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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지출 221조… 1인당 국가 채무 575만원

"국민 쥐어짜 덩치 키우는 정부"
적자국채 9조 발행해 稅收 부족분 메울듯

김재호기자 나지홍기자 입력 : 2005.09.08 01:02 54'

경기 침체와 세수(稅收)부족으로 국가채무가 불어나는 가운데,
7일 정부는 내년에도 적자 국채 등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나라살림(총 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13조2000억원(6.5%) 증가한
22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정부 조직은 팽창해가고 일부 방만한 예산 지출 사례도 눈에 띄고 있다.
‘빚을 내 몸집을 키우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스스로 허리띠는 졸라매지 않으면서 국민 부담만 늘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내년도 적자예산 편성

이날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당·정 협의에서 기획예산처는 내수 부진의 여파로
내년의 총 세수가 당초 예상(142조8000억원)보다 7조8000억원 가량 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9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하고,
중소기업은행 등 공기업 주식매각(2조원)과 탈루소득 과세강화,
세출구조조정 등으로 부족분을 메운다는 계획을 정했다.

당정은 또 올해 추경예산(5조1000억원) 재원마련을 위해
4조1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이로써 올해 적자국채 발행액은 총 9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8~99년을 제외하곤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정부의 내년 예산안은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 기준)이 5%라는 전제에서 편성됐기 때문에,
내년 5% 성장에 미달할 경우 적자국채 발행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 어디 쓰이나

기획예산처는 R&D(연구개발)와 복지, 국방 부문에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R&D예산을 올해보다 14~15%가량 늘려 잡았다.
고유가에 대비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에 4146억원,
해외유전개발에 3833억원, 석유비축에 3812억원의 예산을 쓰기로 했다.

복지 부문에서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19만명(올 143만명→내년 162만명) 늘리고,
내년 7월1일부터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최저생계비의 120%에서 130%로 완화하기로 했다.
국방비는 자주국방과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내년에 9.8% 증액하기로 했다.

◆1인당 국가채무 575만원

이 같은 내년도 예산 편성 계획에 따라
국가채무는 올해 246조원에서 내년 말 279조원으로 33조원(13%) 늘어나고,
1인당 국가채무도 66만원(509만원→575만원, 13%) 불어날 전망이다.
시민단체와 학자들은 “정부가 국민의 주머니를 쥐어짜면서
정작 자신의 몸집은 불리고 곳곳에서 예산이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웅 서울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 들어 장관급 4명, 차관급 18명을 늘렸고,
대통령 직속 국정자문위원회를 12개 신설했으며,
국무총리실 역시 국정조정 기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조직과 인원을 대폭 늘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자기 업적을 과시하려 지난 6월 ‘정부혁신 세계포럼’이란 행사에
예산을 51억원이나 책정했다니 제 정신이냐”면서
“정부가 효율성은 높이지 않고, 국민 세금만 거둬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최인욱 국장은 “시민행동이 올해 예산안 중
문제 사업으로 꼽은 대표적 50대 사업의 예산 총액이 5조6780억원에 달한다”면서
“대부분 문제 사업들은 사업 타당성이 떨어지거나, 제대로 추진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