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22일 썬앤문그룹의 특별세무조사 당시 청탁을 받아 감세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손영래 전 국세청장의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SK그룹 김창근 전 구조본부장으로부터 받은 2천여만원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개정된 만큼 감형 취지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2002년 6월 썬앤문그룹 등에서 71억원과 51억원추징예상 세액안을 보고 받으면서 이를 낮춰보라는 취지로 세무공무원들에게 지시해탈루세액임이 확실한 추징세액 55억7천300만원을 고의로 누락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김창근(전 SK그룹 구조본부장)이 피고인에게 준 2천여만원은 개인적 친분관계에서 교부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직무와 관련해 구체적 청탁을 받지 않았더라도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특가법 뇌물죄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 '1천만원 이상'에서 '3천만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됐으므로 피고인의 행위에는 법정형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규정된 특가법 뇌물죄가 아니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로 규정된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손씨는 2002년 6월 썬앤문 특별세무조사에서 홍모 전 국세청 과장으로부터 '최소 추징세액'이 71억원이라는 보고를 받고 25억원 미만으로 세금을 줄이라고 지시한혐의와 SK그룹 김창근 전 구조본부장으로부터 2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및 추징금 2천161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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