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국회의원비리 > 뇌물수수 부산시청 공무원 영장 기각 논란 확산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던 부산시청 간부공무원이 검찰의 영장기각으로 풀려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검찰의 불구속 지휘에 내부적으로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고, 시민단체도 문제의 공무원 처벌을 촉구하면서 비리 척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부산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모 복지법인에게 3천8백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1일 해운대경찰서에 체포됐던 부산시 공무원 K(52) 씨는 23일 다시 풀려나 시청에 출근했다. 경찰이 K 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했기 때문.

경찰에 불구속 지휘를 내린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복지법인의 장부에 드러난 뇌물혐의 중 상당부분이 2003년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단순뇌물죄의 공소시효 5년을 지났고,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두 번의 수뢰 혐의에 대해서도 K 씨가 당시 교육을 다녀와 직무와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또 단순 수뢰죄가 아닌 공소시효 7년짜리 특가법상 수뢰죄를 적용하려면 직무와의 연관성과 뇌물을 받은 행위의 연속성이 밝혀져야 하는데, K 씨의 경우 뇌물을 받은 시점이 2003년과 2005년에 집중돼 있어 시간간격이 2년 정도 떨어져 경찰 수사만으로는 수뢰행위의 연속성을 밝히기가 힘들다는 점도 고려됐다.

검찰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따를 수 밖에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복지법인 원장 A(50) 씨의 진술과 계좌에서 인출한 금액, 그리고 뇌물장부의 기록이 서로 일치하는 상황에서 추가 증거를 내놓으라는 지시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원장 A 씨로부터 돈을 받아 이 중 일부를 공무원에게 전해줬다고 경찰에 진술한 브로커 임 모(62) 씨가 K 씨와 접촉한 뒤 잠적한 점으로 미뤄, K 씨가 풀려나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경찰 안팎에서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부장검사 급의 고위검찰 간부였던 변호사가 이번에 공무원 K 씨의 변호를 맡은 것이 검찰의 불구속 지휘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지시민단체인 사회복지연대도 성명을 통해 비리공무원에 대한 엄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국장은 "복지법인과 관련공무원이 복지비리의 두 개의 축이지만, 그동안 공무원에 대해서는 전직처분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등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비리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복지연대 성명을 시작으로 지역 사회복지관련단체들이 조만간 함께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비리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K 씨의 석방에도 불구하고 뇌물장부로 촉발된 복지비리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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