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7일 오전 9시50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차 국회에 갔다가 발길을 돌려 관용 에쿠스 승용차에 올랐다. 그리고 150여m 떨어진 합참으로 차를 몰았다. 최 의장은 이내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지휘통제실에 앉았다. 북한 경비정 1척이 연평도 서방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우리 해군과 교전이 벌어졌다는 급보에 접했기 때문이다.
이날 북한 경비정은 9시50분쯤 NLL을 넘었다. 해군은 매뉴얼대로 북한 경비정이 NLL에 근접하자 무선으로 “귀측이 NLL에 근접하니 방향을 돌리라”는 경고통신을 보냈다. 그럼에도 북한 경비정은 NLL을 넘어 900m 를 침범하였다.
그러자 인근에 있던 해군 함정의 76㎜ 함포가 불을 뿜었다. 국방부의 허가 없이 함장의 판단에 따라 경고사격을 한 것이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이후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사격하라”는 교전수칙에 따른 첫 대응이었다. 해군은 2002년 제2연평해전 이후 5단계(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였던 교전수칙을 3단계(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로 줄였다.
북한 경비정도 기관포로 응사했다. 그러자 우리 해군은 40㎜·76㎜ 함포를 동원해 90여 발을 난사했다. 북한 함정이 NLL을 넘어 해군 함정을 향해 사격을 하고, 해군과 교전을 벌인 건 2009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5년 만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사격이 우리 함정에 위협이 되지 않아 격파사격을 하지는 않았 다”며 “북한 경비정은 대응 사격 10여 분 만에 NLL을 넘어갔다”고 밝혔다. 해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북한 경비정의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이 함포를 동원해 대응사격을 실시한 건 지난 4일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방한 이후 사흘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 2차 고위급 접촉 개최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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