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위대한 정치에는 대의(大義)가 있다.

정권출범 초기는 전쟁을 치르는 거와 마찬가지로 목적달성을 위한 과단성이 필요하나, 현 정권은 지금까지 행정부 구성도 제대로 못하고, 전장서 패한 송장이나 마찬가진 자들에 발목 잡혀 겨우 어린애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론 점차로 나아질 거로 보지만,

아수라 같은 친북주자들을 한칼에 베 넘겨 승리의 환호성을 올린 지 꽤 됐건만 어느 시점서 동력을 상실해 버렸는지? 선거에 이긴 권력치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선거에 이긴 정권이 왜 이리 됐을까?

죽은 시체나 다름없는 강시들에 붙잡혀 왜 꼼짝을 못하나.

처절한 반성이 때로는 새 출발의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작년 12월19일 선거 끝나고 축하분위기에 젖어 있을 때 어느 인사가,

“지금은 갑옷과 투구의 갓끈을 조일 때란.” 조언을 해

“신중한 견해를 피력하는 구나” 생각이 들었다.

전쟁과 선거는 상대와 싸워 이겼을 때가 가장 중요하다. 승리의 고비를 쥐고 사정없이 정국을 몰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 못한 때는 그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다.

마음의 긴장을 푼 승리자의 그다음 행보인 정권인수위 임용도 그랬다. 얼핏 보면 다 무난한 인선 같았으나, 거기서 당선자의 새 국정철학이나 개혁의지는 읽을 수가 없었다. 거기서 남다른 정치 감각을 갖은 인사들은 말없이 1차 실망을 금치 못했다.

자유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투쟁한 우국지사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그런 조치는 맛 뵈기로 보여준 단하나 밖에는 없었다.

15개성상을 암홀 한 정치에 허덕이며 겨우 살아남은 우익들 식욕이 밥 한술에 배부를 거라 생각하는 자체가 닫힌 정치 감각의 소치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인 정치여정이 두 번째 정부요직 인선에서들 제 구멍에 맞출 수 있겠는가?

겨우 국정원장 내정자 인선만이 제대로 된 임용이란 평이다.

어제 10日 오후 서초동서 우익으로 분리되는 인사10여명이 갈비탕 한 그릇씩 하는 식사모임이 있었다. 지난10년을 두 좌파정권에 저항하여 탄압 받고, 중도란 이름으로 임기內 우익을 철저히 기만한 이명박 시대를 거친 지사들은 다들 늙어 있었다. 박 근혜 정권에는 모두 기대는 버린 눈치다. 이명박 한 테 당한 악몽을 그대로 있는 관계일 게다.

그래도 박근혜정부가 실패하면 나라가 지금보다 더 어렵게 된다는 데는 다들 동감했다. 개중엔 신정부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는 분도 있었다.

이들과 해어져 지하철을 타면서 신정부는 왜 대의를 찾지 못할까? 생각에 젖었다.

대의란 진정으로 민심을 헤아리는 조처(措處)다.

지금 박 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서 약속한 많은 공약을 이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진전성이 민생들의 심금을 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정부 고위직 임용에 있다. 등용된 부처장관들과 그 외의 청와대 보좌진은 대부분이 전문직 출신의 상류층이다.

교수. 고위법관. 군 수뇌부 출신으로 이루어진 고위직 인선. 이 사회서 출세한 이들은 좋은 학벌에 뛰어난 두뇌. 운까지 좋은 재사들이긴 하나, 하나 같이 세상물정 모르는 상류인생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상물정이란 서민의 애로상이다.

전문직으로 인생의 대부분은 보낸 사람들과 상류층은 민심의 애환을 모른다. 알래야 알 수 없는 게 사는 세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끔 시장에 가서 떡 볶기를 사먹으면 민초의 애환을 아는 걸로 착각할 수는 있지만 민심을 헤아린다는 게 결코 쉬운 건 아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전문직 인사들이 모여 서민 위한 치세를 편다. 그림이 맞지 않는다. 연극으로 말하면 리얼하지 않아 실감이 나질 않는다.

박근혜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려고 하는 건 사실이다. 아니 제대로만 보좌하면 지금까지 어느 지도자보다 정치 감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예기 하기 뭐하지만 세상물정 모르기는 근혜 님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지금 우리 실정은 태평한 나라가 아니다. 내외부로 적을 두고 있는 세계서 흔치 않는 나라다. 거기에 세상물정 모르는 인사들로 구성된 정권? 민생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루이16세 정치라 생각된다.

여기서 나는 주장한다. 지난 15년을 좌파정권. 부정비리 세력에 저항한 우익지사들이 박근혜정부의 국정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결코 박근혜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

왜 그런가?

대의를 모르는 정치는 장님이 장님을 길인도 하는 것과 같고, 정의가 없는 권력에는 강력한 파워가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