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로스쿨 법안’이 제동 걸린 데 이어, 법무부가 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사람들의 국내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입법 예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들의 ‘금밥통’ 지키기가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만든 ‘외국법 자문사법(諮問士法)’ 초안에 따르면 외국 변호사는 ‘변호사’로 부르지도 못하고 외국법자문사로 불러야 한다. 국내 소송 업무도 할 수 없으며 국제 소송 등 제한적인 업무만 해야 한다. 외국법자문사는 국내 법무법인·변호사와 동업이나 제휴·합작도 할 수 없도록 했다. 국내 변호사를 고용하지도 못한다.

자기 영역을 다른 직군에게 뺏기지 않고 독점적·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변호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변리사·법무사·공인중개사 등 유사 직역(職域)과의 갈등이다.

변리사들은 “특허법인에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무사들은 “단순 소액 사건을 대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은 이들 업무를 모두 법률 사무로 규정,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직 단체들은 작년에도 이런 변호사법을 개정하기 위해 법개정을 추진했으나 대한변협과 변호사인 국회의원들에게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변호사법 개정이 어려운 이유는 법안 제안권을 가진 법무부나 대법원, 법안을 심사·통과시키는 국회 법사위원회 위원 등이 대부분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 문제도 10여년의 논란 끝에 작년에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법안을 제출했지만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