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함을 감출 길 없는 국민이 외람된 말씀을 드려 보고자 합니다.
어제 TV에서 국정 감사를 하는 것을 보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군 참모총장님께서 국회위원들의 맹공에 진땀을 빼시면서 대답을 잘 못하시는 걸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저럴 수가..' 라는 마음과 불안감이 엄습하더군요..
전 국방의 의무도 없는 20대 여성이지만..
제 친구들, 후배들, 선배들.. 나아가 아버지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이라면
젊음을 포기하고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다 해주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고귀하고 가치있는 일인가를 알기 때문에
병역을 마친 분들께 군가산점을 주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TV에서 뵌 공군 참모총장님의 자신감 없는 모습은
그러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저와,
또 지금도 추운곳에서 고생하는 수많은 국군 장병 여러분들의 노력을
한번에 무너뜨릴 만큼 힘빠지는 것이었다고, 감히 느꼈습니다.
특히 아까운 공군 조종사 분들을 사지로 내 몰은 것은 총 책임자인 국군 참모총장님의 잘못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저만이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함께 국정 감사를 보던 직원들도 혀를 찰 정도로 그날 본 공군의 모습은.. 뭐랄까요..
이건 아니다. 정말.. 이라는 안타까움이 가득 했습니다.
공군의 시스템이 분명 문제가 있었고, 이는 총 책임자의 잘못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어쩔 수 없었다고 말씀하셨던 예산 부족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넉넉한 예산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나라가 이 세상 어디 있을까요.. 미국은 그러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이 부족한 예산으로나마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국방시스템을 갖추길 바라는 것은
국방비를 세금으로 열심히 내고 있는 저와 같은 국민의 당연한 기대 아닌지요?
몇푼 안되는 돈 내면서 국방이 어쩌고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시면 할말 없습니다만..
감히 그런 말씀을 드려 봅니다.
며칠전 읽은 GE KOREA CEO 의 자서전에 그런 구절이 있더군요.
내가 표정이 어두우면 직원들이 하루종일 침울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밝고 당당하게 근무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리더는 모든것을 알 필요는 없지만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총장님께서 보여주신 나약한 모습..
"그렇게 말씀하셔도 할말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밖엔 할말이 없다.."
군 기강이 헤이해졌냐는 물음에 "네.." 라니요..
그 모습을 보고 지금 복무하고 있는 제 동생들, 후배들, 이땅의 젊은이들이 느낄 착잡함은
과연 어떠했을지 제 가슴이 답답해져 오더군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정말 공군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대통령 께서는 우리나라 군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계신 것인지?
그저 적당히 적당히 유지만 되게끔 (공무원들의 대표적 특징이라 쓴소리를 듣는 부분 아닙니까)
그렇게 방관하고 계신 건 아닌지 제가 직접 묻고 싶어집니다.
총장님..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엊그제 갔던 에어쇼에서 전투기를 직접 타시며 보여주셨던 모습은
정말 그저 쇼였던건가요? 어쩜 그리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는지요.
대한민국 공군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가슴이 아픕니다.
국정감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들께서도 지적을 하고 잘못을 찾아내시는 데에 급급하지 마시고
그 잘못이 어떻게 수정되었으며 공군 시스템이 감사를 통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알 수 있도록
반드시 제대로 된 결과를 얻어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사병이나 열심히 복무한 군인들이 피해가 가지 않아야겠지요!
책임은 늘 엉뚱한 사람이 지고... 약한 사람이 피해보고.. 이런 시스템..
대한민국 국방부에서도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요?
총장님!
좀 더 공군의 낮은 곳 까지 깊은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공군의 대표 답게 좀 더 당당해 주세요. 좀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자부심을 가져 주세요.
대한민국 공군의 총수가 보여야 하는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다시한번 깨달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국회의원 여러분.
국정감사가 TV를 통해 국민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언론플레이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세요. 잘못된 부분은 밝혀내고, 바뀔 수 있도록 직접 노력해 주세요.
감사가 그저 허울에 불과한 .. 늘 있는 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일개 국민에 불과하지만 이 나라를 진정 사랑하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지금도 젊음을 바쳐가며 열심히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제가 만약 공군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 하는 중이었다면
아마 제가 하고 있는 병역의 의무에 대해 깊은 회의가 들 만큼 씁쓸했던 그런 국정감사였습니다.
부디 아무 힘 없는 저와같은 국민이 느끼는 이러한 불안감과
이번 감사로 인해 깊이 느낀 공군에 대한 실망이 어떠한 것인지..
다시한번 알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도 추운 곳에서 고생하시는 대한민국 국군 장병 여러분..
고생 많으십니다.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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