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유감

이송오 목사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을 신문의 칼럼들을 통해서 본다. 어떤 글은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떤 글은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며, 어떤 글은 공감을, 또 어떤 글은 무한 각오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것이 글의 힘이다. 그래서 좋은 글을 써서 그 민족을 계도하는 사람들을 선각자라 부르지 않는가?

하지만 어떤 글은 대중 위에 군림하는 인상을 주기도 하며, 어떤 글은 목적 의식도 없고, 또 어떤 글은 그야말로 무익한 것들도 있어 왜 하필이면 이런 글을 썼을까 하고 의문이 들기도 하며, 그가 느낄 수치심을 내가 대신 느낄 때도 있다.
김지하 시인의 글을 두어 편 신문에서 읽었는데, 그의 박식함 때문인지 안하무인격이다. 마치 나는 글 쓰는 사람이고, 너희는 읽을 의무가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인상을 받는다. 그가 금년 11월 10일 한 일간 신문에 “4대강과 풍수, 그리고 세종시”란 제목으로 쓴 글이 필자에겐 그런 인상으로 다가왔다.

그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자신의 생각을 그야말로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 문제에 있어서는 자기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는 듯이 갈겨썼고, 그의 주관이 가장 정답인 양 썼다. 4대강 사업을 구상하고 염려하고 기대하는 국책사업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대통령과 정부뿐만 아니라 백년대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그에게는 모두 골빈 사람들같이 보일 뿐이다. 그는 국토관을 들고 나왔고, 그 정책책임자를 오역, 오사, 황극 같은 벌을 주어 하늘에 빌게 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산, 강물, 숲, 모래밭이 하늘에 속하는 영지, 즉 천지임을 모르느냐고 소리쳤다. 그는 4대강 사업을 그 하늘의 영지를 때려 부수는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거명했다.

대통령은 정치인이고, 김지하 씨는 시인이다. 정치인은 동적이지만 시인은 정적이다. 정적인 사람이 동적인 사람의 일을 보려 하면 시가 아니라 욕이 나오게 되어 있다. 반대로 동적인 사람이 정적인 사람을 보려 하면 유치하게 보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 분야에서뿐 아니라 국토개발에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옛날로 치면 왕이다. 왕의 제일 덕목이 무엇인가? 치산치수를 잘하는 것이다. 치산치수는 백년대계이기에 그 사업이 완성될 때까지는 사람들이 백인백색의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4천8백만 명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는데 왜 시끄럽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게 되면 그 책임을 누구보고 지라는 것인가?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하려 하자 DJ, YS 등은 도로에 드러누워 반대했다.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된 후 그들 정치인들은 경부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구도로로 다녔는가? 서산간척사업, 영산강, 시화호, 새만금 등으로 피해를 본 국민도 많다. 그 외에도 충주호, 안동호, 주암호, 춘천댐도 마찬가지로 김씨같이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사업들이 우려할 만한 악재를 가져왔던가, 아니면 득을 가져왔던가?

혁명과 개혁은 이전보다 더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해 이전 것들을 부수어 내야 하는 과업이다. 우리나라 강들이 우리나라가 처음 지음 받았을 때의 그것들과 같은 것인가, 아니면 홍수와 가뭄과 폐수 방출과 주변 개발로 어그러지고, 좁아지고, 볼품없고, 불편한 것인가? 매년 생긴 피해와 그 복구를 위해 쏟아 부은 혈세 등은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시인의 눈에는 모든 것을 그대로 둬야만 한잔 걸치고 시상을 얻으려고 옛 생각을 하겠지만, 창자에 붙어 있는 용종 같은 꼴사납고 거슬리는 것들을 제거하면 지금보다 몇 배 더 아름답고, 시원하고, 보기 좋은 강들이 된다는 것을 모르겠는가?

정치가 어떻고 차기 대권 주자의 머리 굴림이 어떻고 그런 것들은 필자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리모델링을 하고 나면 옛날의 그 모습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깔끔해질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돈은 그런 데 써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고 정주영 씨가 이뤘던 과업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그때라고 시끄럽지 않았는가? 그때 시끄럽다고 사람들은 모두 이민 가고 없고, 지금 이 땅에 수혜자들은 없는가!

어떤 사람은 공사기간 동안 식수를 걱정하기도 하나 그런 것도 해결 못할 대통령이 22조 원이 넘는 공사를 하겠는가? 홍수가 나서 흙탕물이 흐를 때는 어떻게 견뎌 냈는가? 대통령이 되고 나면 뭔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업적을 남기고 싶어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전두환 대통령은 중부고속도로를, 노태우 대통령은 중앙고속도로를, YS는 위험한 KTX를, DJ는 쓰지 않는 울진공항, 무안공항, 양양공항을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업적을 남기려 할 것이다. 그는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었고,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하여 고기가 놀게 한 경력자이다. 우리 대통령님이 김 시인보다 몇십 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 사업에 밤잠을 자지 못하고 애썼을 것이다. 불평하는 국민은 미래를 판단할 수 없겠지만, 분명히 우리 후대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왜냐하면 개선을 했기 때문이다.

머피의 법칙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일은 그 일을 완성하기 위하여 쓸 수 있는 시간을 완전히 쓸 때까지 확대된다. 그리고 완성까지 시간이 많이 쓰이면 쓰일수록, 그 일은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난지도 쓰레기장이 개수하고 나니 어떻게 되었는가? 공원이 생기고 골프장이 생겼으며 새들과 짐승들이 노니는 월드컵 공원이 되었다. 김시인은 4대강 사업에는 독설을 내 뱉었으나 요즘 한참 시끄러운 세종시 문제에는 오히려 정총리를 두둔했다. 왜 4대강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세종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가? 정총리가 친구이기 때문인가? 이런 사람이 국민을 계도할 글을 쓸 선각자 자격이 있는 것인가? 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