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다시 하루가 지나고 있다.
한 교수와 방송의 일방적인 비양심이 수많은 시청자의 눈과
귀를 멀게 한다고 생각하니 무겁고 어두워지는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워 힘든 하루를 보냈다.
이곳에 쏟아지는 저 막막한 찬사를 보라. 그들은 맹목적으로
달려간다. H.O.T와 G.O.D를 향한 어린 소녀들의 비명과
형광막대가 떠오르고, 그들이 좋아하는 H.O.T의 한 멤버가
다른 여자 연예인을 사귄다는 이유로 피로 물들인 편지지와
면도칼을 동봉했던 섬뜩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친구야..
나는 그들만의 개그쇼를 보면서 뻔뻔하기 그지없는 그들의
면상에 똥물을 퍼주고 싶었다고 아침에 말했었다. 그래서
3년 전에 먹은 떡국이 올라왔다고...
한국의 대표적인 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MBC와 명망있는
교수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아서 불시의 미칠 듯한 좌절이
왔기 때문이다. 티비가 잠시 무서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야..
그들은 족벌신문을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전거일보를
말하고 있었다. 나는 사실 이렇게 기대했었다. 그들이
자전거일보를 비판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좌판에 펼쳐놓을
것이라고... 비평의 ABC가 아니냐. 그러나 그들의 뜨거운
'입'은 그들이 이미 정하고 있는 목적지로만 달리고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조중동을 포함한 한겨레, 세계, 경향 등
모든 중앙 일간지가 공정경쟁 위약금을 부과받았다. 그리고
가장 양심적인 신문일 것 같았던, 아니 시늉을 내던,
조중동을 자전거일보라고 사설까지 쓰던 한겨레가 가장
먼저 자전거를 경품으로 한 판촉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신문협회로부터 500만원의 위약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MBC 뉴스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비평은 비평하는 자의 주관에 따른 것이며 자유다.
그러나 비평하려고 하는 대상의 사실관계가 숨겨지고,
비틀어지고, 왜곡된 채로 널려져 있다면 더 이상 비평일
수가 없는 것이다. 비지니스이며, 쇼에 불과하다.
내 친구야..
낮에 나는 이런 애기도 했었다. 20원을 훔친 놈이 도둑놈
이면 10원을 훔친 놈도 도둑놈이라고... 우리의 강 교수와
정정당당 MBC는 20원 훔친 놈만 도둑놈이란다. 조카애에게
물어볼까? 아무래도 조카애가 강 교수 보다는 가슴이 더
뜨거울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다.
친구야..
내일 냉면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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