후에라도 상세히 공지하신다면요.
그러나 애견인과 비애견인이 상충없이 공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버려지는 애견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만든 법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그리고 그 법규들이나 개선사항들이 지극히 애견인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좋아서 키우는 것이니까 일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애견이 버려지는 다른 이유 중 큰 부분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애견을 키우기에는 너무 힘든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애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그에 따른 잘못된 편견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늘 외출시 배변봉투, 목줄, 소변의 경우 치우는게 힘들지만 생수병까지 챙겨서 다닙니다. 나중에 소변장소에 뿌리려구요. 도움이 안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보이고 싶어서요..물론 이름표까지요. 그리고 애완견 출입금지 장소에는 데려가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정말 갈 곳이 없더군요. 이렇게 도리를 다해도... 언제나 애완견 동반시 심한 욕설이나 모욕적 발언을 듣는 일이 허다합니다. 마치 애견을 키우면서부터 공공의 적이 된 것 처럼요. 그리고 잘 지나가는 울 강아지에 발길질 시늉을 한다거나, 실제로 갖고 있던 물건으로 툭툭 치거나... 여러 위협적 행동을 수없이 겪어 왔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아파트 놀이터서 늦은 밤까지 비명지르며 뛰노는 아이들의 소음은 괜찮고.. 윗층에서 새벽까지 뛰는건 괜찮은데... 개가 엘리베이터 타거나, 낯선 음식점 배달원에게 몇번 짖는것은 엄청난 잘못처럼 여겨집니다. 자신이 할 도리 다 했다고 생각해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애견을 키운다는 이유하나로 애견인에게 눈치, 욕설, 때론 위협을 합니다. 그 사람들이 개를 혐오하는 것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개를 키우는 것은 왠만큼 대담해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주변에선... 이런 환경때문에 이웃과의 극심한 불화와 갈등으로 종종 개를 남에게 줘버리거나 심할 경우 버리기도 합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이런 법규 마련과 더불어서 애견인과 비애견인이 갈등없이 공존하게 하기 위해서... 애견인에게 지워지는 책임 말고... 애견인과 그들의 반려견이 겪고 있는' 실제 생활속에서의 언어적 폭력과 차별, 위협에 대해 어떤 개선책을 마련하고 계신가 하는 겁니다. 그리고 법규를 준수하는 만큼 얼만큼의 정당한 권리가 주어지냐 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사람들의 인식, 편견, 이해부재 속에선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더라도 버려지는 개들은 늘 존재하게 될테니까요. 어쩌면 이런 글 자체가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요구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인터넷애견카페에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다가 행인이 '이거 위법인거 몰라' 라는 발언을 들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물론 법규 시행안에 대한 짧은 지식에서 나온 말이겠죠... 그치만... 왠지... 이번 법규시행안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 법규가 애견인들에겐 과거보다 더 큰... 억울한 주홍글씨를 달게 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끝으로... 동물보호에 대해 조금만 더 넓은 시야를 가진다면 반려견들의 질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실 겁니다. 병들어 버려지는 개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그 병이 불치라기 보다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책은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보호법에서 명시된 유기, 방치, 잔인한 죽음대신 고통없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 만큼이나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 불필요한 죽음에서 구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물보호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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