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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불법선거운동 기승

(전주.광주.대전.춘천 = 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불법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처벌을 피하려고 갖가지 편법을 동원하는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단속기관이 애를 먹고 있다.

23일 광주.전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월 31일 치러지는 제4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관련, 지난 해 7월부터 최근까지 6개월여 사이에 적발된 불법 선거운동은 모두 314건으로 제3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기간의 225건에 비해 40%나 증가했다.

강원에서도 현재까지 124건이 적발됐으며 충남에서도 82건의 불법 선거운동이 확인됐다.

전북의 경우 2002년 지방선거 이후 적발된 95건 가운데 32건이 최근 6개월 사이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등 선거가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불법 선거운동이 노골화되고 있다.

불법 선거운동은 금품이나 음식물 제공, 시설물 설치, 홍보물 배부, 신문.방송 부정이용 등 전통적 유형이 많지만 수법은 시간이 갈수록 지능화.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북도선관위는 지난 해 10월 자신의 사조직 관계자를 통해 체육단체 임원 이.취임식에 참석한 회원 1천5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단체장 후보자 A씨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는 후보자가 직접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기 보다는 사조직이나 주변 사람을 통해 비밀리에 식사 비용을 대고 자신을 알리는 수법이다.

각종 모임이 열리는 대형식당 관계자들을 '포섭'하거나 아예 평소 알고 지내던 동창회.친목회 관계자에게 모임 개최를 요청, 인사를 한 뒤 은밀히 비용을 건네는 방식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충남지역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B씨는 대형식당 주인이나 종업원에게 '모임이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부탁한 뒤 각종 계나 동창회 모임 등에 참석, 회원들에게 인사를 하다 선관위에 적발됐다.

B씨는 그 대가로 음식을 팔아주거나 커미션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전북도 내 한 단체장은 농협으로부터 받은 1천만원의 장학금을 자신이 주는 것처럼 관내 청소년 20명에게 지급하고, 이장 17명에게 1천600만원의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했다가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인천에서는 2003년 3월부터 2005년 7월까지 노인들을 대상으로 복지센터에서 무료 강좌를 벌이며 2천400만원어치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C시의원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전북도의 경우 시장.군수 후보자의 불법 선거운동 21건 가운데 90%가 현 단체장 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한 불법선거운동도 급증하고 있다.

포항에서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시장 입후보 예정자를 지지.선전한 D씨 등 2명이, 원주에서는 새해를 맞아 1만1천여명의 유권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기초의원 입후보자 E씨가 각각 검찰에 고발됐다.

상대 후보를 음해하는 진정서와 투서를 단속기관에 제출해 선거운동을 방해하기도 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불법 선거운동이 교묘해지고 있다.

전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와 포상금 제도, 법원의 엄격한 선거법 적용 등 처벌이 강화되면서 신종 불법선거운동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비공개 단속요원을 위촉해 감시활동을 벌이고 검.경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워낙 수법이 교묘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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