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원자력 가지고 장난하다 쇠고랑

울산지검 특수부가 10일 국내 유일의 원전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임직원 2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울산지검은 10일 납품 편의와 수주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간부와 납품업체 대표 등 31명을 구속하는 등 총 47명을 무더기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기업의 단일 뇌물비리 사건으로는 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다.

검찰이 구속기소한 한수원 간부만 22명에 달했다. 한수원 처장급(1급) 2명 등 본사 간부 6명과 고리·영광·월성 등 지역 원전의 현장실무팀 간부 16명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납품업체 대표와 원전 브로커 등 9명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납품업체 직원 등 1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구본진 울산지검 차장검사는 "이들이 주고받은 뇌물은 총 22억2000여만원으로 한사람당 평균 1억이 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수원 본사 김모(55) 관리처장은 감사실장 시절인 지난 2010년 11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원전 납품업체 대표 A씨로부터 현금과 수표 4000만원을 받는 등 납품업체 두 곳으로부터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고리원전 제2발전소 기계팀 박모(52) 과장은 특수보온재 대신 일반 보온재를 납품한 사실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울산의 한 업체로부터 2008년부터 최근까지 4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수사팀 주변에서 "한수원은 뇌물 수법이 총망라된 '비리 복마전'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비리는 한수원 직원들이 구매업무 등에 고도의 기술적 지식이 필요한 점을 악용, 일종의 '이너 서클'을 결성해 금품을 주고받는 부패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막기 위한 감사 기능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