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인해서 선수들과 감독에 대한 비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오늘은 홍감독의 유임 문제로 시끄럽군요.

홍감독의 유임은 당연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고, 그 이유를 간략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1년 단위로 감독을 바꿔서는 축구 실력의 향상을 절대로 기대할 수 없습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감독을 세번이나 바꾸었습니다.

감독당 평균 임기가 1.5년밖에 안된다고 하더군요.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서 훈련을 시키고 조직력을 다져서 그 성과를 내려면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합니다.

매일같이 모여서 훈련하는 팀도 아닌데, 고작 1년씩을 주고 성과 못냈다고 갈아치우는건 지나치게 성급한 행위이며,
그런식으로는 절대로 축구 실력이 향상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축구를 못하는 나라입니다.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실력이 월등한 팀과 싸우기 위해서는 조직력과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조직력과 체력
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그만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됩니다.

감독을 임명하게 되면 그에게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주고 충분한 임기를 보장한 이후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2. 홍명보의 잘못은 크지 않습니다.

현재 네티즌들이 공격하는 홍명보의 잘못이라는 부분은 처음에 세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부분입니다.

물론 홍명보가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동하는 선수를 기용한다" 라는 스스로 세운 원칙을 어긴것은 사실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의 잘못이 대표팀 감독을 사퇴해야할 만큼의 큰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홍감독이 그런 원칙을 세우면서 대표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는건 애초에 인터넷 여론과의 타협점을 찾기 위했던
부분이고, 결과적으로 인터넷상의 무분별한 비난여론이 홍감독에게 그런 무리수를 두게 했던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여론의 책임도 있다는 말입니다.

선수의 구성및 운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애초에 인터넷 여론을 무시하고 본인이 원하는 선수를 선발해서 구성했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냄비 여론들에 의해서 뭇매를 맞는 상황은 모면할 수 있었을듯 합니다.

3. 대안이 없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홍명보를 끌어내린다고 합시다.

그 다음은 누가 감독이 되어야 할까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때 누가 와도 1년 지나면 냄비근성의 네티즌들및 기자들에 의해서 그 감독은 끌어내려지게 됩니다.

해외감독이 답이라구요?

이미 아드보카트나 코엘류 등의 외국인들이 왔다가 얼마 못하고 사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를 생각해 보세요.

누가 해도 언론과 네티즌들은 비난하기 바빴고, 그들은 언제나 비난의 대상이 될만한 타겟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찾아
헤메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히딩크의 경우에도 엄청난 욕을 먹었던 감독입니다.

그때 네티즌들이 욕한다고 히딩크를 해고했다면 2002년도의 좋은 결과는 없었겠죠.

4. 홍명보의 방향성이 우리 대표팀과 맞습니다.

피파랭킹 50위권의 우리나라는 솔직하게 평가해서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는 상위권 팀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개인기라는 것이 지금 연습을 시킨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죠.

결국, 우리나라는 훈련으로 해결될 수 있는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축구를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압박축구를 구사하는 홍명보 감독의 방향성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홍명보 감독이 당분간은 축구 대표팀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감독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누가 되었건 대표팀 감독을 맡겼으면 적어도 2-3년은 지켜보고 평가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축구를 보지도 않다가 월드컵 때만 되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냄비근성으로 감독만 갈아치워봐야 우리나라
축구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