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지사 "경기도내 화재 12% 주범은 담배인삼공사 KT&G"
경기도 對 KT&G… 불붙은 담배소송 법정공방
꼴초 만들기에 앞장 선 담배인삼공사 KT&G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단단이 걸렸다. 김 지사가 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경기도내 산불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을 지불하라는 소송을 낸 것. 김 지사는 '담뱃불 화재로 인한 (재정)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에 원고 대표로 출석했다.
경기도는 작년 1월 KT&G가 '화재안전담배'를 미국에만 수출하고 국내에는 판매핮니 않아 담뱃불로 인한 화재를 진압하느라 796억원을 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도가 승소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막 시작된 법정 공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오후 2시 수원지법 311-1호 법정. 민사합의6부 강승준 부장판사가 "원고측 입장을 말하라"고 하자 소송을 이끌어온 배금자 변호사가 "원고 대표의 진술부터 하겠다"고 답변했다. 곧이어 검은 양복에 분홍색 넥타이 차림을 한 김 지사가 원고석에 앉은 채로 소송의 당위성·공익성에 대해 진술을 시작했다.
"경기도에 매년 1만건 이상의 화재가 일어나며 그중 12~13%는 담배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알고 보니 담뱃불 화재는 불가항력이 아니었습니다. 국내 최대 담배 제조사인 KT&G는 2004년부터 미국에 '화재안전담배'를 수출해 왔으면서 국내에는 오히려 위험성이 높은 연소가속제를 넣은 담배를 유통시켰습니다." 화재안전담배는 흡연 중 일정 시간을 빨아들이지 않으면 저절로 불이 꺼지는 것이다.
그러나 KT&G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박교선 변호사는 "담배는 불을 붙여 피우는 것이고 불을 제대로 꺼야 한다는 건 상식"이라며 "소비자의 부주의나 고의로 인해 화재가 일어날 것까지 예상하라는 것은 제조사에 가혹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 "이 담배를 유통시켰다고 해서 화재를 완전히 줄일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시간30분 남짓 계속된 공방에서 양측은 '화재안전담배'의 의미와 효과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 공판은 3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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