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국세청 정보공유 안돼..관세체납액 1조 육박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외국자본이 아닌 국내자본으로 들여 온 수입물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당하게 면제해 주는 등 관세청의 관세 면제 및 추징업무가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관세청과 국세청간 정보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국세청이 관세 체납업체에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줘 220억원 이상의 국고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세 과세자료 활용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관세청과 산업자원부 등 관계기관에 개선책 마련을 권고하는 동시에 부당 면제한 관세는 즉각 추징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관세청은 외국자본으로 수입한 물품에 대해서만 관세를 면제해 줘야 하는데도 불구, 지난 2001년 서울 강남 소재 A반도체업체가 외국투자자금 125억원 납입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관세면제를 요청하자 이를 그대로 믿고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 총 18억원을 부당하게 면제해 줬다.

관세청은 또 관세를 면제받은 외국 투자자가 3년 이내에 소유주식을 내국인에게 양도할 경우 면제해 준 관세를 당연히 추징해야 하지만 지난 2001년 7월 전북 완주 군 B제조업체에 500억원을 투자했던 독일 모 업체가 작년 5월 소유주식을 국내업체에 전부 양도했는데도 면제 관세 42억원을 추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이 관세를 추징하지 못한 것은 산자부와 외환은행이 해당 독일업체로부터 주식양도 사실을 보고받고도 관세청에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산자부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조치가 내려졌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관세청과 국세청 간에 과세자료가 공유되지 않아 체납 관세를 효율적으로 추징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세청은 부가가치세 등 국세 환급대상자중 관세체납자가 있을 경우 환급금을 압류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관세체납자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지난 2000년 1월부터 작년 11월까지 664개 관세 체납업체에 총 227억원의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관세 부당면제 및 미추징, 관세체납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적절 환급 등으로 발생한 국고손실액은 확인된 것만 약 287억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이밖에 관세를 덜 내기 위해 발전세트(관세 8%)를 발전기(무관세)와 원동기(관세 5%)로 분리수입하는 사례, 콩나물 콩을 가격이 훨씬 싼 사료용 기타 대두로 속여 수입하는 사례 등도 적발해 개선책 마련을 권고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5억원 이상 관세를 면제받은 25개 업체중 3개 업체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면서 "관세도 다른 국세와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세원관리 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부실기업 증가 등으로 인해 관세체납액이 지난 2001년 5천309억원, 2002년 7천257억원, 2003년 7천719억원, 지난해 9천988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해 현재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과액 대비 체납액 비율도 2001년 2.2%에서 지난해 3%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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