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큰 실수는 “편을 외면하고 적을 포용하는” 비굴한 피아관이었다.

그 실수와 이번 4.27 재보선은 관계가 깊다.

나도 이번 4.27 재보선에 대하여 남들처럼 결과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정도일 뿐 사전에 예측한 바가 없다.

하지만 우파 논객 분들의 사전예측과 사후해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첫째, 좌파야당의 복지포퓰리즘을 가지고 다툰다면 여당은 필패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제시한 아젠다이기에 그들이 설정한 프레임 내에서 따지게 되므로 당연히 불리한데다, 정권을 쥐고 있지 않아 예산집행권이 없는 야당은 공약실천에 대한 책임이 없기에 안심 놓고 장밋빛 공약을 지껄여도 되지만, 여당은 예산에 따른 공약실천의 책임을 지므로 안심 놓고 지껄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지포퓰리즘으로 다투면 필패한다는 것이다.

둘째, 저들을 이기려면 저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을 선택했어야 했다.

저들이 색깔론을 가장 싫어하면 그것은 저들을 이길 수 있는 무기가 색깔론이라는 점을 저들이 노출해준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4.27 재보선에서 반성할 점과 배울 점을 짚어본다면,

우선, 저들의 기준에 맞춘 경쟁자로 저들의 성향과 비슷한 엄기영을 내세운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즉, 저들의 아젠다인 복지를 가지고 다투므로 저들 성향의 표는 당연히 야당인 최문순에게 갈 뿐만 아니라, 야당이 제시한 복지기준으로 싸우는 야당성향의 여당후보를 여당 지지자들이 지지해줄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찍어주지 않을 표를 구걸하다가 찍어줄 표를 놓쳐버린 점이 가장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분당 을의 강재섭의 경우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본다.

40%대의 투표율 가지고 그 정도 득표했다는 것은 선방했다고 봐야 한다.

좌파성향의 유권자는 소수이긴 하나 투표참가에 적극적이므로 낮은 투표율 하에선 좌파야당이 유리하다.

그러므로 만약 60%대의 투표율을 보이는 총선이었다면 강재섭이 당선되었다고 본다.

비록 떨어졌지만 강재섭은 잘했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재보선으로 일어선 김해 을의 김태호의 경우는 멋진 경우라고 본다.

40%도 안 되는 낮은 투표율 하에서 친노무현 정서를 적극 활용하려는 파렴치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였다는 데서, 김태호는 임명직보다는 선출직에서 특유의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국무총리가 되는 것보다 국회의원이 되어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된 일이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지지성향 유권자를 외면하여 찍어 줄 표를 놓치고, 찍어주지도 않을 반대성향 유권자를 설득하려는 헛수고가 이번에도 반복된 점은 깊이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점을 깊이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굳이 걱정되는 점은 딱 한 가지다.

‘닭그네가 구원투수’ 어쩌고 하며 또다시 사태를 엉뚱하게 해석하여 줄서기 하는 점이다.

분명히 말하건데, 선거 패배를 가지고 자기지분을 챙기려는 소아적 집착을 보인 닭그네는 구원투수가 아니라 훼방군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