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소집훈련이니, 비상훈련이니, 동원훈련이니, 정신교육이니 하는 예비군 훈련이 유난히 많던 시절에 신학교를 졸업하면서 학생예비군소속에서 다시 일반예비군 소속으로 편성됨으로 인해 있을 야간소집 때문으로 인한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기 위한 요청을 병무청에 낸 적이 있었다.
당시 시력검사를 정밀하게 하고 난 병무청 소속 군의관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아니 이런 눈으로 어떻게 군 생활을 했습니까? 망막의 세포신경이 많이 죽어있습니다. 이런 눈 상태로서는 충분히 군대에 안갈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간 것입니까?”
그랬다. 나는 야맹증으로 군대에 간 것이다.
내가 밤눈이 나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쯤이다. 시골의 밤길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 없이 어둡다. 그런 곳에서도 잘 다니곤 했던 내가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인적이 없는 신작로 밤길을 가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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