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탈세를 하려는 파렴치한입니다.. 저는 어린 간난아이를 맡기고 일을 하려는 무정한 어미이며, 또한 고용보험을 타먹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한마디로 미친 사람입니다..
조그만 커피대리점을 하기위해 사업자등록증을 내려고 세무서에 갔습니다.. 하려고 하는 일이 물건을 보관할 창고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고 마침 집의 지하에 창고가 있어 집에서 사업을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사업자등록증을 신청하러 갔는데요, 세무서에서 제 이름으로는 사업자를 내 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남편과 관련이 있는 사업인데 왜 제 이름으로 사업자 신청을 하느냐는 겁니다..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일을 할 껀데 문제가 있냐고 물으니 저는 그 쪽 계통의 일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습니다.. 사업의 주체가 제가 될 수 없다면서요.. 그러면서 제 앞으로는 재산이 하나도 없다는 둥, 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왜 월급을 50만원 밖에 안 받았냐는 둥..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취조를 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고는 목요일 쯤 등록증을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신청하고 오면서 기분이 더러워 눈물이 나더군요..제 앞으로 재산이 없으면 사업을 할 수 없는 겁니까? 그리고 그 쪽 계통에 경력이 없으면 안 되는 겁니까? 사업자등록증을 낼 때 저의 개인적인 사항까지 답을 해야하는 겁니까? 남편은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곧 명퇴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곧 다시 취직을 할 예정이구요... 그럼 그 일은 제가 하는 일인건데 왜 안된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남편의 도움이 있어야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야 한다는 말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 예로, 만두가게는 꼭 만두기술자만이 주인이 될 수 있는 겁니까?
어제 세무서에서 다시 전화가 왔더군요.. 조사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자마자 묻더군요. 남편은 현재 직장이 있느냐고.. 사실대로 곧 퇴사를 할꺼라고 하니까 그럼 제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 줄 수가 없다고 하네요. 이유는 제가 위장사업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탈세를 할꺼고 또한 명퇴한 남편은 직업이 없어서 고용보험을 타 먹을 것이고.. 그렇답니다... 세무서 직원은 모두 점쟁인가 봅니다.. 앞 일을 미리 잘 알려주는 것을 보면요... 복비라도 주어야 겠습니다.. 저녁때 남편에게 말하니 계속 다닌다고 거짓말이라도 하지 그랬냐고 나무라더군요... 울고 싶습니다.. 순진한게 죕니다.. 어리숙한게 죕니다.. 사실대로 말하는게 죕니다.. 정말 거짓말이라도 할 껄 그랬습니다..이 일로 남편과 싸우게 됬습니다..
오늘 세무서에서 조사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할 사업에 대해 아주 상세히 묻더군요.. 제가 일을 하게 되면 받게되는 마진은 어느 정도이고, 투자비용을 어느정도이며, 또한 지금 제게 있는 저희 딸은 어떻게 할 예정이냐구요.. 제 딸이 38개월이 조금 넘은 것도 저에게 아주 친절히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어린 불쌍한 아이를 어찌 맏기고 일을 하겠냐고 하더군요.. 또 그 말도 했습니다.. 남편이 명퇴를 하게 되면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를 받게 되는데 그게 문제가 된다구요..
저는 졸지에 어리고 불쌍한 딸자식 맏기고 일 나가는 무정한 엄마가 되었으며, 저희 남편 또한 고용보험 공으로 타먹으려는 파렴치한이 되었습니다.. 또, 우리는 어찌하면 탈세를 할까를 고민하는 사기꾼이 되었습니다.. 모르던 사실도 알게 됬습니다.. 세무서에서 고용보험의 업무까지 본다는 것과, 친절하게도 아시는 세무사까지 소개해 준다는 것입니다..
조사관은 내일 회사와 계약한 계약서를 가지고 세무서에 들어오라는데 저는 아직 회사와 계약서도 쓰지 못했습니다.. 사업자 번호가 있어야 코드를 만들고 계약을 할 것이 아닙니까? 혹 세무서 직원이 그 정도도 모르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처음부터 거창하게 사업이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주변에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곧 명퇴되어 바로 취직될지 불분명한 남편 대신 집안 살림에 보탬이라도 될까해서 하려는 건데, 그게 뭐 잘못입니까? 저, 직장 다니면서 꼬박꼬박 세금 다 낸 사람입니다.. 남편도 그렇구요..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세무서에 뭐 밉보인거라도 있냐고 하더군요.. 혹시 제가 모르게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랬다면 사과드립니다.. 제 기억에는 없지만...
질문드립니다..
첫번째, 사업자등록을 할 때는 본인 앞으로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합니까?
두번째, 사업자를 낼 때는 그 쪽 계통에 경력이 있어야 합니까?(단순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사업자를 낼 때 전 직장의 급여도 관련이 있습니까?
네번째, 남편이 직업이 없어지면 제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는 것이 위법입니까?
다섯번째, 남편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하는 것이면 남편의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야 합니까? 그러면 나중에 남편 도움을 받지 않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섯번째, 업종에서 '기타'는 기입하면 안 되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일곱번째, 사업자를 낼 때는 내가 향후 아이를 어찌할 것인지, 사업자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또 사업계획서까지 제출하고 사업계획을 세무서에 보고해야 하는 겁니까?
여덟번째, 남편이 지원해 주는 사업자금도 증여라 칭해야 하는 겁니까? 그럼 남편이 저에게 사준 목걸이, 옷 또한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겁니까? 또 남편에게 자금을 빌리게 되면 계약서라도 써야하는 겁니까?
아홉번째, 사업자금을 꼭 제가 벌어야 하는 것이고 제 앞으로 된 통장에 돈이 있어야 사업자가 나오는 겁니까?
열번째, 요즘 세무서는 세무사 중계업과 고용보험의 업무까지 같이 보고 있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첫번째, 민원이 묻는 질문에 성실히 답해 주십시오. 저는 세무서에 처음 가 봅니다.. 업종에 무얼 써야 할지라던가 그런 것들은 솔직히 상세히 몰랐습니다.. 그저 회사 이름만 지어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 거 모른다고 장사하지 말라는 법 있는지요?
두번째, 민원의 약점을 건드려 당황하게 하지 마십시오. 그렇습니다.. 저는 재산도 없고 경력도 없을 뿐더러 전에 있던 회사에서 월급도 50만원 아래로 받았습니다.. 정확하게, 그런 적도 있습니다.. 저의 신청서를 받았던 사람의 말을 듣는 순간 화가 나기보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당황되었습니다.. 월급 50만원도 못받은 것이요.. 이유라도 물었다면 아파서 휴직을 했었다고 말했을텐데 이유는 묻지 않더군요... 저는 너무 당황하고 그 사람의 태도에 주눅이 들어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굉장히 당황했던 것을 아마 그 사람도 알았을 겁니다..
세번째, 민원은 당신의 동생이나 후배나 자식이 아닙니다.. 동생이나 후배, 자식를 대하듯 아무렇게나 대하지 말아 주세요.. 결국은 내가 있어 당신도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친절교육이 어쩌구저쩌구..' 같은 답변이 아닙니다. 이 글 마저 성의없게 답해 주신다면 저는 정말, 이 나라 국민인 것이 싫어질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안양세무서장과의 대화에 올렸습니다.. 답변이 없네요.. 역시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대통령보다 더 무서운게 세무서라고... 먼지 털면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정말 세무서 무섭습니다.. 그 권위의식이....
사업자가 없어서 영업해 놓은 거래처 다 놓치게 생겼습니다... 이건 어디에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도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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