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는 4년 전 3700여만원을 들여 시장실의 복도 쪽 벽을 통유리로 바꿨다. 임기 중 수뢰 혐의로 옷 벗은 두 전임 시장을 본보기 삼아 청렴하게 일하겠다는 당시 조모 시장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조 시장 역시 박물관 건설 과정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올 5월 유죄를 선고받았다.
순천시는 올 7월 초 새 시장을 맞아 4890만원을 들여 청사 2층에 있던 시장실을 같은 층 기획감사실 자리로 옮겼다. 시 공보과 류영호씨는 "시장실이 청사 앞의 집회 소음 때문에 시끄럽고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워 위치를 옮겼다"고 밝혔다. 이상석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소음의 실제 피해자는 외출이 잦은 시장이 아니라 청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공무원들"이라며 "현 시장실도 시설만 보완하면 장애인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90분 도지사 취임식에 4000여만원을 들여 물의를 빚은 충북도청은 도지사실과 관사 수리에도 5000여만원을 썼다. 이병재 충북도청 보도계장은 "4년간 사용한 집무실 카펫과 타일을 교체했고 8년간 수리하지 못 한 관사의 방수 공사를 하고 벽지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충북 청주시와 옥천군.청원군 등도 각각 수천만원을 들여 단체장실 천장과 벽.바닥을 교체했다. 경남 김해시, 서울 중구, 강원도 영월군 등은 단체장실을 1층으로 옮기고 있다. 청사를 드나드는 주민이 단체장을 편안하게 만나게 한다는 취지다. 이두영 충북경실련 사무총장은 "취지는 그럴듯해도 멀쩡한 집무실을 수리하는 것은 또 다른 전시 행정"이라고 밝혔다.
취재=허귀식.천인성 탐사기획부문 기자, 임슬기 대학생 인턴기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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