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남침용 땅굴 신고 묵살
본인이 국방부장관 과학기술보좌관(국방과학 연구소 연구위원 겸직)으로 재직하던 중 1992년중반
(최 세창 국방부 장관 재직시)부터 땅굴 신고에 접하기 시작했다. 당시 민원인 정지용(전 보안사
대공 수사과 장교)씨 등의 신고로 장거리 남침용 땅굴 문제가 제기되자, 육군이 국회에 나가 답변
하던 중 국회의 요구로 국방부가 대신 답변하게 되어 육군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되었다.
따라서 본인이 육군 실무자의 사전 보고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육군의 주요 쟁점이 <신고자들이 주
장하는 곳을 확인한 결과 땅굴이 아니라는 것과 장거리 땅굴은 기술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내용이
었다.
본인은 이 내용중 "확인해 보니 땅굴이 아니라는 육군의 주장"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나 "장거리
땅굴 굴착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고 장관 보고시에
는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당시 육본 정보참모부장(김진호 육군 소장)이 장관에게 보고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장거리
땅굴 굴착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수정치 않고 그대로 보고했다. 그리하여 보고도중 최세창 국방
부 장관으로부터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그런일이 있은후 국방부 합동조사대 직원 한명이 나를 찾아와서 하는 말이 " 육군은 장거리 땅굴
이 없다고 하는데 귀순자들(김남준 등)말에 의하면 장거리 땅굴이 반드시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
은 판단하기 어려우니 시간 있으면 검토 해 줄 수 있겠읍니까?"하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본인은 합조대 직원에게 북한군 장교출신인 김남준씨와 땅굴신고자인 정지용
씨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 후 김남준씨 부터 면담하면서 확인하기 시작했다.
김남준씨는 앞에서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3땅굴과 4땅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귀순했던 김부성
과 신중철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들은 왠지는 알 수 없으나 장거리 땅굴을 부정하면서 육군의
대우를 잘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며 흥분해 했다.
다음으로는 정지용씨가 가져 온 민원 서류를 하나씩 검토하며 확인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지용씨
말에 의하면 민간인들의 땅굴 탐사 현장에서 모 파출소 순경, 보안사 장교도 땅속에서 나는 소리
를 들었으며, 이를 감지한 현지 사단 정보참모의 방해로 인해 모두 강제로 철수당하여 그 이상 작
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본인은 즉시 전화로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먼저 해당 파출소에 전화를 하여 땅속에서
나는 기계음을 들었다는 순경을 찾아 물어본 결과, 그것은 사실이었고 보안사 장교 역시 사실이라
고 대답했다. 사단 정보참모에게도 확인한 결과, 땅굴 탐사 민간인들을 쫓아 낸 것도 사실이나 자
기가 스스로 한 것이 아니고, 육군 본부 탐지과 지시에 의해 이루어 졌다고 대답했다.
추가적으로 정지용씨는 말하기를 당시 육군총장(김진영 대장)이 암행어사격으로 보낸 모 육군 중령
이 땅굴징후를 모두 확인하고는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본인은 즉시 확인해 본
결과, 김진영 육군총장의 함구령지시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으나 땅굴징후는 사실이라고 말하며 자
기와의 통화사실을 보안 유지해 달라고 재차 당부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김일성이 원하는 바가 남한에서 잘 지켜지고 있었
다. 군수뇌부가 땅굴이 발견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게 아닌가.
결국 내가 직접 확인하기위해 정지용씨에게 요구했다. 땅속에서 소리가 날 경우, 언제든지 좋으니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몇 일 후 정지용씨로부터 전화를 받고 현장인 행주산성으로 갔다. 그 때가
밤 11시경이었는데 earphone을 통해 땅속에서 나는 요란한 기계음을 직접 들을 수가 있었다. 참으
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기 상황을 종합한 후 육군본부 탐지과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탐지 과장은 말하기를 민원인들이
땅굴을 탐지했다고 자주 신고하는 이유는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 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래서
본인이 질문하기를 “땅굴이 않나와도 신고만 하면 보상금을 줍니까?”라고 물으니 대답을 못하고
머뭇 거리다가 “아닙니다. 그 보다는 군이 시추작업을 하면 그들이 우물을 거저 팔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라고 설득력이 없는 대답을 했다. 그래서 다시 질문하기를 “지금까지 몇 개나 우물을
거저 파 주었습니까?"라고 재차 물으니 “아직까지는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탐지과장은 민원인들이 땅굴이 있다고 주장하는 곳을 확인하기 위해 수 백 구멍을 뚫느
라 많은 시간과 수 백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되풀이 주장 했다.
"정 그러면, 군에서 뚫은 곳들을 같이 가서 확인해 보자"고 다그치자, 다시 말을 바꾸어 “사실은
한 곳을 확인해 보았는데 땅굴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답 했다. 이와같이 탐지과장은 허위보고를
해온것이 확인됐다.
다시 민원인(정지용)에게 확인해 보니 군에서 한 곳을 뚫고 청음확인한 것은 사실이나, 탐지과 녹
음기는 처음부터 고장난 상태였다고 대답했다. 그 당시 옆에 설치했던 정지용씨 녹음기에서는 지하
의 기계음이 녹취 되었는데 탐지과 녹음기에는 녹음이 않되어 이상하게 생각되어 작업하던 탐지과
(?) 병사를 심문하여 그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당시 정지용씨는 현역 보안사 대공
수사과 장교였다.).
다음으로는 탐지과 탐사장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탐지과에서 땅굴 탐사용으로 사용하는 펨스라
는 장비를 확인한 결과, 매질에 따라 달라지는 전자파의 투과 및 반사 성향을 이용하여 땅굴을 찾
는 장비로 적의 대응책을 고려한다면 거의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장비였다. 뿐만 아니라 탐지과
의 전자분야 전문가라는 모 대위를 확인해 본 결과, 임피던스(impedance)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수
준이었다.
위와 같은 모든 사실들을 확인한 후 국방부 장관(당시 최세창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종합 보고를
했다. 첫째, 육군이 첨단장비라는 펨스 장비로는 땅굴을 찾기가 어려우며 둘째, 민원인들의 땅굴
신고는 상당히 근거가 있고 확실시 되는 점이 있으므로 육군에 땅굴 탐사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하
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다.
보고가 끝나자, 최세창 장관은 약간 흥분되어 그 자리에서 즉시 당시 합참의장(이필섭 대장)을 불
러 “육군이 땅굴을 찾든지 말든지 개의치 말고 내가 국방부 예산을 별도로 줄 테니 의장이 직접
땅굴을 확인하라”고 지시하여 합참 주관으로 김포 후평리,민원인 땅굴 신고 지역을 확인키로 했
다.
후평리의 땅굴 검증작업이 진행되던 중, 민원인으로부터 지하에서 기계음이 녹음되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다음날 합참 책임자인 모 공군 준장과 직접 확인하러 가기로 하고 탐지과에 연락하여 민
원인들을 그 곳에 대기하토록 조치했다.
다음날 아침 그 곳에 가보니 민원인들이 한 명도 없었다. 이상해서 탐지과 심서기관(당시 탐지과
현장 책임자)에게 물어보니, " 민원인들에게 연락했으나 국방부에서 확인하러 나온다고 했더니 모
두 달아 났읍니다" 라고 말하여 옆에 있던 권(?) 모 소령에게 재차 강하게 확인 질문을 하였더니
연락하지 않했다고 대답했다.심서기관이 거짖말을 한것이다. 다시 심 서기관에게 "지하에서 녹음
된 소리가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녹음된 소리가 있어 확인 중에 있다고 대답했다. 본인이 국방부
를 떠날 때까지 녹음된 소리가 무엇인지,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 했다.
이상과 같이 탐지과가 땅굴징후를 무시하거나 허위보고를 자행하는 것은 적성세력이 탐지과에 있거
나 기타 다른 이유로 실무자들이 땅굴을 은폐하고 상급자(육참총장 등)에게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본인은 생각했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육참총장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후배인 최 모 육군 소장에
게 부탁하여 당시 육참총장인 김진영 대장을 면담케 되었다. 면담 도중 본인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
하게 되었다.
김진영 총장은 논리적인 답변도 없이 땅굴징후에 대하여 무조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땅굴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땅굴 찾는 사람들에게는 인신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기
분이 언짢게 된 본인은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땅굴 책임을 맡고 있는 모 육군 준장이 민원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민간인들이 제시한 곳에서 땅굴
이 나오면 내가 군복을 벗겠다.”는 말을 했다니 하급 장교들이 땅굴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
다. 이 말을 들은 김진영 육참총장은 말하기를 “땅굴이 나오면 그 장교가 왜 군복을 벗어요? 내
가 벗어야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 아닌가? 북한군 총장이 할 소리를 대신했다.
이 때부터 본인은 군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차 설득하기위해 김
진영 대장을 만나 새로운 정보를 전했다. 즉 보안사의 모 육군 대위가 땅굴 징후를 발견했다고 하
니 총장께서 비서실장을 통하지 말고 직접 확인 해보시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총장은 흔쾌히 대답하며 "내가 직접 전화로 확인해볼테니 전화 번호를 달라" 하여 모 대위
의 전화 번호를 적어 주었다.
이 같이 비밀리에 하기를 원했던 것은 해당 보안사 장교가 본인에게 발설하지 않을 것을 약속 해
달라며 정보를 주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당시 땅굴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하는 장교는 반드시 불
이익을 당한다는 군내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그 후 몇 일이 지나서 그 보안사 장교로부터 항의의 전화를 받았다. 상급자로부터 크게 꾸지람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김진영 대장은 땅굴징후를 확인하기는 커녕, 고의로 해당 보안사 장교에게 전
화를 걸어 꾸지람을 하도록 조치했던 것 같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상황이 심각한지라, 본인은 당시 국방부 차관(권영해)에게도 땅굴관련사항을 알렸
고, 보고를 받은 권 차관은 차관 보좌관에게 그 날밤 즉시 행주산성에 가서 땅굴 징후를 확인하라
고 지시했다. 그런 후 오후 늦게 다시 취소한다는 연락을 본인에게 해 왔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
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후 얼마 않되어 최세창 장관은 본인에게 국방과학 연구소로 돌아갈
것을 명하여 본인은 사임하고 대우그릅 기조실 부사장으로 옮겼다.
이 얼마나 불가사의한 일인가? 북한의 남침용 땅굴을 찾거나, 이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은 모두 제
거되는 상황이었다. 참으로 놀라운 김일성의 대남적화통일 노력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이다.
땅굴 1개 축선을 완료하는데 수 억불씩 투자되고 장기간 소요될 뿐 만 아니라 한 번 발견만 되면,
무능화 될 수 있는 것인데,이를 보호하기 위해,김일성이 얼마나 주도 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자신했겠는가? 이러한 현상은 6.25이후 구축해 놓은 강력한 간첩망에 의해 이루어 졌을 것임은 틀
림 없는 사실일 것이다.
과거 냉전시대 쏘련과 민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영국,독일 등에서 장관급 이상의 거물급 간첩들
이 많이 체포 되었고 월남전 당시 월남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월맹의 간첩이었으며,레바논의 제마
일 대통령 자신이 대통령 되기 전까지 미국 CIA 봉급을 받고 있던 첩자가 아니었던가?
우리는 남,북이 같은 민족이어서 간첩 포섭이 쉬웠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는 단 한명의 거물급
간첩이 체포된 일이 없지 않은가? 이 또한 김일성의 놀라운 노력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다.
@@ 글쓴이
윤여길 박사는 경기고 졸업, 육사 20기 졸업, 공학박사, ADD책임연구원, 국방장관 과학보좌관 역
임 시 육군탐지과 민원인 양쪽을 조사한 후 최세창 국방장관에게 "육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민원인의 신고가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남굴사에 윤여길 박사님의 글에서 발췌--
탁갚？
간첩이 체포된 일이 없지 않은가? 이 또한 김일성의 놀라운 노력의 결과라 하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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