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보험료 너무 싸다"
[이데일리 2005-12-01 07:20]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외제차 보험료가 차량수리비와 손해율 등을 고려할 때 국산차에 비해 너무 낮아 손해보험사의 영업수지 악화와 계약자간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의 차량가격에 따른 보험료 차등화와는 별도로 국산차와 외제차 간의 보험료 차등화 시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손보험업계에 따르면 외제차 가격은 이와 유사한 배기량의 최고급 국산차량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비싸고, 이에 따라 차량가액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보험료의 경우도 평균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보험사 손해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차량수리비는 외제차가 국산 최고급 차량과 비교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동급차량에서 동일한 결함이 발생해 수리할 경우, 외제차의 부품비용이 4배, 수리공임은 2배 가량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외제차의 수리비가 국산 에쿠스에 비해 볼보는 5.3배, BMW는 5배, 아우디는 3.8배, 렉서스는 3배 비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외제차의 경우 유사 등급의 국산차에 비해 보험료는 2배 더 내지만, 사고시 수리비는 4배 더 받아가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LG화재 관계자는 "외제차의 경우 결과적으로 보험혜택을 고려할 때 국산차에 비해 보험료를 휠씬 적게 내는 셈"이라면서 "사고율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수리비가 비싸기 때문에 손해율도 외제차가 국산차보다 10% 가량 높다"고 밝혔다.
손보사들은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모집인 입장에서는 손해율과 관계없이 당장 외제차 보험료가 높아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는데다 보험사로도 외제차만을 차별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제차 판매량이 최근처럼 급격한 증가세를 지속할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사 수익을 악화시키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는 국산차 운전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수입차 비중이 1.4%로 미미하기 때문에 업계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차량수리비를 합리적으로 조정, 이를 외제차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기존의 운전자의 연령 및 경력, 차량가액뿐만 아니라 외제차를 포함한 차종별, 지역별 등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에 대해 감독당국측과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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