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청진동 재개발지역의 구역변경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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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앙일보와 매일경제 등의 신문기사에서 종로구 청진동이 12
지구부터 16지구까지 하나의 구역으로 통합되어 개발되기 위해 현
재 구역변경 신청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아래와 같이 저의
의견을 간곡히 말씀드리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1
첫째, 서울도심의 이면부를 기형적으로 만드는 공룡빌딩의 건축을
가능하게 하는 구역변경을 반대합니다.
자연의 법칙에는 음과 양의 조화가 있듯이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
시에도 음과 양이 공존해야만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도
시가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듯 서울의 도심에도 큰 빌딩과 작은 빌딩이 같이 공존하며 각
빌딩 사이 사이 이면도로로 사람들이 오가면서 골목의 정취까지 느
껴질 수 있는 도심이야 말로 살아있는 도심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
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1997년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 총 19개
지역으로 지정된 기존의 청진동 재개발 지역의 구역지정은 매우 훌
륭한 계획이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로변에 위치한 큰 빌딩과 이면부에 위치한 작은 빌딩들이 같이
어우러지면서 각 빌딩을 경계 짓는 8m 도로와 15m 도로 사이를 사
람들이 활발하게 오가는 모습은 서울도심을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
대가 같이 공존하는 700년 도시의 체취를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
문입니다.
그러나 만일 청진동 12지구부터 16지구 까지 하나의 구역으로 변
경 통합되어 개발된다면 15m 계획도로도 없어질뿐더러 대로변에 위
치한 공룡빌딩이 도심의 이면부 까지 파고드는 기형적인 형태의 개
발이 이루어 져 도심의 이면부는 없어지고 도심은 오직 빌딩과 자
동차만 보이게 될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서울도심의 이면부가 너무 차갑고 삭막해 질 것 같아
매우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다시 한번 청진동 재개발 지역의 구역변경을 반대합니다.
2.
둘째,도시정비법상의 법률적 하자문제로 청진동 구역변경을 반대합
니다.
만일 청진동 12지구부터 16지구까지 하나의 구역으로 통합 변경된
다면 이는 법적절차상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
습니다.
청진동 재개발 구역결정은 1997년에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19개 지
역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당시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 결정하면서 구역결정과 함께 지구계
획, 건축계획, 구역면적 및 공동시설계획 등에 의하여 구역결정을
고시한 바 있고 그와 같은 계획에 의하여 총 19개 지역중 3개지
역, 즉 19지구인 제일은행 본점지역과 7지구인 삼공빌딩 지역 그리
고 6지구인 르메이에르 빌딩지역은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 2005년
말 까지 이미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런데 폐지된 법률에 의하여 지정되고 이미 일부 개발이 완료된
재개발 구역을 구역변경 절차규정도 없는 도시환경정비법에 의하
여 구역을 새롭게 변경한다는 것은 그 법률적 문제점이 매우 크다
고 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도시환경정비법 체제에서 구역변경이 이루어
지려면 도시재개발법에서 규정한 지구계획, 건축계획, 구역면적
및 공동시설계획에 해당하는 것들에 대한 수정과 검토 또한 필수
적 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도시환경정비법에서는 구역지정에 대한 별도의 규정
은 없고 다만 부칙 3조에 의하여 도시재개발법에서 지정한 지정구
역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시환경정비법상에는 구역지정 제안 및 구역변경 동의규정
이 없는 법률적 문제점이 있습니다.
같은 재개발사업이라도 주택재개발사업은 도시환경정비사업과 달
리 주민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구역지정을 제안하는데, 도시환경
정비사업은 주민제안제도 및 동의제도가 없습니다.(도시정비조례
제5조. 6조)
그러나 대부분의 자치구에서는 구역지정을 변경할 경우 규정에는
없지만 재개발사업의 주민제안 규정을 준용하여 현재 소유하고 있
는 주민들의 동의서를 2/3의 동의서로 갈음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것을 고려해 불때 도시정비법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구역변
경 법률행위에 대하여 관련 당사자들에게 법적효과를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당사자라 함은 좁은의미에서는 12-16지구 소유자이겠지만
넓은의미에서 청진동 1지구부터 19지구 까지의 소유자라고 할 수
도 있다고 봅니다.
3.
세째,도심의 역사문화를 계승발전시키지 못하는 부동산 개발논리
를 반대합니다.
저는 청진동을 지날 때 마다 대한민국의 슬픈 문화의 거리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마치 30년동안 화장하지 아니한 아니 세수조차도 못한 여인네를 보
는 것 같아 더욱 그러합니다.
아시다시피 청진동 거리는 600여년 전부터 서민들의 애환이 녹아
있는 소통로이자 체온이 담긴 거리로서 자생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청진동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였다고 생각합니
다.
그러나 재개발 지역으로 묶이면서 주민들 스스로 청진동의 거리문
화를 만들어 갈수 있는 자격이 정지되는 바람에 지금 청진동 거리
는 30년 동안 세수조차 하지 못한 여인네의 얼굴을 하고 있어 더
욱 슬퍼집니다.
집과 여자는 가꾸기 나름이라는데 하물며 사람사는 거리도 더욱 그
러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라도 사람들의 체온이 느껴지는 따듯한 서울도심의 이면부를
만들어 주시는 결정을 해 주신다면 2092년 서울천도 700년의 행사
에서 청진동이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문화거리로 자리 잡고 있지 않
겠습니까?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물려줄 서울도심의 재창조 작업을 이제 더
이상 부동산개발자들의 시각에만 맞겨 둘 수 없기에 고심 끝에
저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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