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실한 변호도 감안"
과도한 변호사 수임료는 의뢰인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건강식품 대표였던 임모(37)씨는 2004년 10월 중순 약사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주변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자 다급해진 임씨는 고교선배를 통해 A변호사를 소개받고 수임료 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A변호사는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게 해주겠다고 큰소리 쳤다. 임씨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에게 착수금으로 1,500만원을 지급한 상태였지만 해당 변호사를 해임하고 착수금도 포기했다.
임씨는 그러나 같은 해 12월 징역 1년3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두 달 수임료로 거액을 지불하고도 감옥에 가게 된 임씨는 A변호사를 상대로 용역대금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성과에 비해 A변호사가 과다한 수임료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A변호사는 공판과정에서 임씨에 대한 보석을 신청했지만 실패했고 임씨의 공판에는 단 한 번 출석했다. 피고인 신문과정에서도 A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양형 참작사유만을 재판부에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동부지법 민사12부(부장 임수식)는 20일 A변호사는 임씨에게 1억2,000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위임사무를 완료했다 해도 약정된 보수액이 부당하게 많아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의뢰인은 보수액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씨가 A변호사를 선임하게 된 과정, 종전 변호인과 비교해 A변호사가 받은 수임료의 규모, A변호사가 공판 과정에서 보인 변호활동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수임료는 3,000만원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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