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일로 많은 노고가 많으십니다.
저는 대전에 있는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은애 입니다.
지난해 7월의 더위는 저희 가족에게서 아주 큰 상처를 안겨 주었습니다.
7월 17일 딸기 농사를 짓고 계시는 저희 아버지는 그날도 열심히 일을하고 계셨습니다. 친환경 농법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아버지는 거름도 손수 만들어 밑거름으로 사용하셨지요. 그날도 거름을 만드느라 새벽5시부터 정오에 가까운 시간을 거름을 뒤집는 일에 땀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저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이 얼마나 더웠는지를..... 병원에서 1박 2일로 야유회를 떠나 새벽부터 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요.
그렇게 더운날씨에 바람하나 없는 날씨에 비닐로 덮혀 숨조차 제대로 쉴수 없는 곳에서 열기가 펄펄 나는 곳에서 저희 아버지는 대학에 다니는 쌍둥이 동생들을 생각하며 일을 했습니다. 미련하시다고 생각하시겠지요.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땅파먹고 사는 농부가 날씨 타령하면서 허송 세월을 보낼수 없다고 누누히 말씀하셨지요. 지난해 저희 아버지는 환갑을 맞는 해였습니다. 집안에 큰일이 없어 아버지는 너무나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버지는 환갑을 맞지 못하고 저희 곁을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힘든농사일로 저희 5남매 대학에 보내서 장성했는데... 이제 누리는 일만 남았는데....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망연자실하게 장례식을 마치자 현실적인 문제들이 하나씩 생기더군요. 저희 아버지께서 농협에 여러가지 공제를 들어 놓으셨더군요. 그래서 여러가지 서류를 작성하여 농협중앙회에 제출했습니다. 공제의 종류는 수퍼재해공제로 재해시 지급되는 공제였습니다. 그렇게 서류를 제출하고 약 한달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연락이 없어 저희가 직접 연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기각되었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왜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아버님이 질환이 있어 재해 사망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처리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15년전 결핵을 앓았고, 그 후휴증으로 1999년 12월과 2000년 2월 그리고 같은해 7월에 입원치료한 사실이 있습니다.
처음 입원해서 결핵 앓은 부위가 출혈이 생겨 혈관조영술로 치료를 했고, 다음해 7월에 복숭아가 먹다가 약간의 객혈이 있어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 기관지 내시경을 하고 출혈 흔적이 없다는 결과에 3개월정도 외래에서 약만먹고 괜찮다하여 더이상 병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하여 다니지 않던중 2002년 7월 16일 개인병원 내과에 소화가 안돼 갔으나 위염증상만 있다하여 약만 받아온 상태였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겁이 많은 분이셔서 어디 조금만 아파도 병원으로 달려가는 그런 분이시기에 제게 병원에 다니지만 아버지의 건강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평소에 자신의 건강을 철저하게 관리해오신 분인데 질환으로만 사망했다는 통보에 저희는 동의를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질환이 재발했다면 그런 않좋은 환경에서 일을 했기에 재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제가 듣기로 아버지와 같은 종류의 공제에 가입했던 분이 간암에 걸려 낮에 농약을 하다 저녁에 돌아 가신분이 공제의 혜택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간암은 해독 작용을 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저도 병원에 다녀 쉽게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호흡기계 계통이 않좋은 분이 건강한 사람과 숨이 막히는 공간에 있을때 과연 어떨까요? 전자와 같다면 환경에 그만큼 민감한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해독작용을 못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까?
그리고 저희가 재심을 신청하던중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각사실을 알고 다시 내려온 서류 여러곳이 고쳐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공제 계약서에 저희 아버지가 질환 여부에 ' 무 '라고 체크한곳에 ' 천식'이라고 체크 되어있질않나 전에 다니던 병원 원본에서 진단명을 고친 것이었습니다. 병원 원본대조필에서는 분명 장염과 맹장염의증이라고 명시되어있는데 장염과 고혈압이라고 적혀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호기록지에까지 고혈압을 고치고 기각사유설명서에 이런 질환이 있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친환경협회 회장이 거름에서 발생될 수 있는 암모니아 가스에 대한 서류는 아예 빠져있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조정위원회는 위원회분과 의사 2분이 함께 했다고 했는데 함께한 의사분들은 차트도 볼줄 모른단 말입이까? 차트상에도 당뇨, 고혈압은 'denined' 즉 없다는 뜻에 영문이 분명했는데도 이의없이 기각사유를 삼으니 말입니까? 원조 대조필을 고치는건 사문서 위조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일을 저희가 전화상으로 제기하자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가 오더군요. 진짜 따님이 간호사 맞느냐고요, 저희집이야 병원에 다니는 사람이 많으니 이의를 제기할 수나 있죠, 그렇지 못한 농민들은 얼마나 많은 수가 그냥 넘어갔겠습니까?
그리고 저희 담당자의 태도는 더 가관이었습니다. 왜 그 뜨거운 날씨에 일을 했느냐며 저희 아버지가 무슨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적으로 일했다는 말투였습니다. 아니 이세상 누가 생명을 담보로 일을했겠습니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났다는데, 사랑하는 부인과 자식을 두고 저희 아버지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혹 보험금을 노렸다면 왜 그렇게 땀흘려 일을 합니까? 차에 뛰어들지 .........
공제 가입시에는 갖은 감언이설로 들게 해놓고 보험금 딸때는 너무나 인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늦게 대처하는건 아버지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입니다. 그당시 농민회에 찾아가자 이런일은 가만 있으면 안된다고 기사에라도 내자고 했지만 그러기엔 저희 아버지 죽음을 슬퍼할 시간이 없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같이 농사를 짓던일을 이제 어머니 혼자하기에 저희 어머니를 위해 다시 한번 올바른 판단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제가 건의하고 싶은게 하나 있습니다. 제가 일을 치루면서 알게된일로 농협중앙회는 금감위의 지휘감독하에 있지않고 자체 감사기관에의해 운영되기에 저희가 금감위에 도움을 요청했을때 권한 밖에 있다하여 손 쓸수 없다고 하더군요. 공기관일수록 투명해야 한다는게 공약이었던걸로 생각합니다. 자체 감사로 얼마나 투명해질 수 있겠습니까? 금감위가 아니라면 새로운 기관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158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