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는 지난 '98년 전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학교를 사적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온갖 부정과 비리로 얼룩지게 만들었던 구 비리재단 세력을 몰아냈습니다. 이는 외대가 비리재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다시 명문사학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역사적인 투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6년여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 외대는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명문사학으로 거듭나는데 많은 장애가 되고 있으며, 분규대학의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수, 학생, 직원 등 전 구성원은 오랜 시간동안 재단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작년 '재단발전위원회'를 통해 공영재단 건설에 최종 합의하였습니다. 외대의 지난 역사를 돌아 볼 때, 다시는 학교가 특정한 개인이나 세력에 의해 사유화되어서는 안되며, 외대가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 및 사회의 소유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 결과라 생각됩니다.
이어 올해 5월부터는 구체적인 공영재단 건설을 위해 '이사추천위원회'를 소집하여 각 구성원별로 공영재단 이사회의 이사 후보들을 추천하였습니다. 실로 재단 구성의 막바지 단계로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공영재단 건설을 위한 구성원들의 이러한 피나는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지난 13일, 대외부총장과의 면담에서 현재 교육부가 향후 재단이사회 구성을 4(학교 추천): 2(교육부 추천): 2(기업인사): 1(설립자측 인사)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교육부의 방안은 그동안 공영재단을 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합의하고 추진해온 방안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입니다. 더욱 분노할 사실은 설립자측의 영향력 상실을 고려해, 설립자측에서 기업인사 2인을 추천해 함께 선임되는 방안으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금 외대를 사유화하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며, 그동안 사학재단의 사유화 및 부정, 비리를 옹호해왔던 교육부의 본질을 다시금 드러내는 것입니다.
교육부가 어떤 곳인지 저희는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사학재단의 투명한 운영을 감시하기는 커녕, 오히려 부패한 사학재단과 결탁하여 학교를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어왔던 곳이 바로 교육부입니다. 이러한 교육부는 외대에서도 구 비리재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교육부가 재단개혁에 대한 구성원들의 열망은 깡그리 무시한 채 일부 학내 세력들과 결탁하여, 제 2의 재단사유화를 획책하고 있다는 데에 외대 전구성원들은 경악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재단개혁의 도도한 흐름을 거스르는 교육부의 이러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개혁적이고 민주적 인사들로 구성된 공영재단을 건설하기 위해 전 구성원들과 함께 단결된 투쟁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교육부는 지금 당장 기만적인 4 : 2 : 2 : 1 방안을 철회하고, 외대의 주인인 전 구성원들의 의지에 따라 민주적 인사들로 공영재단이 구성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뒤늦게나마 그 소임을 다하는 일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는 교육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교육부는 향후 외대 재단 구성을 위해 4 : 2 : 2 : 1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지 분명하게 답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에 대한 교육부의 공식입장은 무엇인지 답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사항에 대한 답변을 8월 20일까지 회신하여 주시기 바라며, 답변이 없을 경우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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