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들에게 문턱높은 수원농협 대출이 담보능력이 부족한 법인에 무려 14억원이나 퍼줘 말썽을 빚고 있다.
수원농협은 담보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법인의 공동 대표들에게 14억원에 이르는 부실 대출거래를 해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수원농협은 이 과정에서 불법 명의유용 대출까지 해 줬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14일 수원농협과 조합원 등에 따르면 수원농협은 지난 2000년 5월 10일 수원 정자지점을 통해 미등기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M업체 공동대표 김모씨와 백모씨에게 각각 5억 9000만원씩, 모두 11억8000만원을 대출해 줬다.
그러나 M업체가 담보로 제공한 전라북도 진안군 단양리 690-5번지 일대 토지 2016㎡으로 감정평가액이 2억8000여만원(지난 9월6일 기준)에 불과했다.
미등기 건물도 이 업체의 자금력 부족으로 수년째 완공이 미뤄지면서 사실상 담보력이 전무한 상태였다.
결국 수원농협이 마땅한 회수대책도 없이 담보력의 무려 4배 가량을 '뻥튀기' 대출해 준 셈이다.
수원농협의 부실 거래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해 11월 13일 M업체의 또 다른 공동대표 이모씨 등 2명에게 추가 담보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또 다시 2억9000만원을 대출해 줬다.
수원농협은 당시 이씨 등이 '담보 토지에 건물을 완공할 수 있도록 추가 대출을 해 달라. 그러면 건물 완공 뒤 건물에 대한 가압류를 걸어 대출 총액을 회수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하자,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농협의 한 조합원은 "법인 소유의 담보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대표 개인들의 명의로 담보액 한도를 초과해 중복거래를 한 것은 금융감독원 등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 명의유용 대출에 해당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수원농협 관계자는 "부실 대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이 이미 징계 등의 처벌을 받은 상황"이라며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언론에 이런 내용을 공개할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희주 기자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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