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무산에 대해 한나라당은 ‘야당 의원이 제기한 부적격 사유를 여당이 시비를 걸고 통제한 결과’라며 ‘그 책임은 모두 여당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박재완 한나라당 대외협력위원장은 9일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유시민 내정자 구하기에 나선 여당 의원들의 발목잡기로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평가한 뒤 “증인 채택 무산에 이어 경과보고서 채택마저 무산돼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바라는 국민과 역사 앞에 죄를 남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경과보고서는 청문회의 말미에 위원들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종합 평가가 들어가게 되는데 그것이 핵심이다. 적격과 부적격에 대한 여야간 의견이 나뉠 경우 두 사유를 모두 기술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관례였다”며 “여당이 평가부분을 빼고 질의응답 요지만 수록하자고 주장했는데 그것은 속기록 요약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당의 주장대로 하면 장관 청문회에 대한 잘못된 관례를 남길 수 있어 거부했다”며 경과보고서 채택 거부에 관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에서는 9일 본회의에서 신임장관 인사가 있을 경우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터져 나왔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오늘 본회의에 그 분들이 나와 장관으로 인사를 할 것이다. 그럴 때 부적격자로 판단된 내정자 순서에서 한나라당이 전원 불참하는 것이 어떠냐”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는 ‘당정협의를 야당에서도 실시할 것’이라는 보고와 함께 ‘사학법 장외투쟁 일정’도 소개됐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에 대해 야당도 미리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자는 취지에서 정부관계자와 당 정책위의장단 회의를 정례든 비정례든 열고자 한다”며 “이러한 요구에 정부측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정책적 교감을 위한 야당정 협의의 추진을 밝혔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오는 11일 토요일 오후 3시에 시청앞 광장에서 사학법 반대 투쟁 범국민 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이어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전국 6개 도시에서 매일 같은 성격의 장외집회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계진 대변인은 회의 후 “이 최고위원의 개인 사견임을 전재로 한 이야기다. 당에서는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권대경 ([email protected])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