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 시민사회활동가

2025년 7월, 저는 종로경찰서로부터 2통의 수사결과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 내용은 피의자에 대한 업무방해, 무고, 명예훼손 혐의가 불송치(각하)로 종결되었다는 통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현실은 단순한 수사 종결 이상의 깊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저는 특정 피의자로부터 총 여덟 건에 달하는 허위 고소·고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고소장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때로는 이전 사건의 내용을 단지 죄명만 바꾸어 재차 제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악의적 반복은 단순한 오해의 수준이 아니라, 명백한 사법제도의 악용이며 사회적 테러에 가깝습니다.

고소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지만, 이는 정의를 위한 수단이지 보복이나 괴롭힘의 무기가 되어선 안 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권리가 너무 쉽게 오·남용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고소장을 받는 순간부터 피의자로 낙인찍혀 심각한 정신적·사회적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법기관은 "증거불충분"이나 "공연성 부족" 등의 이유로 무고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법적 요건의 엄격한 적용은 중요하지만, 고소의 반복성과 악의성, 고소장을 통한 타인의 사회적 신뢰 훼손이라는 점에서 보면 형식에 얽매인 수사 관행이 실질적 정의를 외면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번 이의 및 수사심의 신청은 단지 제 개인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고소권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제도의 남용을 바로잡기 위한 외침이자,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입니다.

수사기관은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고소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법원 역시 ‘사실상 고소권 남용’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사법이 정의의 도구가 아니라 위협의 도구로 변질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저는 '부추실' 시민단체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