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康 錦實 법무부 장관 님!
< 참고사항 >
본 문서는 학생참사 부상자가족 정 윤용이 강 금실 신임 법무장관께 올리는 문서로써, 장관이 직접 읽어주시길 바라며 2003년 3월 3일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민원접수처 직원 "노 수환" 에게 정식으로 접수하였고, 민원부서는 [법무부 문서번호 총무07000-718] 로 소관부처인 법원행정처 (민사과, 02-3480-1337)에 이첩되었다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또한, 참조부서인 서울고등법원 제23민사부에 제출하기 위하여 서울고등법원 민원접수처에 같은 날 본 문서가 제출되었습니다. 본 사건과 관련하여 부디 새정부의 사법부는 국민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존중하고, 국민의 부당한 권리침해나 혹은 인권유린에 대하여 결코 묵과하지 않는 추상 같은 판결을 내림으로써,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는 국민의 "참여정부"가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명실공히 법이 국민을 위해 있다는 사실을 이 일을 통하여 온 국민과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歎 願 書
2003年 3月 3日
法務部長官 康 錦實 貴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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歎 願 書
【仁川火災慘事 負傷者 補償과 抗訴審에 관한 歎願】
仁川火災 學生慘事 負傷者家族 鄭 允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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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 서울고등법원 2002나 37490
탄 원 인 : 정 윤 용 (인)
주민등록번호 : 550611-122xxxx
주 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갈산동 368 두산A 10x/x01호
참 조 : 서울고등법원 제23민사부 담당판사
존경하는 康 錦實 법무부 장관 님!
역사의 수레바퀴는 이 땅에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희구하며 온갖 소리를 내며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충격적인 기억들조차 너무 쉽게 망각해버리는 우리는 4년 전 그 날의 비탄을 태연히 묻어둔 채, 오늘에 이르러 또 다른 참사의 통한이 대구에서 재현되고 말았습니다. 4년 전의 그 날, 불구덩이 속 아이들의 참혹한 떼죽음 앞에 우리사회는 참회하는 흉내를 내었지만, 오늘 다시 눈뜨고 당하는 똑같은 현실에 망연자실할 뿐이며, 사나운 역사의 바퀴자국 속에 상처 입은 모습으로 남은 부상자들은 지난 4년여 동안 숨어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이제 또 얼마나 긴 시간을 그렇게 더 보내야만 하는 것인지, 무정한 세월을 틀어쥐고 목조르기 하고있는 무책임한 지방행정과 공평치 않은 법원행정이 야속할 뿐이며, 보장 없는 저의 미래가 너무도 암담하여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 드리는 바입니다.
저희들의 문제가 고통 받는 서민가정의 일이기도 하여, 무엇보다도 여성의 섬세함과 온화함이 돋보이는 신임 강 금실 법무부 장관 님께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서민형 이미지가 강한 신임 노 대통령 님의 개혁적 통치철학을 훌륭히 보필하고 완성하기 위하여 중임을 맡으셨으니, 소시민들이 현실사회에서 겪는 부당한 차별이나 인권유린에 대하여는 국민의 어머니와 같은 입장이 되어 깊이 살펴 주시고, 법원으로 하여금, 국민의 생존권 보장과 인권보호에 보다 단호하고 확고한 자세를 견지토록 하시어, 결과적으로 법원의 독립적 위상을 바로 세우는 법치행정을 실현토록 하심으로써, 공정하고 효율적인 국정운영에 크게 기여해 주시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관료사회의 구태의연한 권위주의와 행정만능주의가 시급히 개혁되어야 하는 현실은, 누구보다도 강 금실 법무장관님께서 민변과 한국인권재단의 재직 경험을 통하여 몸소 체득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권력이나 행정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로 행사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동안 고통 당하고 소외되어온 저희들의 하소연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개략적 이해만으로도 쉽게 파악하실 수가 있으실 것입니다. 바라건대, 강 금실 법무장관님의 현장경험을 살리시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법이 존재하는 엄연한 사실을 법치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우리문제 또한 같은 취지에서의 합당한 조치를 내리시어 필요한 절차에 따라 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전임 정부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저희들의 문제가, 잘못된 것은 과감히 털고 가겠다는 새 정부의 결단으로 해소되길 바라며, 그동안의 견디기 힘들었던 저희들의 현실을 새 정부에 알려 구제 받고자, 전 오늘 졸필로써 장문의 탄원을 올리게 되었사오니 부디, 고통의 장기화에 지친 부상자들의 민원을 수렴하시어, 새 정부의 국정목표인 "국민과 함께 하는 정부"로써 슬픔까지도 국민과 함께 하는 노무현 정부의 참모습을 보여주시고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동과 서 그리고, 좌와 우를 폭 넓게 아우르는 국민 대 통합의 시대를 열어 소외되는 국민이나 계층이 없도록 함으로써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향한 힘찬 발걸음에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이 국가적 부흥기를 맞이하여 동북아시대의 주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바야흐로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의 시대에도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큰 정치를 실현하게 됨으로써, 국민들로부터도 아낌없는 찬사와 신뢰를 받는 "노무현 참여정부"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민주사회의 법치행정을 바로 세우는 참여정부가 되어 주십시오.
청천벽력의 대형참사에 치명상을 당했던 아이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고통스런 하소연이 그 동안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감추어짐으로써, 우리사회에 불평등한 인권유린의 현장을 또 하나 만들고 말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뇌물수수, 불법묵인, 결탁, 방조 등, 관할공무원들의 온갖 탈법과 비리가 판을 치던 지역의 영업정지 및 업소폐쇄명령을 받은 한 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140여 명의 어린 학생들이 화마의 불길 속에 갇혀, 죽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는 대형인명참사가 발생했었습니다. 이름하여 "인천호프집화재참사!" 지금쯤 세인들에게 잊혀져 가는 사건의 기억과 함께 피해자들의 고통스런 삶이 과거 속에 묻혀지고 있는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한 50여 명의 부상자가족들은, 아직까지도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한숨 속에 기약 없는 통한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마저 경악케 했던 후진국 성 대형인명참사 사건에 있어,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후처리를 단체장에게 약속 받은 부상자들이, 지금 무소불위한 행정의 위력 앞에, 정신적 경제적으로 존립하기 힘든 한계상황으로 까지 내몰리며,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졸속 보상안에 승복하라는 항복 요구압력을 받고있으며, 그에 따르는 고통까지 속수무책으로 강요당하는 사태에 직면하여 있습니다. 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이 인천시의 시간 끌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젠 생존권 박탈의 위협마저 느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보니 비통하기마저 합니다. 물리적 폭력만이 고문은 아닐 것입니다. 시민의 생존권을 빌미로 절대권력을 행사하며 눈에 보이지 않게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야말로 더욱 야비하고 악랄한 고문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천시는, 사망자에게 이미 적용한 기준을 약속대로 부상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여야할 명백한 책임이 있음에도, 오직 시간 끌고 방치하는 것으로 그 책임을 면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피해자들에게 있어서는 고문과도 같은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법원의 소송절차를 이용한 합법적 고문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과 진배없는 처사인 것입니다. 법원이 행정의 들러리라는 의혹이 생겨나지 않도록 이제 적법한 판결을 내려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법원을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믿고 있는 이유도 바로 잘못된 정치나 행정으로부터 고통 당하는 국민의 권리가 판결에 의해 지켜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4년여의 허송세월을 강요당한 현실은 합법을 가장한 고문행위
사람이 이 죽고 사는 것이 오로지 하늘의 뜻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사고 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뇌 손상을 입어 백치가 되어 있는 못난 제 자식은, 말도 못하고 대 소변 처리도 부모가 곁에서 해줘야만 합니다. 자리를 잠시 비울 수도 없습니다. 가능하면 한방치료도 병행해야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어려서부터 심성이 착한 아이였으며, 늘 상위권에 있으면서 반장 부 반장도 하던 제 아이였고, 사고나던 날 까지 결석한번 지각한번 없던 아이였습니다. 그랬던 제 자식이 청운의 꿈을 접고 병상에 누운 것이, 호기심 많은 일회성 일탈의 업보라면 너무나 가혹한 일입니다.
한편으로는 저런 모습으로라도 사지에서 생명을 건져내 주신 하나님께 대하여 감사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보살피고 있습니다. 다행이 제 아이의 신체적 건강상태는 호전되고 있고, 이제 의식을 회복하여 우선 몇 마디 대화라도 나눌 수 있게 되는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깨어나 부모와 자식간의 존재를 서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행복한 날을 위하여 부모로써 준비해야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기에, 그것을 위하여 이미 발생한 치료비에도 못 미치는 인천시의 졸속 보상안에 대하여 저는 부당하다 외치고 있는 것이며, 약속과 다른 인천시의 조치에 항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2년 이상 입원 치료한 그 동안의 병원 비와 간병비 등, 지금까지 자식을 살려내기 위한 과정에 막대한 비용이 이미 발생하였습니다. 그것은, 저의 퇴직금과 대출 등으로 우선 충당이 되었으나, 그 비용은 인천시가 책정한 보상 총액을 이미 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이 그러함에도 인천시가 졸속보상을 관철하려는 것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현실적으로도 보호자가 24시간을 곁에 붙어서 보살펴 주어야 하는 1급 중증장애자를, 보호자가 필요 없는 사망의 경우와 동일시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형평의 원칙에도 명백히 반하는 일이라 사료되며, 장기간의 고통이 힘들고 지치지만, 제 가정의 미래가 막막하기에 살아남기 위하여 이 싸움을 차마 포기하거나 중단할 수도 없는 처지인 것입니다.
그 날 이후, 직장을 잃게된 가장으로써 경각이 아쉬운 입장이 되어 지체할 수 없었음에도, 결과적으로 4년여의 허송세월을 강요당한 현실과, 원고 패소를 목적으로 등장했던 것으로 의심되는 비양심적인 원심 변호사, 그리고 일체의 지원마저 끊어진 속수무책 앞에 제가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장애인으로 살아남은 사랑하는 자식을 차라리 죽도록 방치하라는 비인간적이며 비도덕적인 무언의 요구였고, 그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천륜을 저버리는 금수만도 못한 부모가 되어 달라는 몰아세우기와 같았으며, 여린 생명이 죽어지기만을 무한정 기다리는 천만부당한 행정으로 당연히 지탄받아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속히 합리적 보상이 완결이 되어 극심한 고통으로부터 우선 벗어나고 싶지만, 인천지법은 우리의 절박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각이라는 패소판결을 함으로써, 고통의 연장과 극대화에 일조를 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이제라도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의하여,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끝내 관철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탄원하오니, 못 난 저와 제 가족이 피 말리는 2중 3중의 고통 속에서 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법의 정신에 입각한 소신 있는 준엄한 판결을 내려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사회정의가 훼손되고 책임행정, 봉사행정은 실종되었습니다!
우리 기성세대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하여 배려하는데는 그 동안 너무나 인색했던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본 사건의 경우, 물론, 당사자와 부모의 과실도 물론 있습니다만, 그들의 창의성과 희망을 키워주고 복지와 안전을 위해서도 부족하지 않은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일에 우리 사회가 등한히 한 결과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작은 정쟁에 목청돋우고 삿대질하는, 저급한 정치풍토의 틈바구니 속에서라도, 소중히 지키고 발전시켜 가야만 하는 인간중심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인본주의가 이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는 속 좁은 저만의 부질없는 회한인지... 천진했던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가능하면 많은 죄를 뒤집어씌우기를 원했던 행정! 그리고, 자신들의 과실이나 져야할 책임은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안의 축소와 왜곡까지 서슴지 않았던 행정! 정녕, 그것이 우리사회의 기본이고 원칙일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형참사에 희생된 그 아이들이 살인이나 강도 혹은 도둑질을 한 파렴치범이 아니었으나, 사후처리 하는 과정에서는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독설로 피해자를 매도하는 글이 시청게시판에 몇몇 올라오기도 했으며, 국정감사당시 인천시장은 그 이유를 들며 불합리한 보상안에 대한 변명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날, 사상 처음 실시된 인천관내 각 고등학교의 학교축제를 마친 40여 개교의 학생들이 일시에 시내로 쏟아져 나왔고, 뒤풀이할 마땅한 장소를 찾던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어찌 보면 그런 곳에 모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주변의 유사한 업소들 또한 상황은 비슷했던 것이 당시 인천의 솔직한 사회적 환경이었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레 영문도 모르고 일을 당한 그 아이들에게, 차라리 우리 못난 어른들이 죄인이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각의 몰지각한 어른들은 철없는 애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던 것입니다.
코 묻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적인 아이들만의 장소를 만들고 출입시킨 상혼,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비리 속에 그것을 막지 못한 행정, 그리고, 뇌물공여 등으로 관할공무원들과 상부상조하며 불법영업을 강행해온 악덕업주와, 단지 수금을 위하여 유일한 탈출구를 봉쇄 떼죽음과 아비규환을 유발케 한 사람 등, 이 모두 부정한 우리어른들의 적나라한 모습이었습니다만, 지금 행정감독의 책임은 사라져 버렸고, 무수히 연루되었던 부패한 공무원들에는 면죄부를 주어 모두 풀려나게 해주었으며, 심지어는 범죄에 연루되었던 공직자가 자리만 바뀐 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평하게 근무하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거기에, 사태수습을 위한 사후처리방안을 시민에게 약속했던 단체장은, 이제, 그 약속까지 파기함으로써 오늘과 같은 어이없는 상황을 불러들인 것입니다.
사고발생당시 현장주변은 행정감독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었고, 부패한 담당공무원들의 불법행위와 비리가 낱낱이 드러나고 취재되어 모든 매스컴에 앞다퉈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굴비 엮듯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되기는 했으나, 그것은 그때 잠시뿐, 담당구청장이 무혐의 처리되는 것을 필두로, 구속되었던 사람들 모두 실형을 면하여 풀려났으며, 서슬 퍼렇던 발본색원의 부패척결의지는 온데간데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책임행정이 실종되고 마는 현장을 우리는 목격해야 했고, 무전유죄, 무권유죄라는 불평등하고 구태의연한 결과를 낳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법원은 행정편의주의와 토착적 비리를 덮어 주고 만 것입니다.
정치적 목표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민 봉사행정의 기본원칙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가치는 공정성과 신뢰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국민은 제도적,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한, 누구나 국가권력이나 행정으로부터 공정하고 평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불합리한 행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또, 그것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권자로써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고자 저는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라고도 생각하기에, 피해자와 국민 앞에 보도자료와 문서로써 확약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무책임하고 오만한 행정 앞에 굴복하지 않으며 온갖 시련을 견디어 온 지난 4년이었습니다.
▶생명의 가치가 한 잣대 위에 동등하게 적용되는 원칙이 지켜져야
인천의 모 여성단체 회장이신 분이 "인현동화재참사 인권보고서"라는 보고문에서 "인현동화재참사는 인권사건이다"라고 서두에 정의하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거기에는 "사회폭력" 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이것은 성폭력과 같이 피해자를 공격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집단적인 사회폭력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감정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권력이 되어 피해자를 희생시키는 구조로 정착된다』고 했고, 또한 『법은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합법화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꼬집었듯이, 그 동안 이 사건이 전개되어온 과정에서 저희들이 겪었던 그대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으로 대형재난에 대한 제도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행정은 비용측면위주의 대책을 강구하고, 또 관철하려할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힘에 의한 횡포가 행사되어 피해자들이 2중 3중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비민주적인 사후처리가 반복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강자논리의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을, 독립적인 우리의 법원이 명백하게 판결을 함으로써, 국민의 고통을 양산하는 구태의연한 정치나 행정의 미비 된 제도에 대해, 시급하게 정비 또는 시정을 해 나가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동일한 기준과 원칙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보상이 이루어 져야 함은 사회적 기본에 속하는 일이기도 하였거니와, 일찍이 인천시장은『부상자에 대한 보상은 사망자에 대한 보상금을 기준으로 하여 전문가의 판정에 의한 부상자들의 상해 및 장해등급을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기준 액을 책정한다』고 피해자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힌바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같은 내용의 "합의서" 라는 별도의 문건을 만들어, 인천시 측 대표와 부상자 측 대표가 공히 서명하여 확인한 일도 있었습니다만, 인천시의 약속이행 거부로 인한 소송이 2심에서도 지지부진 시간 끌기로 가고있는 가운데 기약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므로, 부디 생명의 가치가 한 잣대 위에 동등하게 적용되게 하여 합리적으로 수습 종결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법과 의무를 지키며 자진납세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를 믿고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과 질서까지도 위탁 해 놓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연히 국민은 양질의 대 국민 써비스행정을 정부에 기대하고 있지만, 본 사건에서 보듯이 지방자치행정의 현실은 기본과 원칙에 어긋나 있는 것은 물론, 정부관리의 말과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임 정부의 실책에 대하여는 과감히 인정하고 수정하여 털고 가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새 정부의 국정운영이 진일보한 국민주권존중의 시대를 포용하고 있음을 국민 앞에 보여야 할 것이며, 노무현 새 정부가 바로 그 노력을 하게 된다면 모름지기 참여정부는 국민의 자발적 지지와 참여 속에서 민족의 웅비를 향한 거대한 출발을 온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조주변 사명감 잊은 변호사들의 행정유착이 심히 우려됩니다!
원심에서 인천시 측이, 부상자대책위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당시 인천시사고수습단장을, 두 번이나 법정의 증인으로 채택하고서도 모두 불 출석함으로써, 영락없는 시간 끌기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불성실한 재판이 진행되기도 하여 수개월의 시간을 허비해야 했고, 내 변호사가 나를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힘있는 상대인 인천시의 억지논리를 정당화해주기 위한 짜 맞추기 변론의혹으로 탄식해야 했으며, 소송내용이 궁금해하여 찾아가면, 소송에 방해가 된다고 하며 의뢰인을 쫓아내는 판국이었으니, 그런 사명감 없는 비양심적인 변호사에게 승소를 기대할 수도 없었거니와, 막강한 행정의 횡포 속에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이미 우려했던 대로 우린 원심에서 결국 패소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항소심 준비를 위하여 소개받아 만나본 변호사 역시, 인천시 측 주장을 대변하듯 함으로써, 원심에서 겪었던 변호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바로 그 변호사가 동 소송의 일부피해자들의 변호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여건에서 피해자를 위한 적극적인 변론공방을 기대한다는 것이, 저로써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으며, 그렇게 다시 확인된 무소불위한 행정의 힘 앞에 원심의 경험이 재현될 것이 분명해 보였으므로, 저는 차라리 변호사 없이, 그 동안 제출된 물증을 토대로, 기준과 원칙에 입각한 법원의 자유로운 소신판결을 기다리는 편이 났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런 연유에서 현재 저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습니다.
대화는 물론 먹는 것, 누는 것조차 부모가 해 줘야하는, 피붙이 자식과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제 가정의 운명이 걸린 이 막중한 항소심에, 법률이나 소송지식이 전혀 없는 저로써, 어찌 변호사도 없는 무모한 싸움을 할 생각을 감히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결코 무임승차하려는 얄팍한 의도나 무관심해서가 결코 아니며, 지금까지 제가 겪어온 정상적이지 않은 왜곡된 현실에 대한 제 나름의 고육책이었고 항변이었습니다. 그렇게 라도 하여 사사롭지 않은 저의 순수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또한 사필귀정의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냉정한 선택이었으며, 아울러 변호사로써의 본분을 저버리고 기회주의에 편승, 권력이나 행정의 편에 유착하기도 하며 순리를 왜곡하려는 소신 없는 사람들이, 청렴해야할 법조주변에 발을 붙이고 활동하지 않게 되길 바라는 소망도 포함되어 있는 제 나름의 결정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개의 일이, 실력자들의 의도대로 조정되고 규정지어지는 관행 아래, 무력한 제가 취할 수 있는 행위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항변하는 일과 견디는 일, 바로 그 일만을 제가 할 수 있었을 뿐이며, 지금 주위에 드리워져 있는 막무가내 식 행정편의주의의 위세 속에서 일어난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여하한 노력도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부질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 예견되기마저 했습니다. 승소하기 위한 제 모든 수고가 무위로 될 것이 불을 보듯 자명한 현실 앞에, 저는 차라리 벗은 몸이 되어 항변하고 견디는 방법 밖에는 도리가 없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무슨 호사스런 변호사가 필요하며, 또 그 변론이 먹혀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감생심 기대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함께 소송 중인 50여 가족 중에 20여 가족이, 최근 서울지법에 국가배상의 소를 따로 또 제기하면서 저에게도 참여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저는 단호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만일 거기에 동참을 하게 된다면,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상방안인 합의사항 이행의 일관된 주장을 고스란히 사장시켜야 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되고, 또, 저를 지켜보는 사람들로부터는 돈에 욕심이 있었다고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저는 새로운 그 소송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저의 주장은 부모의 책임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감수한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제가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배상소송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며, 앞으로도 문제삼지 않을 생각입니다.
불행하게도 현재 50여 부상자가족들의 소송은 그렇게 몇 그룹으로 나뉘어져 2심 혹은 1심에 각각 계류중입니다. 정치적 사건이라는 이유로 뜨거운 감자처럼 여겨 손대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줄 압니다만, 새 정부가 새로운 출범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저희들의 억울한 처지를 살피시어, 구정권에서 발생하고 방치됐던 본 집단민원에 대하여, 과감히 청산하는 것이 새 출발의 의미를 더욱 빛나게 하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부디 사법부가 전향적인 검토를 하시어, 이 일이 합리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권위적 행정의 상위에 법치주의가 건재함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참사발생 후, 비등하는 여론 앞에 인천시는 사망자들에 대한 보상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것은 대위변제 성격의 보상이며, 그 기준은 법원인용액의 70%라고 명시(2000.01.18)하였습니다. 곧, 그 기준에 의해 사망자 보상이 이루어지고 부상자들 또한 사망자와 같은 기준으로 보상하겠다는 뜻을, 인천시장이 "시민에게 드리는 말씀"(1999.12.21)에서 명백히 밝혔고, 시의회 단상의 답변(2000.03.11)에서도 재차 확인했으며, 부상자들의 장해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안산고대병원에 검진을 의뢰하기로 부대위와 약정서(2000.01.07)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천시와 부대위는 협상을 계속하여 양측 대표가 서명으로 확인한 "합의서"(2000.03.20)를 작성하게 되었고, 이미 정한절차에 의하여 부대위는 고대안산병원의 검진결과를 토대로 "한백손해사정인"이 작성한 손해사정서에 의거한 보상청구를 인천시에 냈지만, 시 측 태도가 돌변하여 상실수익액을 인정할 수 없다(2000.04.07)는 입장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후, 인천시는 대위변제에 의한 구상권 청구소송을 통하여 업주로부터 20여 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이미 확보한 상태인 것이 인천시국정감사(2000.10.30)에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외람 된 말씀이오나, 부상자들의 합리적인 보상 요구에 대하여, 인천시 입장이 정당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제출한 청구내용이 시장께서 약속하신 "시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나 "약정서" 또는 "합의서" 내용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거나 비합리적이라는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보지만, 저희들의 보상요구는 위 근거에 의해서 충실하게 작성되었기에 정당하다고 생각하며, 이는, 원고승소의 판결이 내려져야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그리하여, 국민의 고통을 볼모로 한 지도자들의 말 바꾸기와 책임회피, 그리고 무작정 시간 끌기가 기필코 허용되지 않게 하시어, 명실공히 봉사행정의 기본질서와 원칙이 준수되고 소시민들의 인권과 생존권이 보장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법원이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부분이 구태의연한 우리나라 법치행정의 현주소라 생각합니다. 개혁성향의 "노무현 참여정부"에서는 법조계의 과감한 개혁을 통해 국민의 법원으로 거듭나게 해야할 것이라 판단하기에, 강 금실 신임 법무장관님의 두 어깨가 무거우실 것입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우리나라의 법이 만인 앞에 공정하고 평등하게 적용되게 함으로써, 주권자로써의 권리가 보호받고 존중되는 사회, 책임행정이 구현되는 사회, 상호간의 약속이 어김없이 지켜지는 사회, 지도자가 거짓을 말하지 못하고, 왜곡도 할 수 없는 투명한 행정, 투명한 정치가 온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시어, 불필요한 고통을 국민이 겪지 않아도 되는,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법치민주주의를 엄정히 실현함으로써, 명실공히 국민이 주인대접을 받는 진정한 선진복지사회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며, 보다 젊어진 새 내각의 신임각료들에게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로 하여금 대 국민 약속을 지키게 하여 주십시오!
이번 아이들의 집단참사현장이 호프집이었다는 이유로, 인천시가 처음엔 과실상계를 주장하다 말을 바꿔 대위변제이기 때문에 70%만 보상한다고 발표를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피해자에게 30%의 과실상계 아닌 상계가 사실상 이루어 진 것입니다. 대위변제의 경우 70%만 보상한다는 규정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을 문제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천시가 국민 앞에 약속한 대로 사망자에게 그 기준을 이미 적용하여 보상했고, 부상자들 또한 같은 기준으로 보상하겠다는 그 결정에 동의하고 따르고자 했을 따름입니다. 시간이 흘렀다고 하여 기본과 원칙이 달라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많은 날들이 지남으로써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는 지워질 수 있을지언정 실제 몸으로 겪으며 인고해야 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지옥과 같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행정감독상의 책임 여부를 떠나, 학생신분으로써 사고발생장소가 바람직하지 않은 호프집이었기에, 당연히 해당학생의 부모도 일정한 부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었으며, 오히려 그렇게 30%의 책임을 지고 정상을 따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떳떳한 일이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인천시가 약속했던 바와 같이, 사망자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확실하게 책임을 지는 보상안을 마련했더라면, 부상자들이 이런 고통까지 겪지는 않아도 될 일이었으나, 그 원칙을 깨고 졸속으로 마무리를 하려다 보니 지금 이 사태에까지 이르고만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인천시는 사망자와의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약속한 법원인용액의 70%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보상이, 부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 되도록 하여, 사태를 마무리해야 옳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 사건이 시급히 종결되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시한이 무한정 늦춰지고 있는 것은 합법을 가장한 고문행위와 다름없을 것입니다. 아이를 맡길 수 없을 정도로 제 아내의 건강이 매우 걱정스러워 제가 속 편히 일을 찾아 나설 수도 없는 입장이며, 현재, 담보대출의 이자부담 때문에 이제 10년 이상 자식과 함께 살아온 집을 팔고 곧 전월세로 옮겨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 아이와의 단란하고 행복했던 기억과 흔적들이 아직도 곳곳에 배어 있는 정든 집이오나, 세월 앞엔 장사 없듯이 피 말리듯 진행되는 장기간의 소송에 버티는 것이 한계일 수밖에 없으며, 제 가족이 살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견디어내야만 하는 입장이기에 저에게 닥쳐오는 모든 현실을 초연하게 맞을 각오입니다.
▶국민과 사법부 앞에 제 소신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본 사건 항소심 판결에 저희가족의 운명이 걸려 있습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합법적 고문에 가까운 인천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대하여 정의롭고 단호한 법의 심판이 내려질 것을 기대합니다. 또한 저는 지금 이 자리를 빌어 분명하게 국민과 사법부 앞에 감히 말씀드립니다. 늦게나마 본 소송이 공정하게 진행이 되어, 이 지루하고 힘든 싸움에서 원고 승소의 판결이 내려져 합리적으로 종결된다면, 저는 제 아이의 순수보상액에서 상당부분을 할애하여,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들게 사시는 이웃들을 위하여 작은 보탬이나마 돕고자 하며, 그것이 대형참사라는 사회적 물의에 대한 부모로써의 당연한 참회라고 이미 애초부터 뜻을 정한바 있고, 전 그 약속을 반드시 실천할 것입니다.
또한, 바쁘고 어려운 가운데 지금까지 제 아이의 쾌유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시고, 장기간동안 물심양면으로 저를 도와주고 있는 부평 경인교회에 대해서도 작고 미흡한 보답이나마 성의를 표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저의 바램이자 소원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부디, 사회적 약자의 보호라는 법 정신을 살리시어, 원칙에 입각한 준엄한 판결이 법원으로부터 내려지기를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하여, 이 문제로 야기된 그동안의 모든 갈등과 불신을 말끔히 씻고, 각자 본연의 위치에서 충실한 삶을 다시금 이어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도 우리는 위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는 약속을 뒤집으며 사망자와 다른 기준의 졸속 적인 마무리를 강행하려한 매몰찬 행정에 대하여 수긍할 수가 없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여 보상재원은 시민들의 피와 땀과 같은 것이기에, 어느 개인이 사사로이 욕심을 낼 대상이 아닌 것을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집행하는 관리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원칙 있는 방침을 세워, 참사에 이은 불필요한 피해자들의 고통과 재원의 낭비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까지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 번 잘못 세워진 방침을 시정하기엔, 이렇듯 긴 시간의 고통과 사회적 파열음을 내고 마는 사실에, 우리는 행정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실감해야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부도덕한 정치인들은 말 바꾸기를 해서라도 책임을 회피하고 마는 게 상례이지만, 대부분의 성실한 국민들은 자신이 한 약속에 대하여 응분의 책임을 지면서 순박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지금껏 그래왔듯이 스스로 한 약속은 분명히 지킬 것이며, 그것이 공동체인 우리사회를 함께 걱정하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기성세대들의 책무이자 성숙한 사회인으로써의 올바른 자세라 여기고 있습니다. 각자의 생활이 바쁘더라도 주변의 감춰지고 소외된 이웃에 대해서도 관심과 포용으로 보듬는 사회가 되어, 힘이 없거나 지위가 높지 않아도 갈등 없이 서로 어울려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생명의 신성함과 소중함을 화폐의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또한, 피붙이 자식의 생명이 부모의 그것 보다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은, 필경, 세상의 모든 부모가 다 똑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이 문제가 결국에는 소송이라는 절차에 의하여 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이지만, 사랑과 정성을 다하여 고이 길러온 자식이, 어느 날 예기치 못했던 사고현장인 불구덩이 속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나, 통한의 장애인이 되어 살려달라 애원하듯 흘리는 자식의 눈물을 지켜보는 그 어떤 부모가, 당장 힘들고 지친다 하여 별다른 부양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자식과 함께 살수 있는 유일한 길을 포기할 수가 있겠습니까?! 합리적 보상은 제 자식과 가정을 지키는 단 하나의 방법이기에, 저는 필사적인 각오로 지금 이 싸움에 임하여 있는 것입니다.
보통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저 역시 지금껏 살아오면서 위법 부당한 일에 솔깃하거나, 거기에 휩쓸리지 않고 올곧게 저의 길을 지키며 살아왔음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노력 없이 남의 것을 탐하는 것과 법질서에 반하여 죄 짓는 일을 경계하였고, 남에게 책잡히지 않고 떳떳하게 살기 위하여 노력했으며, 또, 그렇게 사는 것에 자신도 있었습니다. 외람 되지만 저는 지금까지 경범죄 위반이나 유치장 신세 한번지지 않으며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살아왔습니다. 제가 속한 사회의 정하여진 제도를 존중하였고, 저에게 맡겨진 의무를 다 했으며, 져야할 책임 또한 회피하지 않는 자세로 우직스럽게 그렇게 살아왔기에, 저에게 부여된 최소한의 생존권 또한 당당히 지켜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본과 원칙이 준수되고 피해자의 생존권이 보장되는 판결을
강 금실 법무부장관님! 필시, 이 땅에 법과 정의가 살아 숨쉬고 있다면, 고통의 세월 속에 수년동안 방치되고 있던 저희들 주장이 판결에 의하여 속히 관철되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막강한 권력으로 작용하는 행정의 위력 앞에서도, 끝내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사필귀정의 귀결을 지켜보는 국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이 땅에서 힘이 없는 이유로 소외당해 있어야 하는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의사법부가 차별 없는 배려를 하시어, 국민의 기본권이 확실하게 지켜지는 나라로 만들어 주실 것을 엎드려 호소 드립니다.
공직자로써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에게는 필 벌이 따른다는 원칙을 세워주십시오! 피해자와 국민 앞에 약속을 한 인천시에게는 그 이행을 책임지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학생인 자식을 호프집에 있게 한 저희부모들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해 주십시오!.. 이것이 바로 제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골자입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아무것도 모르고 당한 철부지 우리 자식들에게 씌워진 억울한 누명을 다소나마 벗을 수 있게 되고, 또 소외됐던 평범한 시민들의 생존권이 지켜짐으로써 불협화음을 해소하는 일이 되며, 무책임하고 무소불위한 행정권력이라는 오해까지 일거에 불식시키게 되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 믿고 있사오니, 우리사회에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결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논리나 이유를 막론하고,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그 신성함을 저급하게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은 국가나 권력으로부터도 침해당하지 않을 절대적 권리가 있음을 우리의 헌법은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디 저의 호소가 담당재판부의 심리에 반영이 되어, 제 자식의 생명과 제 가정을 지킬 수 있는 길을 열어 은혜를 베풀어주시기를 애원하는 심정으로 당부 드립니다. 그리하여, 기본이 바로선 나라, 원칙을 존중하는 나라, 상식이 통하는 나라, 상호간의 약속이 지켜지는 나라 등, 이 모든 단어가 구호로만 혹은, 말로만 외쳐지는 단어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본 소송의 신속하고 엄정한 판결을 통하여 모든 국민과 함께 새 정부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3年 3月 3日
歎願人 鄭 晳永 父 鄭 允鎔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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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조 : 서울고등법원 제23민사부 담당판사
法務部長官 康 錦實 貴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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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018-351-3511. 제출일 : 2003.03.03
입력일시:2003.03.03/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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