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총정원을 놓고 교육부와 대학, 시민단체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 서민들에게는 변호사 문턱이 여전히 높은 것이 현실이다.
남편과의 이혼 소송으로 5년째 법원을 들락거린 72살 김모(가명) 할머니.
함께 살던 남편이 이혼과 재산 분할 소송을 걸어오자 김 할머니는 송사에 휘말리게 됐고 없는 살림에 변호사비 수백만원을 내야 했다. 김 할머니는 "변호사비가 많이 부담이 됐다. 재판을 하다 보니 변호사비가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2심까지 간 끝에 결국 남편과 합의 이혼하게 됐지만 할머니는 또 한번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할머니는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여관을 운영하며 2년동안 손해만 봤다며 여관 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계획이다.
그러나 변호사비가 부담스러워 이번엔 할머니가 직접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 할머니는 "내가 그냥 직접 써서 할거다. 변호사 살 돈 있으면 사서 크게 손해배상까지 다 받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그렇게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반 서민들에게 높은 변호사 문턱을 낮추기 위해 대학과 시민단체들은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변호사 업계는 로스쿨 정원을 늘리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최태형 대변인은 "변리사, 세무사 등 유사 직역들이 많아 로스쿨 총정원을 늘리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사수가 늘어난 다고 해서 질좋은 법률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하지만 현재 당사자인 변호사 업계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뿐 영장 기각 문제로 갈등을 보이던 검찰, 법원 모두 로스쿨 문제에서만은 똑같이 입을 다물어 결국 제밥 그릇 챙기기가 아닌가 하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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