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추진중인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재벌들의 세금없는 대물림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27일 "어제 국회 재경위 조세소위가 의결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재벌들의 세금없는 대물림을 더욱 확산시키는 재벌 맞춤형 법안으로 재벌들의 상속에 대해 정당한 세금을 물리도록 하자는 국민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경위는 전날 조세소위에 이어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일정한 투명성을 갖춘 공익법인의 경우 동일 기업 주식 출연·취득 제한을 현행 5%에서 10%로 완화하고, 계열기업 주식보유 한도를 공익법인 총재산가액의 30%에서 50%로 완화하는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심 의원은 "그동안 계열사 주식의 공익법인 출연에 대한 세제혜택 지분율을 5%까지 제한해 온 이유는 재벌총수 일가가 공익법인 출연을 통해 상속증여세를 회피하면서 계열사 지배력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재벌 공익법인의 지배구조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삼성그룹이 에버랜드 지분의 사회환원을 발표한 직후 공익법인 출연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법안을 들고 나와 이번 국회에 처리하려는 것은 재벌들의 허울 좋은 ‘사회환원’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임시방편임을 스스로 입증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삼성그룹의 에버랜드 전환사태 헐값 발행, 현대차(72,000원 600 -0.8%)그룹의 글로비스(61,900원 1,300 +2.1%)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들의 계열사를 이용한 불법,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익법인출연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공익법인을 통해 상속증여세 부담 없이 그룹의 지배권을 강화시켜 주고 나아가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기부문화의 활성화라는 허울을 쓰고 실제로는 재벌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고 경영권의 세금없는 승계방편으로 악용될 수밖에 없는 이번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삼성맞춤형’ ‘재벌맞춤형’ 법안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 소득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소득세 과표구간 상향조정 역시 소득자의 76%에 해당하는 면세점 이하 소득자와 과세표준 1000만원(연간 소득 2500~3000만원) 이하의 서민들에게는 아무런 감면혜택도 없는 부자를 위한 세제개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득세 과표구간 상향조정의 영향을 소득계층별로 보면 과세표준 1000만원~4000만원에 해당하는 소득자(05년 근로소득자 기준 240만명)은 최고 연 18만원의 감면혜택을 보는 반면 과세표준 8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층(5만명)은 연 144만원의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심 의원은 "결국 이번 개정안은 사회양극화 해소와 서민경제 활성화를 이야기 했던 17대 국회가 마지막에 와서는 부자 감세론으로 그 본질을 드러낸 것"이라며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제개편은 누진율을 강화하고 대표적 탈루 소득에 대한 세금을 철저히 징수하는 부자증세론이 돼야 하며,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서민들을 위한 복지재정을 마련해 사회양극화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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