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정보통신비리 > 돈 필요하면 전화 사라

[뉴스데스크]

●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급한 돈이 필요하면 휴대전화를 사라.” 정말 믿기지 않는 광고죠. 그런데 이동통신회사 대리점들이 이런 식으로 불법 사채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임명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거리에서 흔히 보는 생활보지. 신용불량자도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광고가 가득합니다. 오라는 곳으로 가봤더니 뜻밖에 유명 이동통신회사 대리점입니다. 대리점주인이 직접 대출상담을 합니다.

● 대리점 주인：１２０만원 가져가시려면 기계 ６５만 원짜리를 ４대는 개통하셔야 돼요.

● 기자：１２０만원을 빌려주는 대신 ５０만원이 넘는 값비싼 휴대전화 네 대를 새로 개통해서 할부로 기계 값과 가입비， 기본료를 내라는 것입니다. 전화를 전혀 쓰지 않더라도 한 달에 ２３만원 꼴로 나갑니다. 이자율 １００％가 넘는 불법사채인 셈입니다. 개통된 휴대전화도 본인이 사용하는 게 아니라 엉뚱한 데 사용됩니다.

보름 전 이런 방식으로 돈을 대출받은 이 모씨. 휴대전화 한 대의 통화료 내역을 조회해봤습니다.

● 인터뷰：９일치 통화료가 ７１７만 ８９１０원이고요. (문자는 얼마나 되나요？) ６５１만 ２２５０원입니다.

● 기자： 휴대전화 명의만 돈을 빌린 이 씨 이름으로 돼 있고 실제로는 딴 사람이 쓰는 이른바 대포폰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대포폰으로 악용된 전화기 ４대 요금을 모두 합치니까 무려 ２０００만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가 빌린 돈은 겨우 １００만원이었습니다.

● 이 모 씨(피해자)： 있는 사람들 사기 치는 게 아니라 없는 사람들 사기 치는 게 기분이 나쁘고 진짜 할 말이 없네요， 진짜...

● 기자： 경찰에 붙잡힌 이동통신 대리점 사장 박 모 씨 형제는 비슷한 시기에 불법 사채영업으로 지난 ２년간 １０억여 원을 벌었습니다. 경찰은 다른 대리점들과 이동통신업체들을 상대로도 수사를 점점 확대하고 있습니다.

ＭＢＣ뉴스 임명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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