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뿐 아니라 법무사와 수임료를 나눠 갖기로 합의한 뒤 2년여동안 무려 1000여차례의 사건을 처리한 법률사무소 사무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법무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전직 법률사무소 사무장 윤모(52)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월에 추징금 1465만원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윤씨는 조모 변호사가 운영하는 법률사무소 사무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6월 12일, 서구 둔산동 법률사무소에 찾아온 민원인으로부터 주식회사 설립등기 신청을 의뢰받아 이를 처리해 주기로 한 뒤 25만원을 교부받은 뒤 주식회사 설립 등기 신청서와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 등 제반 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혐의다.
윤씨는 이때부터 같은해 10월 17일까지 같은 수법으로 총 123회에 걸쳐 1465만원 상당의 수임료를 받고 등기 및 경매 대리, 부동산가압류 등 민사 신청사건의 문서 작성 등을 수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조 변호사와 함께 일하기 전인 2005년 4월부터 근무했던 법무사 사무실에서도 같은 방법의 범행을 저질렀다. 윤씨는 2005년 4월 28일쯤 법무사인 이모씨 명의로 민원인이 요청한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을 30만여원의 수임료를 받은 뒤 처리하는 등 220여차례에 걸쳐 1700만원의 수임료를 챙겼다.
윤씨는 또 법무사 장모씨와도 같은 방법으로 지난 2006년 1월 2일부터 2007년 2월까지 총 694회에 걸쳐 9900여만원 상당의 수임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범행에 앞서 변호사 및 법무사들과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뒤 수임료를 직접 관리하면서 매월 업무수행 및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일부 경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의 50%를 제공키로 합의하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법원은 판단했다.
윤씨는 이외도 9차례 걸쳐 총 9억 5000만원에 달하는 주식회사 설립을 위한 주금납입금을 대부업자를 통해 납입케 한 혐의로 받고 있다.
이에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변호사법 위반과 법무사법 위반 범행은 무자격자가 이익을 얻기 위해 타인의 법률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변호사 및 법무사 제도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일뿐 아니라 법률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문란케 할 우려가 커 그 죄질이 가볍지 않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변호사 및 법무사들과 공모해 2년 6개월동안 약 1000회에 걸쳐 법률 사무를 취급함으로써 취득한 이익이 1억 3000만원에 이르고 상법 위반 또한 주금을 가장 납입하도록 해 건전한 기업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인 자본 충실을 해했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도 아니면서, 법무사도 아니면서 약속된 돈을 받고 그들의 업무를 처리한 사무장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지만 사무장과 손을 잡았던 변호사와 법무사는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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