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국방과학연구소 소장 박용득씨가 직무과 관련한 개인 비리혐의로 구속되어 각종 언론 매체를 장식한 것이 지난해 말 이었다. 이런 사태는 과학기술군 중심의 국가안보 구축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로서는 30년 연구개발 역사상 유래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태에 때묻지 않은 과학기술자 집단에서 소장인 박용득씨와 본부장급 책임연구원인 황경선씨가 업무수행과 관련된 민간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수뢰사건은, 80년대 이후 20여년간 날로 열악해 가는 국방과학연구소의 내외 환경에서 국가안보라는 중차대한 사명감 하나만으로 연구개발과 경영혁신에 온몸을 바쳐온 대다수 연구소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완전히 짓밟았을 뿐만 아니라, 연구소에 대한 국민의 신임도를 결정적으로 저하시킨 폭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용득씨는 슬그머니 연구소 복귀하여 자신의 입장이 정당함을 강변하면서 연구소 소장직 업무를 2개월 남짓 수행하고 있으니, 연구소원의 한 사람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행동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비리와 무관하다는 박용득소장이 소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액면 그대로 믿는 연구소원은 과연 몇이나 될까? 오히려 일반적으로 보아, 보도된 것은 빙산의 일각도 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를 박용득씨 개인으로 보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의 전형이며, 국민적 시각으로 보면 수뢰혐의자의 국방과학연구소장 직무수행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는 국방부와 청와대에 의혹을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사태라 할 수 있다.
연구소내 뜻있는 다수의 연구원들은 이러한 박용득씨를 국방과학연구소 30년 역사상 최악의 연구소장으로 손꽂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의 행적에 대하여 심한 혐오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용득씨는 연구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려는 움직임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부기관인 국방부는 물론 '국민의 정부'도 정권교체 이전에 임명된 박소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아직까지 가리려고 하지 않고 있다.
연구소 내부적으로 연구소원의 신임이 땅에 떨어지고, 소외적으로는 국민적 여망을 배신한 수뢰혐의자인 박용득씨를 국가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직에 민의가 반영되어질 총선을 앞두고 과연 언제까지 있을지는 두고 지켜 볼 일일까?
아래 글은 박용득소장의 비리혐의에 대한 변명의 글 전문과 그 글에 대한 의혹을 하나씩 집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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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득소장의 변명 : 소원들에게 보낸 게시글>
친애하는 국방과학연구소원 여러분께
국방과학연구소를 누구보다 아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제가 금번 본의 아니게 큰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오늘날의 국방과학연구소를 이룩하게 하였던 선배 연구원님들과 현재 여러 가지 어렵고 불비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연구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연구원 여러분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저는 연구소에서의 22개월여 동안 연구원 여러분들의 입장에 서서 연구여건 개선, 연구사업에 대한 이해 노력, ADD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 등 최선을 다하면서 한점 부끄러움 없는 생활을 해 왔습니다. 지난 군 생활 38년 역시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떳떳하게 생활해 왔고 지금도 변함 없음을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오늘날 저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연구소 추진사업이 소장의 정실에 의하여 결정되고 이를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다는 것은 연구소의 제도상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음은 사업책임자를 비롯한 소원 여러분들은 잘 알 것이고 소장 부임 후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소장의 사견을 한번도 피력한 바 없고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도 없음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연구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것이 기정사실인 양 다루는 일방적인 언론보도를 보면서 "언론과 인권"이라는 문제에 대하여 심각한 사회적 평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금번 사건을 통하여 연구소가 외부로부터 불신을 떨쳐버리고 더욱 내실있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다시 한번 선배연구원들과 현재 연구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연구소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한점 부끄러움 없는 저 자신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3년 12월 26일
소장 박 용 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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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득소장의 글에 대한 의혹>
1. 언론이 심각한 일방적 보도를 했다면 육군중장 출신이며 현직 기관장인 박용득소장은 왜 검증되지 않은 보도에 대하여 언론기관을 상대로 명예훼손 제소는 물론 항의성 공문서 혹은 편지 한장도 보내지 않았을까?
2. 도덕적으로 완전하다는 주장하는 박용득소장은 과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없는 진실된 사람일까? 그런데 왜 그는 전임 B, J 소장들이 그토록 힘써 추진하였던 연구소 신뢰성 증대과 경영효율 및 투명성 제고와 관련된 사안에 무관심 혹은 냉담하였을까? 경영능력 부족 때문인가 스스로 양심의 거리낌 때문인가?
3. 국방과학연구소의 소장 직위는 과연 박용득씨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연구소 사업추진에 전혀 관여할 수 없도록 완벽한 제도가 수립되어 있는가? 연구소장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그런 제도적 장치는 국방과학연구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4. 소장 부임후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하여 한차례도 사견을 피력하지 않았다는 것은 과연 사실일까? 그러면 그는 무엇을 하면서 연구소장직을 22개월간 수행하였을까?
5. "기술적 능력도 없음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연구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 기술적 능력도 없고 경영적 능력도 없다면 그는 국가안보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출연연구기관의 소장으로 왜 부임하였을까? 이는 국방연구소장직을 수행하기에 자신이 부적격자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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