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님과 어머님은 전북 익산에서 벼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근검절약과 성실함으로 열심히 일하셨고 그 대가로 부모님 소유의 논과 농기계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법 없이도 사실 우리 부모님께 해가 갈수록 걱정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쌀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에서 일하느라 까매진 얼굴과 굽은 손가락을 가지신 아버님은 선하고 큰 눈으로 저를 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쌀 한가마니에 4만원이다. 비료값이랑 농약값은 오르는데 쌀값만 떨어지고.. 면세유의 지급량도 줄어들고.. 농사짓기 너무 힘들어."
그리고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얼마나 다행이니. 너희들 다 가르쳐놓아서. 빚이 없어서 다행이다."라고요.
전 정말 이 말을 들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착하고 착한 우리 부모님.. 벼농사 밖에 모르는 농부에게 왜 이런 시련이 오게 된 걸까요? 그리고 너무 화가 납니다.. '친서민 정부'라고 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농사짓기 어렵게 하는 것인지요. '서민'의 범주에는 농부는 들어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전북 익산을 담당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농업을 담당하는 농림식품수산부에게 말합니다. 친서민을 외치는 대통령에게 말합니다.
1. 쌀값을 보장해 주십시오. 다른 물가는 다 올라가는데 쌀값만 떨어진다면 벼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빚을 지게 됩니다.
2.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농약, 비료 등의 자재값을 내려 주십시오. 쌀값이 떨어져 수입은 주는데 자재값만 높아진다면 또 빚을 지게 됩니다.
3. 면세유의 양을 늘려주십시오. 시골에는 젊은 사람들이 줄어갑니다. 이 빈자리를 농기구가 채워주고 있는데 면세유를 줄인다면 농민의 부담은 늘고 위와 마찬가지로 빚을 지게 됩니다.
'농민의 빚' '농민의 몰락'은 제 2의 배추대란이 될 수 있습니다.
제발 우리 부모님께서 행복하게 웃으면서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받으며 벼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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