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은 “여객기”에 의해서 불의의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물론 여객기도 빌딩과 함께 산화했다. 오늘 한국의 남해는 세월호라는 여객선에 의해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미국을 죽이려한 빈 라덴은 미국 국민들 다수를 콘크리트 건물을 무너뜨려 압살시키고는 자신은 한적한 곳에서 복락만을 꾀했다. 정의의 신이 빈 라덴을 산산조각 내어 태서양 물고기 밥을 만든 것은 별론이다.

문제는 너 죽고 나 살자고 하는 파렴치한들의 짓이 파국을 빚어낸다는데 있다. 여객기 뒤에는 저항적 삶과 영웅심리 발산을 위해 몸부림치는 빈 라덴이 있었고 여객선 뒤에는 붉은 피를 팔아 자신의 뱃속을 채우려는 유병언이 있었다. 이 둘의 배경은 흡사하다. 빈 라덴이 이슬람을 배경으로 했다면 유병언은 구원파라는 기독교 단체가 배후에 자리하고 있었다.


종교가 배경이 되지 않았다면 여객기는 무인 소형기가 될 수 있었고 여객선은 작은 똑딱선이 될 수도 있었다. 인류사회에서의 가장 강위력한 결집력을 가진 단체는 종교단체이다. 이러한 결집력이 순기능으로만 발휘될 때 종교의 사회화는 만국기를 휘날릴 수 있는 것이고 그 역기능이 여지없이 드러날 때 종교는 한낱 파국적 전쟁의 수단으로 전락되는 것이다. 원시종교에서 근대종교로 전개되는 과정에서의 숱한 격정이 바로 이것을 잘 말해준다.

오늘 유병언의 마각은 종교적 측면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종교적 비리로만 적시한다면 오히려 이보다 더 큰 병폐를 가진 단체가 있을 수 있다. 유병언은 종교문제와 복합된 부작위 살인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 유병언의 행위야 말로 부작위범 단속의 당위성을 깨닫게 하는 중심사례로 필요충분할 것이다. 심각성이 이러할 진데 정부 당국과 여의도 일부 정치인들은 드러난 사실관계와 앞으로 밝혀져야 할 숱한 사실을 뒤로한 채 전대미문의 여객선 사고를 단순 해양사고로 치부하려고 한다. 이는 자유 민주발전 성패의 기로에 선 대한민국의 시국을 더욱 안타갑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안전불감증, 인간주의의 퇴색, 급성장의 후유증 등 일각에서는 나름대로 근본원인들을 짚는다. 이는 지극히 지엽적인 원인에 불과하다. 미국의 9..11 테러는 정보조직의 구조적 문제로하여 치명적 손상을 면치 못했다. 이는 정보부재라는 단계는 벗어난 국면이다. 정보를 능히 수집한 뒤 활용단계에서 실수를 범하여 사건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오늘 한국의 세월호 사건은 어떤가, 바로 정보부재 그 자체이다.


총체적 정보부재가 낳은 씻을 수 없는 대형 재난이었던 것이다. 종교, 해양, 고용 및 각계 조직정보의 환경적, 역학적 검토만 놓치지 않았어도 오늘의 유병언으로 치부되는 비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세월호라는 여객선 운항의 문제점은 조기에 제거될 수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시한폭탄이었다. 이 시한폭탄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제거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 시한폭탄은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제거되지 않았다. 국민의 기본권을 책임진 여의도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이번 세월호 사건의 궁극적 책임이 바로 여의도 그들에게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제까지 그들은 정상배로서만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인가,

그들은 정보부재를 의도하여 국가재난을 맞게 한 책임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새정권을 출범시키고는 연일 국가정보업무를 훼방하기 위하여 국가정보기관 무력화를 위하여 악의적으로 선전선동하여 정보업무 전반에 걸쳐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정보수집과 정보 활용성을 사전에 봉쇄하여 새 정권 수립의 기반을 흔들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사회적 비리를 감추고 나아가서는 국가발전을 억제하여 의도적으로 국민생활을 도탄에 빠지게 하려는데 있었다. 이러한 국정분위기에서 오늘과 같은 대형 참사가 조기에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야 한다. 정치권에서의 의도적 정보부재 역할이 중지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 재연은 시간문제이다. 혹자들은 정보 자체를 국민 기본권 침해를 우려하여 일방적으로 매도하려한다. 이 또한 기우이며 자기기만이다. 연이어지는 대형참사, 국가적 위난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려는 악의적 속성을 과감하게 떨쳐 버려야 한다는 대의를 지닌 국민이라면 이에 동조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보가 사전적 솔루션의 첫 단초라면 수사 또는 감사는 사후적 수습단계이다. 소를 잃어야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수사단계이다. 정부당국자들과 정치권은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하여 언제까지 정보기능을 난도질하고 있을 것인가. 그들이 자리보전을 위하여 자신들에게 유해한 각급 비리첩보를 마구잡이로 왜곡시키는 동안 국가적으로 유효한 고급정보도 함께 사장되어 수집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정부당국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여의도 일부에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과연 이들이 진실해명을 위하여 국민적 감사를 하겠다는 것인가. 알려진 대로 세월호 사건 실체인 유병언은 과거 정치권과의 밀월에 의해 급기야 오늘의 대형 참사를 빚어냈다. 과거 정치권은 오늘 정치권의 뿌리이다. 오늘 정치권은 유병언 신드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인은 드물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특검주장은 유병언을 비호하기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 국제적 참사를 원만히 그리고 투명하게 조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고 피해자인 유가족이 대거 참여하여 사건주체의 비리와 구조체제의 허점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이것만이 국민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덜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일 것이다. 국회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할 때 그리고 정치권이 사건조사의 대상일 수도 있는 형편에서 특검의 유가족 참여는 필수요소일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은 누구에 의해서도 침해될 수 없으며 침해사실 과정의 확인 또한 기본권의 일부분이다.

유병언과 더불어 정부 관계자, 반사회-반민생의 여의도 정치권, 국가적 재난과 대형 참사를 자신의 정치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파렴치한 정치인이나 이익단체, 특히 동양철학 간판을 내걸고 이념 선전 선동하는 김용옥 등은 하루빨리 대한민국의 “빈 라덴”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김용옥은 대형 참사가 있을 때마다 터무니없는 주장으로써 국민들을 선전 선동한다. 천안함이 북녘 소행이라는 것은 0.0001%의 확률도 없다고 너스레를 피웠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그는 국민과 함께하는 애도물결을 외면한 채 정권퇴진론을 앞세우는 등 수백명의 세월호 주검들을 자신의 이념 선전에 이용했다. 이들의 전력이 바로 오늘 대형참사 근인의 남상임을 상기할 때 다시금 철면피한들에 대한 역겨움으로 온 국민들은 치떨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이청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