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교수님의 장학금 갈취사건
저는 경성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서양화 전공)을 졸업(2009년)한 강민아라고 합니다. 세상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참으로 오랜 시간 동안 괴로워했지만 도저히 홀로 감당하기기 힘들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의 지도교수였던 이성자 교수님의 '장학금 갈취'에 관한 문제입니다. 먼저 이 문제는 현재 부산 남부 경찰서에서 형사사건으로 수사 중입니다. 둘째, 경성대도 자체 조사위원회를 조직하여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장학금을 갈취당한 피해 당사들의 고뇌에 찬 증언과 양심선언에도 불구하고 경찰수사는 부실한 듯하고 대학본부의 조사는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여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신속하고 엄중하게 물을 수 있는 관계당국과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애쓰고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피해 당사자인 저와 동료들의 절박한 심정을 호소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이 사건에 관하여 제가 겪었던 사례를 위주로 상세히 아뢰고자 합니다.
작품 활동을 하다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한 저는 이성자 교수님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입학 전에 이성자 교수님의 비행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을 익히 들었던 까닭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무조건 저의 지도교수로 모셔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졸업학기가 왔고 드디어 저에게도 장학금 수여의 기회가 왔습니다. 뛸 듯이 기뻤습니다. 졸업작품전을 준비하느라 한 푼이 아쉽던 시기에, 저에게 주어진 그해 3월의 장학금은 정말로 소중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졸업 작품 제작에 몰두해야 할 저를 분노와 절망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2008년 4월 넷째 주 토요일 아침, 평소 저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하신 적이 없는 이성자 교수님으로 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학교로 오라는 겁니다. 순간 저는 불길한 예감이 스쳤지만 설마 하고 이내 생각을 지워버렸습니다. 연구실로 갔습니다. 이성자 교수님이 말씀 하셨습니다. “본래 장학금은 학과를 위해 써도 되는 것이며, 교수를 돕는 학생들을 위주로 수여 된다. 너는 두 번째 학기에 나의 특별한 배려로 장학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도운일이 없다. 그러니 이번학기 장학금 수여 자격은 너에게 없다. 도로 가져와라!” 순간 저는 너무나 당황했고 지도교수님 앞이라 그 말 도 안 되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 변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학금 일부는 졸업전시 준비 때문에 이미 써 버렸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말씀 하시면 당장 전액을 다 돌려드리기가 곤란합니다.”라고. 교수님은 굉장히 언짢아 하셨습니다.
그런 교수님이 겁이 났습니다. 우물거리고 서있는 저에게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하시며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겁도 났지만, 억울하기도 했고, 순간 장학금의 용도가 정말 그런 것인가 싶어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곧장 학과 사무실로 달려가 조교(한퇴경)에게 장학금의 용도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조교는 대뜸, “왜요? 달라든가요? 나도 드린 적이 있는데...”하고는 더 이상 대답 없이 야릇한 웃음만 흘렸습니다. 그 날 오후 5시경, 이성자 교수님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오늘 나눈 장학금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한테도 발설하지 말라는 당부 전화였습니다.
그 이후 교수님께 밑 보여 혹 졸업을 못할까 겁도 났지만, 장학금은 절대 돌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던 중에, 한 졸업생(강민정)으로부터 같이 장학금을 받았던 언니가 결국 이성자 교수님께 도로 갖다드렸다는 사실을 확인을 하였습니다. 언니에게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자고 동조를 구했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결혼한 내가 시댁의 덕으로 공부하고 있는데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시댁에서 쫓겨난다. 제발 가만히 있어라!" 라는 말만 듣고 말았습니다.
혼자서 장학금을 돌려드리지 않고 버티는 한 달 남짓 동안의 학교생활은 정말이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도와주리라 기대했던 조교는 오히려 이성자 교수님의 앞잡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교수님께 제가 이 일을 떠들고 다닌다고 고해바치고, 동료들에게는 제가 남의 장학금을 가로챘다고 음해하고 다녔습니다. 또, 저에게는 이성자 교수님께서 대단히 화가 나셨으니 절대 졸업은 못하게 될 것이라는 협박성 통고까지 했습니다. 미술학과가 마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범죄 집단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성자 교수님이 석사 논문 통과를 빌미로 은근히 현금을 요구한다며 괴로워하던 동료 대학원생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시를 위해 학생들이 준비한 돈을 떼먹었다며 성명서를 만들어 사인을 받으러 다니던 학부생들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아-! 이성자 교수님에 관한 부정적인 루머들이 정말 사실이었구나! 학위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절망감에 온몸을 떨었습니다. 불안감으로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진 저는 급기야 이를 악물고 장학금 수령액만큼의 돈을 수표로 바꿔 학교로 갔습니다.(이와 똑같은 일이 후배들에게도 반복된다면 결코 가만있지 않겠다는 각오로 수표의 번호를 적어놓았습니다.) 이번 일이 마지막이기를 빌면서 이성자 교수님께 제 장학금을 직접 수표로 갖다 드렸습니다.
예술가로서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남긴 악몽과 같았던 대학원 생활도 졸업 후 1년이 지나자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성자 교수님과 저 사이에서 발생했던, 협박과 절망으로 얼룩졌던 기억들을 다시 생생하게 떠올릴 수밖에 없는 동일한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깝게 지내던 후배(탁민영)가 장학금을 갈취 당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성자 교수님이 직접 후배를 불러서 장학금을 가져오라는 파렴치한 행동을 했고, 그 부모님은 딸의 장래를 걱정하신 나머지 경성대 앞 부산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이성자 교수님의 책상 위에 직접 놓아주고 왔다는 것입니다.
위 사실은 2009년도 6월 말 경, 그 후배가 또 다른 졸업생(황지희)에게 ‘장학금 전달’ 사실을 직접 언급하면서 주변에 알려졌습니다. 같은 또래의 대학원생들(최지은, 김수진 등)과 미술학과 사무실의 조교(한민주, 이태영)들에게도 이 불편한 사실을 마치 하소연하듯 떠들고 다니다보니 소문은 일파만파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성자 교수님은 2009학년 2학기 전액장학금을 또 다시 그 후배에게 주었습니다. 물론 이 장학금 또한 이성자 교수님께 다시 돌아갔습니다.
이렇듯 저를 비롯하여 제자들의 장학금을 상습적으로 갈취하는 이성자 교수님의 비리를 폭로해버리자는 동료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 어린(?) 후배(탁민영, 25세)는 자신이 직접 떠들어 세상에 알려진 사실들을 전면 부인 하고 있습니다. 갈취당한 장학금이 졸업장과 미래를 담보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서 말입니다. 지금 컴컴한 터널 속에서 지난날의 저처럼 홀로 힘들어하고 있을 그 후배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듯 아픕니다.
이성자 교수님은 예술과 학문보다는 돈이 미래를 담보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듯합니다. 저는 교수님의 이러한 파렴치한 작태를 더 이상 용납 할 수가 없습니다. 지도자로서 사회에서 존경받는 교수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사태는 경찰에서 형사사건으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증언과 충분한 자료제공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사는 마냥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듯합니다. 발로 뛰어야 할 경찰이 책상 앞에 앉아서 가져다받치는 정보자료마저도 귀찮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사태와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경성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가합니다. 경찰수사와 별도로 대학본부는 조사위원회를 가동하여 이미 충분한 조사를 마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말단에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문제가 발생하면 본부에도 책임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하여 경성대는 경찰이 범죄의 유무를 따지기 이전에 이성자 교수님의 도덕성에 관한 책임을 엄중하고 신속하게 물어야할 것입니다.
당신의 자식이 열심히 공부하여 받은 장학금을 지도교수가 갈취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하늘이 두렵지 않습니까? 경성대는 기독교를 기반으로 설립된 학교로 알고 있습니다. 단호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십시오. 문제의 교수님이 아직도 버젓이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소름끼치도록 섬찟할 뿐입니다. 위선의 웃음을 흘리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 교수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이쯤에서 이 모든 불행이 끝났으면 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기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마침 대통령의 교육비리 척결의 의지가 어느 때 보다 강력하다는 언론의 보도가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2010년 4월 14일 강 민 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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