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성명서>
농업파탄, 국익손실만 초래하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 동의안 통과를 위한 기만적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상임위 개최를 즉각 철회하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어제(7일) 저녁 긴급히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10일(월) 개최하기로 했다고 공고했다.
분명히 하루 전까지만 해도 통외통위 상임위 일정이 계획된 것이 없으며 11일부터 있는 상임위 차원의 중국방문이 있은 후에야 일정이 잡힐 것이라며 농민들을 안심시켜 놓더니 기습적으로 전체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400만 농민들을 우롱한 것이며, 국회가 국민의 대의로 운영되기는커녕 국민을 기만하며 운영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6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ꡒ칠레가 첫 번째 상대국으로서 적절했는가의 문제보다 세계시장 속에서 개방의지를 시험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면서 한-칠레 FTA의 연내체결을 주문했는데, 이는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그야말로 ‘상징적인 의미’ 외에는 국가이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자인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무리하게 졸속적으로 강행하기에 앞서 비준안 통과에 반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과 159명의 국회의원들에게 인구 1,500만에 무역적자가 3억달러(2002년, 수출 4억5천, 수입 7억5천)나 되고, 이미 미국과 EU 등 강대국들의 완전자유시장으로 변한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도대체 어떤 국익을 주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허울좋은 ‘FTA 이행 특별법’이 그 무슨 대책인 마냥 여론을 호도하여 찬성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국민을 기만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
‘FTA 이행 특별법’은 농업, 농촌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FTA반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땜질식, 임기응변식 법으로 농업이 갖는 특수성과 현실을 무시한 채 과수부문만의 피해로 축소하고, 그 피해액이 단순 산술계산으로 10년간 6천억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원대책으로 1조원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기금조성 방안도 분명하지 않을 뿐더러, 사용내역 또한 융자가 50%에 달해 가뜩이나 소득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농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농가부채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FTA 이행 특별법’은 비준에만 급급하여 농업피해를 축소하고, 국민을 속이고, 탈농을 유도하는 농업구조조정 특별법임을 알기에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조차 통과되지 않고 있는 실정임에도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비준동의안을 우선 처리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노무현 정부가 지금까지 줄곧 말한 ‘선대책 후비준’이란 말인가?
국익을 위한 것이 원칙이고, 잘못은 인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노무현 정부와 국회가 정녕 국익을 위한다면 지금이라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잘 못 체결된 협정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통상관료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다시는 대외통상정책에서 국가적 손실이 없도록 충분한 대책을 세우는 일이야 말로 후보시절 ‘원칙과 상식’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 땅의 농업을 지키고, 진정한 국익을 위해서 10일날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철회시킬 것을 요구한다.
우리 400만 농민들은 통외통위 소속 의원 23명의 면면을 기억할 것이며, 10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그 시각, 국회앞에 집결하여 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 주시할 것이다.
오늘은 상임위 개최 소식에 놀라 비설겆이도 마다하고 흙묻은 장화를 신고 지구당사로 달려갔지만, 만약 10일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킨다면 400만 농민들은 이 땅 농민들의 응어리진 분노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2003. 11. 8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현찬(鄭現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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