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사이트 수입의 3배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
美 당국이 단속 강화하자 운영자들은 해외에 사이트 개설
카리브海의 조그만 섬 안티과에 위치한 배리모어 비치클럽. 최근 어느날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그 호텔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해수욕을 하는 사람도, 흰 백사장에서 열대 음료를 마시는 사람도 없었다. 모두 온라인 도박에 이끌려 인터넷으로 그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 소규모 카지노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비키니 차림의 젊은 여성 딜러 6명뿐이다. 그들이 웹카메라 쪽으로 몸을 숙이고 인스턴트 메시지로 베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컴퓨터는 수시로 입금 상황을 체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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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의 로버트 J는 룰렛 게임에서 불과 7회 베팅에 4백75달러를 날렸고, 홍콩 출신의 리키 L은 바카라에서 85달러를 땄다. 이들 인터넷 도박자가 매달 그 사이트에 갖다바치는 돈은 약 64만달러. 그들은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 팰리스에서보다 시간당 더 많은 베팅을 하기 때문에 돈을 잃는 속도도 2배나 빠르다고 피터 케이제이어는 말한다. 개설된지 2년 된 그 사이트를 운영 중인 그는 “인터넷에서 돈버는 2가지 업종 중 이것은 내가 어머니에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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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2백만명이 1천8백여개의 인터넷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다. 인터넷 도박은 이제 웹에서도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게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는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뿐이지만 온라인 카지노는 말 그대로 실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클릭만으로 베팅이 가능해 올 들어서만도 포르노 사이트들이 거둬들인 총수입의 3배에 이르는 약 35억달러가 인터넷 베팅으로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온라인 도박의 급성장은 이제 거센 반발을 유발해 요즘 잘 나가는 온라인 카지노 중 일부는 앞으로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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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달간 미국내 대부분의 신용카드 회사와 일부 인터넷 결제 회사들은 의원들의 압력에 밀려 온라인 카지노에서 날아드는 대금결제 요구를 거부했다. 美 하원도 10월 초 온라인 도박을 연방차원의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아직 상원 표결까지 가지는 않았다).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가장 오싹한 소식은 10월 중순에 나왔다. 한 미국인이 안티과에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61년 제정된 스포츠 도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1개월 형을 선고받은 것(그는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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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박의 비판자들은 인터넷이 사람들의 사행심을 지나치게 조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이같은 강경책도 때늦은 감이 있다고 말한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州 검찰총장은 “인터넷 도박이 특히 나쁜 이유는 중독성이 있는데다 아동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의원들은 책임 소재 문제를 우려한다. 대부분의 도박사이트들은 코스타리카처럼 규제가 느슨한 나라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딜러가 속임수를 쓰거나 베팅에서 이기고 돈을 못받아도 도박자를 보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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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박법안을 발의한 짐 리치(共·아이오와州) 하원의원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선 질 확률은 높아도 갖가지 규칙과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인터넷에선 아무 규제가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돈이 없는데도 도박을 하는 행위를 막을 안전장치도 없다. 오리건州 포틀랜드에서 남편 없이 자녀들과 함께 사는 로라 하버트는 2년 전 인터넷 빙고 게임에 푹 빠졌다. 자녀들을 재운 뒤 인터넷 도박을 즐기다 수천달러를 날린 그녀는 “빙고 사이트에 접속하면 마치 저녁 외출을 나가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계좌에 잔금이 없을 때는 빙고 사이트측이 그녀의 전화요금 청구서에 액수를 포함시키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돈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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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스피처 검찰총장은 신용카드 회사들에 도박자들이 특정 계좌로 돈을 입금할 수 없도록 해줄 것을 촉구했고, 시티뱅크측은 지난 6월 더 이상 웹 도박자들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시티뱅크는 또 도박 중독자를 돕는 기관에 4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디스커버 카드·MBNA·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주요 카드발급 회사들도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 휘티어 법과대학원에서 도박법을 가르치는 I. 넬슨 로즈 교수는 “인터넷 도박업체들은 신용카드를 받을 수 없게 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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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당국의 엄포가 신용카드 회사를 겁주기에 아직 역부족이라면 신시아 헤인스의 사례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지 모른다. 그녀는 10여개의 신용카드 회사에 7만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가 채무불량자로 낙인찍혔다. 그후 그녀는 인터넷 도박은 캘리포니아州에선 기술적으로 불법이므로 신용카드 회사들도 방조자라며 카드 회사들을 고소했다. 결국 그녀는 부채를 탕감받았다. 그후 그녀의 거래은행인 프로비디언 내셔널 뱅크와 퍼스트 유니언 은행 등도 하나둘씩 인터넷 도박 비용에 대한 결제를 중지했다. 헤인스처럼 강경한 법적 대응을 택한 도박자는 6명도 되지 않지만 여러 신용카드 회사들은 피소 위험이 큰 상황에선 결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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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의원의 법안이 최종 통과되지 않을 경우(안티과는 반대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인터넷 도박을 막을 연방정부 차원의 무기는 61년 제정된 송금법뿐이다. 그 법은 당초 전화를 이용한 스포츠 도박을 막기 위해 제정됐으나 뉴욕州 연방검찰은 98년 그 법을 적용해 21명의 온라인 카지노 운영자를 기소했다. 그중 13명은 유죄를 인정했고, 7명은 도피했으며 한명만 재판을 받았다. 그 한명이 바로 제이 코언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옵션 거래를 하다 6년 전 인기있는 온라인 스포츠 도박사이트 월드 스포츠 익스체인지(wsex.com)를 안티과에서 개설한 그는 은행 계좌·컴퓨터 서버 등 모든 것을 그 섬에 두고 영업했다. 현재 복역 중인 코언은 “나는 외국에서 합법적인 사업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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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베팅을 모조리 차단하기란 마치 10대에게 MP3를 다운로드 못하게 하는 것만큼 어려울지 모른다. 인터넷 도박을 금지하는 연방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시도들이 지금까지 대개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온라인 도박은 반대하면서도 州정부가 운영하는 복권사업이나 경마사업은 인정하는 모순된 현실 때문이다. 또 일부 신용카드 회사들은 비록 고의는 아닐지라도 인터넷 도박 비용에 대한 결제를 해주고 있다. 얼마 전 뉴스위크는 시티뱅크가 발급한 마스터카드를 이용해 인터넷 도박사이트 DrHo888에 1백달러를 입금한 뒤 룰렛 게임에서 두차례 이겨 50달러를 땄다. DrHo측은 뉴스위크의 신용카드 입금이 프랑스의 캐털로그商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처리했다(시티뱅크측은 그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고 말했다). DrHo의 케이제이어는 “거기엔 전혀 법률적 하자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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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가 온라인 도박을 겨냥한 새로운 법을 제정하더라도 카지노들은 새로운 입금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운영자들은 아직 사태를 낙관하고 있다. 흡사 금주법 발효 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밀주들처럼 현금이 계속 쏟아져 들어올 것이란 것이다. betonsports.com의 데이비드 캐러서스는 “미국 소비자들은 도박을 원하며 도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스포츠 승부예측 회사로 미국에서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사업 중인 GWIN社의 CEO 웨인 루트는 “인터넷에서 선택의 자유를 막을 순 없다. [리치와 같은 의원들은] 미국 기업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수익률이 높은 사업에 참가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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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반 카지노들은 떼돈 벌 기회를 놓치기 싫어 해외에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 MGM 미라지는 10월 초 새로운 웹카지노를 해외에 개설했고, 파크 플레이스 엔터테인먼트社는 자체 사이트를 만들고 있다. 파크 플레이스 엔터테인먼트의 CEO 토머스 E. 갤러거는 “우리는 인터넷 도박이 합법적인 곳에서만 서서히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카지노 입장에선 인터넷 도박사업의 경제성을 뿌리치기 힘들다. 호텔을 짓고 그 주위를 해적선과 노래하는 곤돌라 사공들로 둘러싸려면 10억달러가 들지 모른다. 그러나 인터넷 도박사이트는 실력있는 딜러에다 서버만 있으면 누구든 개설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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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터넷 도박사이트는 95년 단돈 1백50만달러를 들여 개설됐다. 게다가 화려한 서커스 공연도, 6달러95센트짜리 ‘특급’ 갈비 뷔페를 제공할 필요도 없다. DrHo의 케이제이어는 “일반 카지노에선 그런 오락거리들이 도박자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선 8시간 내내 게임 몰두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케이제이어는 자신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가 너무 성공적이어서 이제 더 큰 곳으로 옮기는 한편 더 많은 여성 딜러를 고용할 작정이다. 적어도 현재로선 사업확장이 그에게 안전한 베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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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뉴스위크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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